반응형

 요즘 들어 부쩍 창작 뮤지컬이 많이 생겼다. 특히 작은 소극장용 창작 뮤지컬이 새로 제작된 뮤지컬의 주류를 이루는 것 같은데, 뮤지컬 ‘희망세일’ 역시 이런 부류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에 유의해서 우선은 이야기 외적인 부분에 더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 가보고자 한다.

 사실 내가 접해 본 창작 뮤지컬들은 보통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곤 보통 TV 같은 방송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을 극 중 등장시키거나 그런 사람이 연출을 맡아서 홍보를 통해 은근슬쩍 강조를 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 덕분에 뮤지컬에 등장하는 배우라면 응당 지녀야 할 기본적인 노래 실력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등장한 경우를 왕왕 볼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뮤지컬 ‘희망세일’은 적어도 눈에 띌 만큼 노래를 못하는 배우는 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교적 만족. 그렇지만 음향에는 지금보다 더 관심을 쏟아야 할 듯. 간간히 배우들이 노래하면서 자세와 응시하는 곳을 바꾸어 머리를 돌릴 때 노래 소리가 마이크에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 좋은 공연은 세세한 것들이 만족된 상태에서 비로소 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신경을 반드시 써야할 부분이다.

 극에 쓰인 곡에 대한 느낌을 한 가지 더 덧붙이면, 뮤지컬 ‘희망세일’을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부분부분 사용된 곡의 리듬이 내 귀에는 매우 친숙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살펴봤더니 작곡가 송시헌의 참여했다. 그의 작품 중 ‘터널’과 ‘청년 장준하’를 관람했는데, 특히 세종문화회관에서 봤던 ‘청년 장준하’ 때의 음악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경찰서 유치장 장면에서 곡은 ‘청년 장준하’ 때 들었던 음악임을 내게 일깨워 주었다. 또한 ‘터널’에서 처음 랩이었는지 힙합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뮤지컬에서는 생경한 음악을 처음 사용했었는데, 이번 ‘희망세일’ 역시 한 곡의 랩이 들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시끌벅적한 부분에서는 좀 더 랩의 비중을 높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한 트로트 역시 약간 맛뵈기로 보여주나 적절한 장면에서는 그 비중 또한 높여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재래시장의 재개발을 둘러싸고 펼치는 청년 사업가와 상인들의 대립이 ‘희망세일’의 주된 이야기였는데, 우리 현실과는 전혀 생뚱 맡은 소재가 아닌 실제 우리 현실 속의 이야기를 가지고 극화 시켰다는 점에서 좋았으나 아직은 뭔가 조금 아쉬움이 남는 느낌이었다. 관객의 호응을 더 이끌어 낼 수 있게끔 하면 더 낳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남대문 4인방 중 극중 이름이 생각나지 않지만 여성분과 손을 다치셨던 형님, 두 분은 앞으로 더 큰 무대를 통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문뜩 들었다는 사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지.. ^^
반응형
반응형

정열과 열정이 가득한 투우의 나라. 뜨거운 햇볕과 바다 그리고 휴양지로 매년 여름이면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나라.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축구가 연상되는 나라. 사실 내게 스페인에 대한 인상은 이 정도다. 거기에 영화에 대한 인상도 오늘 추가되었다. 확실히 서로 다른 정서의 영화지만 보통 프랑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불편함은 그다지 없는 스타일의 영화.

 영화 ‘퍼펙트 크라임, Ferpect Crime / Crimen Ferfecto’은 제목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범죄 영화다. 그리고 ‘F'로 바뀌어 버린 ’Perfect' 또한 이 영화가 뭔가 심상치 않을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영화는 라파엘과 루르데스 그리고 돈 안토니오, 이렇게 3명이 핵심 인물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라파엘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남자이자 이들 모두가 일하는 백화점에서 늘 매출액에서 1, 2위를 다툰다. 하지만 경쟁자인 안토니오가 눈에 가시다. 지배인이 되기 위한 판매전에서 라파엘이 막판 대역전으로 안토니오를 이겼지만 라파엘이 판은 건 하필이면 부도수표다. 그 덕분에 안토니오가 지배인이 되고 라파엘은 쫓겨나고 만다.

 자신의 일생을 걸고 일해 온 백화점인 만큼 라파엘은 너무 억울하다. 그래서 짤리기도 싫다. 그러다가 라파엘과 안토니오가 언쟁을 벌이던 중 라파엘은 어처구니 없이 안토니오을 살해하게 되고 아무 목격자 없이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 했다. 그러나 ‘Perfect'가 아닌 ’Ferfect'다. 백화점의 예쁜 모든 여직원들에게 인기있었던 라파엘에게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루드레스가 그걸 알아차리고 스스로 공범이 되어 버린 이 여자가 나타난다.

 루드레스는 라파엘을 살인 사건을 빌미로 계속 압박하고 라파엘은 생각지도 못했던 루드레스에게 얽매여만 가는데, 여기에 죽은 안토니오까지 머리에 칼을 꽃은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의기양양해 지는 루드레스와 이와는 반대로 수척해지는 라파엘. 여기에 루드레스까지 살해하고 Perfect Crime'을 종용하는 유령 안토니오. 라파엘도 결국은 루드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루드레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최고 제품들이 있는 백화점에서 경쟁하고 그 속에서 탈락하고 하는 사람들을 통해 물질문명의 퇴폐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면서도 얼토당토 않은 모습의 유령과 어이없는 상황들로 지나치게 경직되지 않은 채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 이런 것들이 정확히는 몰라도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닐까?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탓에 스페인 영화라는 전체 범주에 대한 판단을 내기리가 불가능하지만 익숙하지 못한 정서를 통해 보는 세상을 보는 맛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영화였다는 느낌이다.
반응형

'Cine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사이드 맨, Inside Man  (0) 2006.11.26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0) 2006.11.19
친절한 금자씨, Sympathy For Lady Vengeance  (0) 2006.11.08
맨발의 기봉이  (0) 2006.11.02
싸움의 기술, The Art of Fighting  (0) 2006.10.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