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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타우츠, Jürgen Tautz 지음 | 헬가 R. 하일만, Helga R. Heilmann 사진 | 최재천 감수 | 유영미 옮김 | 도서출판 이치 | 2009 5

 

 

  1. 책 첫인상 : 그저그런 꿀벌 이야기

 

 사실 저는 이 책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PHÄNOMEN HONIGBIENE’을 두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 파브르 곤충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아류작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꿀벌 생태에 대한 단순한 관찰을 바탕으로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냥 떠들며 지면을 채워놓았을 줄 알았습니다. 또 그도 그럴 것이 꿀벌 군락(colony)이 시공간의 물질과 에너지를 경영하는 자연의 가장 놀라운 신비라는 책의 첫머리에서부터 과장의 냄새가 짙었고, 꿀벌을 곤충이라고 말하면서도 꿀벌이 포유동물의 모습을 보인다는 말은 대체 뭥미~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2. 경이로운 꿀벌 이야기


그런데 책에 대한 우려(憂慮)는 그저 기우(杞憂)일 뿐이었습니다. 찬찬히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자마자, 단순한 관찰 사실을 늘어 놓은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꿀벌의 진화와 생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첫 단원에서부터 세포(cell) 수준에서 얼버무림없이 논리적 전개를 통해 설명해 나갑니다. DNA와 세포 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성을 이야기의 출발로 삼는 것에서 저자가 꿀벌 연구에 있어 진정한 대가라는 사실을 금세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꿀벌 군락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속적이로 논의되는 것이 초개체로써의 모습입니다. 그 중 인상적인 꼽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세포생물에서 생식세포라는 특별한 세포가 유전물질을 전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초개체에서는 특화된 동물이 유전물질을 전달한다. 그리하여 유전자를 직접 전달하는 소수의 생식동물과 번식은 하지 않지만 개체군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다수의 개체로 이루어진 초개체가 탄생했다.  - 38

꿀벌 군락은 유성 생식을 하는 다른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생식 세포의 형통을 이어감으로써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불멸하는 초개체 군락 내에 불멸의 생식 세포를 담아, 분봉을 통한 증식이 이루어지게 한다. 이런 방법은 초개체 꿀벌 군락의 생애주기를 단순화시키며 결과적으로 초개체를 불멸하게 한다.  - 53



   3. 책을 읽으며 그리고 읽고 나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꿀벌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에 있습니다. 꿀벌의 탄생에서 시작해 의사 소통법을 포함한 특징, 짝짓기, 꿀벌이 부화되는 과정, 그리고 벌집의 구조와 특징 같이 폭넓은 시각으로 꿀벌을 바라보면서도 그 깊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단박에 봐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통한 관측과 분석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며, 부분의 수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창발적 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꿀벌의 생태를 통해 보면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인간 사회가 가져야 할 궁극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책에 실린 꿀벌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꿀벌의 생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워낙에 잘 사진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 과정에 있었을 엄청난 노력에 책을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4. 아쉬운 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꿀벌의 생태나 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 읽기에도 별 어려움이 없을만큼 쉽게 설명을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설명의 깊이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것은 분명 저자의 탁월한 서술에 기인합니다. 그런데 책의 말미(末尾)에 이러한 장점이 조금 희석되는 감이 있습니다. 보통의 책이였다면 흠으로 보이지 않았을 문제이지만, 책 전반에 걸쳐 워낙에 쉽고도 자세하게 잘 설명해 놓은 터라 작은 티끌도 큰 흠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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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필 지음 | 글항아리 | 2009 4

 

 블로그에 글을 조금씩 적어 나가고, 뛰어난 글을 블로그를 통해 읽으면서 나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을 떠올려 보면 책 이야기와 영화 그리고 연극을 벗어 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 분야는 내가 아니라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넘치고 넘친다. 특별한 재능이라곤 없는 내가 수준급의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공부하고 있는 과학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가치를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가치를 창출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을 접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의 머리말을 읽어 나가면서, 나는 완전히

 흥분했었다. 학부 시절 내내 열심히 문제를 풀고 물리에 몰두했던 친구들은 물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고, 4년간 거리를 누볐던 저자가 오히려 물리학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이야기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을 문명의 이기나 막대한 돈벌이를 가능케 해주는 도깨비 방망이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 하는 저자의 모습이 막연히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서의 방법론을 통해 문제에 접근하는 과학적 사고를 통해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인간을 바라 본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접근의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리적으로 풀어간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종종 저자의 전공인 입자 물리를 포함한 물리학 이야기가 나온다. 머리말을 읽었을 때는 이렇게 물리학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는 저자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있는 가교의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그 가교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는 내가 막연히 하고 싶어하던 것이 무엇인지 구체화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 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과 인문학을 함께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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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 Decoded : My Genome My Life' 에서 책 이야기를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포스팅을 급하게 하다가, 지금 읽어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좀 더 정리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같은 포스팅을 다시 한다.

 

전 포스팅에서 보통 물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생물학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Biophyics 는 물리학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그래서 Carbon Nanotube (CNT) 연구를 하면서도 Hongjie Dai 같은 우수한 연구자는 영역을 성공적으로 biophysics 로 넓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보편적인 물리학 전공자들에게 biophysics 는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올해 초 내게도 연구 영역을 bio 분야까지 넓힐 기회가 왔다. 솔직히 말해, 아직 bio 분야에 CNT를 확장하는데 필요한 시료를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도 IT NT 기술 가미해 보는데 이어서, BT NT 기술의 적용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덤벼들었다. 역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법이라는 말이 딱 들어 맞았다. 당장 익숙하지 않은 BT의 용어부터 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NT BT의 중간 단계에서 헤매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 ‘게놈의 기적을 읽게 되었다.

 

앞선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대로, 이 책은 읽어 나가기도 전에 생소한 생물학 용어가 얼마나 많이 나올지 같은 두려움이 먼저 생겼다. 별로 대단치 않은 생물체 실험이나 기초적인 세포 실험을 하면서 한참이나 헤맨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미리 가졌던 두려움에 비하면 읽어 나가기가 수월했다. 먼저, 다른 과학 번역서에 비해 전문적인 용어를 비롯해 번역이 정말 깔끔했다. 또한 저자 또한 스스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내용을 풀어나가는 덕분에 책 속에 간간히 들어있는생물학 이야기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 책이 인간 유전자 복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크레이그 벤터라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자서전이라는 점도 비교적 책을쉽사리 읽어 나갈 수 있게 했다.

 

책의 순서는 자서전답게 공작과 수영에 빠진 어린 시절 벤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벤터의 모습은 지금의 성공적인 연구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공부와는 완전히 담을 쌓은 데다가, 놀랍게도 베트남전까지 참전을 했다. 의무병으로 참전한 베트남전에서 진료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의학 공부를 할 결심을 하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의대에 진학하는 모습은 시작부터 내게 많은 것들을 시사해 주었다. 특히 학부 시절에 벌써 수용체 연구를 시작하고, PNAS(Proceedings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논문을 개제했다는 사실은 나를 경악하게 했다.

이렇게 벤터는 켈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고 캠퍼스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UCSD)에서 시작한 연구를 버팔로 뉴욕 주립대 (State Univ. of New York atBuffalo)와 로스웰 파크 암 연구소 (Roswell Park Cancer Institute),국립 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TIGR (The Institutefor Genomic Research), 셀레라 지노믹스 (Celera Genomics), 그리고 크레이그 벤처 과학재단(The J. Craig Venter Science Foundation, JCVSF) 에 이르는 다양한 단체에서 수용체 연구를 비롯해 단일 클론 항체 연구, DNA 분석, 인간 게놈 지도를 포함한 수많은 결과물을 도출했다.


 이 책의 가장 성과는 탁월한 벤터의 성과물에 대한 이야기에만 있지 않다. 적과 동지가 하루 아침에 변하는 모습을 비롯해 과학계 만연해 있는 연구비를 둘러싼 정치까지, 흔히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비교적 솔직히 풀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진 인간 유전자에 둘러싼 특허 전쟁과 그로 인해 공공의 적으로 각인된 벤터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과학계에서 펼쳐지는 정치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면서도 비교적 공정한 입장에서 자신을 변호하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벤터는 그 속 중심 인물로 자신이 비난하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에서는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크레이그 벤터는 뛰어난 업적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이다. 그 덕분에 이 책 게놈의 기적이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못지 않게 연구자로써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을 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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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크 벤터, J. Craig Venter 지음 | 노승용 옮김 | 추수밭 | 20094

 

 적어도 물리학(物理學)을 학부 전공으로 수준 이상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보면, 보통 생물학(生物學)을 싫어한다. 그냥 싫다는 것도 아니고, 독설을 내뿜듯  . 거기에다가 생물처럼 무작정 외워야 하는 과목은 싫다고 말한다.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곤 하기 때문이다. 이건 내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사실 물리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도 아니면서, 나 역시 무작정 생물을 싫어했다. 거기에 학부 시절에는 화학(化學)도 싫어하는 학문이었다. 그러던 것이 석사 시절과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되었다. 그나마 생물은 덜 했지만 화학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주위 상황이 바뀌어 변해서 생물학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응당 알아야 무관하게 발을 담궈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크레이크 벤터 게놈의 기적, A Life Decoded : My Genome – My Life’는 이런 시기에 접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해 과학을 10년 넘게 공부해 하고 오고 있지만, 생물학에 대해서는 과학동아 같은 잡지를 꾸준히 읽어온 고등학생만 보다 못하다. 스스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바람에, 그래서 이 책은 사실 내게 무척 부담이었다. 게놈(genome)이라면 유전자 이야기인데, 과연 내가 그 쪽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크레이그 벤터라면 인간 유전자를 특허로 등록하는데 앞장 섰던 서서 돈에 눈이 먼 불한당(不汗黨)같은 인물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런데 그의 이야기라니, 이 책은에는 벤터가 자신을 옹호하기 위한 말이 가득할 것 같았다. 이 분명했다.

 

 그런데 의외(意外). 책을 읽어가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속 벤터는 내가 생각했던 불한당 같은 인물도 아니었다. 물론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기억하기 떠올리기 마련이고, 자서전은 그런 기억의 모음집이라는 점은을 저자인 벤터도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다.

 

  

 먼저 가장 놀랐던 점은 그가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었다. 개구쟁이에 말썽쟁이에 불과한 어린 시절 벤터의 모습은 눈을 씻고 볼래야 에서는 과학자의 모습을 찾을 전혀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베트남전 참전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실제로 그것들을 행하는 모습에서 나는 감명 받았다. 또한 그의 대학원생 시절과 교수로써 또한 연구자로써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정말 지금의 기초과학 분야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솔직하게 과학 분야에서 펼쳐지고 있는 정치에 대해서도 비록 자신이 희생자라는 뉘앙스가 풍기기는 하지만, 비교적 그래도 솔직히 잘 보여주었다. 게다가 기존에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민간분야에서의 결과물을 놓고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잘 이야기해 주었다.

 

 이 책은 벤터라는 인물에 대해 그리고 인간 유전자를 포함한 유전자를 둘러싸고 지금 과학계, 특히 Biotechnology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덧말. 크레이크 벤터와 게놈 프로젝트 그리고 biotechnology 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한번 더 생각을 정리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다시 작성한 포스팅

 

 

Commented by 718n42 at 2009/05/09 01:08
가든에 또 한 분이 들어오셨네요.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물리학과 생물학이라, 전 대학에서 배운 가장 재밌는 수업이 일반물리 였는데 그래서 그나마(^^;) 생물학에 가까운 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걸까요?(니가 공부를 게을리 한거 잖아!^^;)

한문을 같이 쓰는 걸 보니 서강대 출신 형이 해준 예기가 생각나네요. 서강대에서는 1학년 때 독후감을 써야 하는데 70%는 꼭 한문을 같이 써줘야 한다던데 그렇게 1년을 보내니 한문 하나 만큼은 자신있다고 하더군요. 호오, 의외가 그런 뜻이였군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5/09 01:33
두서 없이 적어 놓은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지워버릴까도 생각했었는데, 반면교사로 삼아야 겠다는 생각에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글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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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버크, James Burke 지음 | 구자현 옮김 | 살림출판사 | 20092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커넥션 : 생각의 연결이 혁신을 만든다, CONNECTIONS’은 내게 제목이 무척 멋지게 보였다. 생각의 연결이 현신을 바꾸는 커넥션이라는 단어는 내게 Link를 떠올리게 했고, 요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웹 2.0 시대의 블로그를 떠올리게 해 주었다. (링크의 경제학 : 2.0 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The New Inflencecers, 블로그 교과서 : 세상과 소통하는 지름길 ) 지레짐작은 역시 틀리기가 십상이라는 사실은 책의 첫 표지를 넘기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첫 출판 연도가 1978년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난 해에 출판된 책을 웹 2.0 어쩌고 하면서 생각을 했으니, 헛다리도 완전 헛다리를 집은 셈이다. 하지만 출판되고서 3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 번역되었다는 의미는 분명 이 책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는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 속에 포함된 방대한 양의 삽화(揷畵, illustration). 또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적 시각을 함께 가지고서 저자의 독특한 인과과정을 풀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 역시 이 책이 갖는 장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저자가 책 내용을 통해서도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준다.

 

 영웅적 서술 방식에서 역사의 변화는 편리하게 발명가라고 명명된 천재 개인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취급에서 에디슨은 전구를, 벨은 전화기를, 구텐베르크는 인쇄기를 발명했다. 그러나 어떤 개인도 발명품을 무로부터 만들어낸 원인일 수 없다. 단일한 발명가를 유일한 창조자의 위치로 높이는 것은 좋게 보면 사건에 대한 그의 영향력을 과장하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들의 노력 없이는 그의 일이 불가능했으리라는 점을 부인하는 것이다.                                   
                                                    
   - 426   중에서

 

이러한 특징을 따라서 운송, 통신, 항해, 증기, 복지, 야금술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시작하지만, 각 이야기의 끝은 단순히 처음 시작했을 때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러한 주제의 이야기에서 어떻게 컴퓨터의 기초가 나오고, 제트 엔진이나 금속활자, 통신기술, 냉각 시스템, 비료 같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폭넓은 시각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의 변화상까지 논의를 확장시킨다.

 

하지만 이 책이 이러한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삽화를 사용하는 것은 책의 내용을 독자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데, 방해한 삽화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써 그 내용을 따라가고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저자의 잘못인지 역자의 잘못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서술자가 설명하려는 대상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종종 들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개인적으로 독자가 차분히 책을 읽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저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술적인 내용을 설명할 경우 더 그러한데, 독자는 기술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자신의 지식 부족을 탓할 필요가 전혀 없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설명은 더욱 그렇다. 내 경우는 물리학을 10년 넘게 공부해오고, 조만간 학위를 받을 생각을 하고 있는데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저자의 독특한 인과과정을 풀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 또한 강점과 단점을 함께 보여 주었다. 13세기 초 소빙하기의 도래로 굴뚝이 등장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굴뚝의 사용으로 1년 내내 행정이 지속되고 지적 활동이 증가된다. 이로 인해 경제적 복지가 증대되고, 이는 가옥의 건설 증가로 나타난다. 그래서 목재가 부족하게 되고 대체 에너지로써 석탄이 사용되며, 석탄의 사용은 주철의 대량생산과 증기 기관에서 사용하는 실린더 주조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이 증기 기관의 사용을 통해 산업 혁명을 일으키고 현대의 내연기관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는 연료로 석유를 사용하게 만들고 또한 내연기관은 비행기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서술은 큰 틀에서 보면 분명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옳다고 하기도 모자람이 있다. 거기에 이야기의 관점이 영국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점과 더불어, 1970년대 나온 책인 만큼, 전자 공학의 급격한 발달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혁명이 만들어낸 사회에 대한 조망 없다. 게다가 그 이후 우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 internet 같은 ITBT, NT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점도 아쉬움이 크다.

 

책에서 저자가 보여준 과학기술과 역사를 포함한 사회과학을 넘나드는 인과관계 인식을 통한 풀이는 분명히 앞으로 지향해야 할 점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이 책 커넥션은 새로운 시각을 통해 기술의 역사를 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읽어 보기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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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태 지음 | 멘토르 | 2009 3

 

 내 블로그의 첫 시작은 지금은 사라져 버린 엠파스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엠파스 블로그에서 첫 글이 2004 5 25이었으니, 블로그를 시작한지가 거의 5년에 가까워간다. 하지만 그간 블로그는 내게 읽은 책이나 관람한 영화나 공연에 대한 정보나 개인적인 평가를 기록해 놓는 기록장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링크의 경제학 : 2.0 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The New Inflencecers 를 읽게 되면서, 2.0시대에 블로그가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면서 블로그에 대한 내 인식이 바뀌었다. 그 이후로 블로그스피어스, Blogosphere 이 어떤 것이고, 그 속에서 서로 소통하는 도구로써 블로그 가진 매력에 큰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이렇게 블로그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블로그 교과서 : 세상과 소통하는 지름길을 접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블로그 교과서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좀 의아했다. 과연 교과서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정할 만큼 전문가인지 혹은 단순히 출판사의 마케팅을 위한 제목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자 금세 내가 가졌던 의문은 기우(杞憂)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비록, 반쪽자리 블로거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5년에 걸쳐 블로그를 다룬 경험에 최근 Top bloger 들의 블로그를 찾아 다니면서 한껏 높아진 눈으로 봐도 저자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5 부분으로 나누어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Part 1 2에서는 주로 블로그의 정의와 역사나 블로깅하는 방법 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다룬다. 기본적인 내용을 모른다손 쳐도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을 게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현재 주로 사용하는 블로그는 어떤 것이고, 각 블로그 제공 업체별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와 같은 기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한 블로깅을 하면서 예절과 어떻게 하면 방문자를 늘릴 수 있는지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광고를 어떻게 광고를 블로그에 개재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차분히 설명해 준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직접 설치하는 설치형 블로그에 대한 부분과 방문자를 늘리는 방법을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Part 3은 기업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바이럴 마케팅, viral market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블로그가 마케팅 도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주목한다. 그리고 블로그는 기업이 감성과 신뢰 획득을 포함한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 주는 도구라고 설명하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큰 틀에서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Part 3에 내용이 작위적인 해석이라는 느낌이었다. 블로그가 효율적인 도구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블로그 역시 뛰어난 마케팅 혹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한 가지 수단일 뿐이다. 블로그를 통해 마케팅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마케팅 혹은 커뮤니케이션 툴로 블로그를 인식하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책에서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데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다.

 

 Part 4, 5는 미디어로써의 블로그와 블로그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블로그야 말로 진정한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고, 그로 인해 오마이뉴스 같은 시민 저널리즘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또한 블로그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CCL, Creative Commons License과 같은 블로그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도 설명한다. 평소에 web에서의 저작권에 대한 개념과 이를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블북, blog + book의 합성어 에 대한 내용 역시 관심이 크게 갔다. 요즘 들어 자주 블로그 속 내용을 가지고 책으로 출판하는 경우를 접할 수 있었는데, 나 역시도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나노 그리고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블로깅하고 기회가 된다면 블북의 형태로까지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울러,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크다면 이 책과 더불어 한국 블로그 산업 협회에서 만든 블로그 가이드 북 2nd edition 과 블고그얌에서 발행한 2008년 대한민국 블로그 백서를 함께 살펴 보면 좋겠다. (블로그 가이드 북과 블로그 백서는 유명한 블로거 중의 한 분이신 쥬니캡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되었음)

 

 

Tracked from 용돌이 이야기 at 2009/04/20 10:30 x

제목 : [블로그 교과서] 세상과 소통하는 지름길, 블로그
[블로그 교과서] 세상과 소통하는 지름길, 블로그 세상과 소통하는 지름길, 블로그 교과서 - 김중태 지음/멘토르 블로그를 만들어서 육아일기 등을 기록해 온지 벌써 9개월이 되었는데, 블로깅을 하면서 항상 느꼈었던 점이 블로그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차에 위드블로그에서 진행한 블로그 교과서라는 책의 캠페인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이 책은 블로그를 처음 접하시는 분이나 블로......more

Tracked from 레이의 행복공작소 at 2009/04/20 13:51 x

제목 : 블로그 교과서 - 세상과 소통하는 지름길, 김중태
들어가면서..... [인터넷 쇼핑몰 웹2.0의 날개를 달다]에 이은 김중태님이 지은 책들 중 두 번째로 읽은 책이다. 위드블로그의 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참가를 통해 얻은 책이다. 책을 처음 접한 후 나는 무의식적으로 목차를 쭉 훌터 읽으면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페이지로 넘어갔다. 차례보기 차례 축사| 독자들을 위한 파워 블로거들의 한마디 머리말| 세상의 모든 예비 블로거를 위해 책을 읽기 전에 PART1 도대체 블로그가 뭐야? 제1장 블로그란......more

Commented by 레이먼 at 2009/04/20 13:51
블로그 교과서에 대한 장별 정리를 아주 잘 해 주셨네요. 저도 리뷰를 올렸는데, 객관적인 부분이 미흡하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시네요.ㅋㅋㅋ일단 트랙백을 걸고 나갑니다. 봄비가 내리는 분위기 좋은 날씨입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20 15:36
업무에 쫓기느라 봄 비가 내리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반가운 봄 비 마냥, 레이먼님의
덧말도 반갑습니다.

트랙백 타고 가서 글을 봤는데, 폭 넓은 독서로
제가 보지 못한 것들을 여러가지 글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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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 3

 

 '담장 속의 과학 : 과학자의 눈으로 본 한국인의 의식주는 기대가 무척 큰 책이었다. 먼저 전통가옥의 활짝 열어 놓은 문을 책 표지로 정한 것이 그랬다. 생명과학부 교수인 저자의 눈으로 전통 생활 양식을 과학적 지식을 통해 살펴 봄으로써, 어떤 것들이 현재 우리의 삶에 다시 가져 올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러한 기대를 가지고 이 책 담장 속의 과학을 읽어 나갔다.

 

 책을 읽으면서 먼저 접하게 되는 부분이 프롤로그(Prologue)’이다. 이 책에서는 책머리에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보통 저자가 자신의 책이 어떤 의도로 쓰여 졌는지를 간략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이 책의 책머리에는 무려 10 쪽의 분량을 자랑한다. 책을 출판하기 된 계기와 의도 정도만 간략하게 해서, 10 쪽 중 마지막 2~3 장에 있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했을 부분을 아쉽게도 장황(張皇)스럽게 늘어 놓았다. 그래서 실제 본문을 읽어가면서 여러 차례 책머리에서자세하게 풀어 놓은 이야기를 또다시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첫머리부터 아쉬움이 컸었는데, 그 아쉬움은 책을 읽어나가도 계속 되었다. 먼저, ‘~ 것 이다.’는 추측성 표현을 책 전체에서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읽어나가는 동안 자주 저자의 전문성을 본의 아니게 의심하게 되었다. 넓은 의미에서 앞서 언급한 프롤로그 부분의 장황스러운 서술과 같은 이야기인데, 문체가 좀 더 간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이는 책의 내용을 깊이 생각하고 떠올리면서 읽어가도 빠른 속독을 통해 금방 읽어가도 계속해서 아쉬움이 남았는데, 책을 한참 읽고 나자 간결하게 설명했으면 아쉬움이 덜 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사람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집터, 묘터 같이 터의 범위를 좁혀 가면서 이야기는 고향집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것은 다시 전통 문화와 전통 생활 양식 이야기로 확장된다. 그래서 의식주(衣食住)의 관점에서 크게 3가지 주제로 내용을 나누어 놓았지만, 내용과 함께 분량까지 가만 한다면 주()에 속하는 전통 가옥에 대한 이야기를 책의 전반부, 장과 김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식()과 빨래와 옷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의()를 책의 후반부 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앞에서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전통 생활 양식을 과학적 지식을 통해 살펴 봄으로써, 어떤 것들이 현재 우리의 삶에 다시 가져 올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책은 과학자의 모습보다는 사회학자가 흔히 취하는 담론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그래서 이어령 교수의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와 같은 책을 읽어가는 느낌에 가까웠다. 하지만, 문체의 유려함이나 전통 문화가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각은 이어령 교수의 책만 못했다.

 

 

Commented by 은비뫼 at 2009/04/12 22:49
궁금한 책이었는데 솔직한 서평 잘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12 22:59
제 생각을 옮긴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비난하는 것 같아
포스팅을 하면서 별로 유쾌하지 못했는데, 솔직하게
봐주셔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 졌습니다. ^^
Commented by 가이에다 at 2009/04/17 00:46
고무풍선기린님의 서평으로 책을 또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17 00:50
제가 뭔가 역할을 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그 역할이 바람직한 것이었으면 더 좋겠네요. ^^
Commented by JNine at 2009/04/23 12:32
적어도 몇 백년을 이어 내려온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꼭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사소한 행동양식(예를 들면 현관에서 신발은 신발코가 건물 앞쪽을 향하게 벗어놓는다던지)에도 예전 생활양식을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더군요. 뭐, 과학기술이 발전/발달하며서 꼭 옛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지긴 했지만, 지금도 적용하면 좋을 선조들의 지혜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보고 와봤는데 서평이 굉장히 많군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총총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23 15:34
책을 읽으면서 오랜기간에 걸쳐 생긴 생활양식 속에서 합리성을 발견하고,
과학을 통해 합리성의 정당성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뵜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방문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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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무라 쇼헤이苗村省平 지음 박규창·민석기 옮김 겸지사 | 2006 3

 

 10년 전만 해도 액정, liquid crystal이라 해봐야손목 시계나 계산기 패널이 내가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액정의 전부였다그랬던 것이당장 내 주위만 둘러 봐도 앞에 놓여 있는 LCD 모니터를 비롯해휴대전화기의 창 그리고 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 액정 기기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경제력의 문제만 아니라면 장만하고 싶은 액정기기도 널린 세상으로 바뀌었다이건 순전히 생산된 액정기기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봐라 봤을 때 이야기다.

 

 전형적인 소비자의 입장이었던 내 생각은 작년 이 맘 때쯤에서 바뀌었다뜬금없이 CNT, Carbon nanotube에 액정을 섞어서 실험을 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바로 그 때였다그리고 갖고 싶었던 멋진 액정 전자기기 속 액정은 내게 스트레스의 대상이 되었다.

 

 이 책 액정 디스플레이 기술은 내가 흔히 읽는 소설이나 사회과학 류의 책이 아니다액정에 대한 것들을 전반적으로 설명한 전형적인 기술서이다그래서 이 책은 물리화학재료전자 같은 다양한 학문의 학제적 성격이 뚜렷한 액정의 역사에서 시작해 재료 특성,패널 구조와 원리동작 모드개량 기술응용과 전망을 함께 아울러 설명한다액정이라고는 사용자 입장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던 지라

사실관련 논문을 봐도 액정에 대한 기초가 없는 터라 수박 겉 핥기 식의 이해 밖에 할 수 없었고당연히 그것을 응용해 새로운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그래서 관련 책을 찾던 도중 운 좋게 이 책 액정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액정을 과학과 기술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액정은 매우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혀 있는 분야다그래서 책의 내용도 화학에서 시작해 물리재료전자공학에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각각의 내용이 이해하기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그렇다고 해서 각각의 분야에서는 아주 심화된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내게 있어서 아주 적절했다기본적인 용어 이해에서부터 TN(twisted nematic), IPS(in-plane switching) 그리고 VA(vertically aligned) 모드에 대한 이해와 구동 원리까지 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액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내 일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번역서가 가지는 어색한 표현이나 영어 표현을 무리하게 발음대로 표기한 점과 일본에서 2004년에 출간된 만큼 최근의 액정 연구 동향이 미비하다는 점이 특히 눈에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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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여 미래를 선도할 기술로 각광 받을 열 기술 중의 하나로 BT, Biotechnology,를가 각광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꼽으며 Genome Project는 BT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던 분야여서,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Genome'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를 운운하던 게 엊그제 갖은데 그새 그런데 BT 역시 엄청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급격히 발전하는 분야라서 그런지 요즘 에서 트렌드가 제법 바뀌었는지 최근 언론지상에서 ‘Genome’이란 단어보다는도 볼 수 없고 대신 보다는 ‘줄기세포’를 라는 단어를 더 많이 접하게 된다. 되는 걸 보면 BT 역시 그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과학 분야에서 이렇게 중요한 신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의 집중된 관심을 받기 마련이고, 곧 그 분야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 생기고, 사람들의 관심이 새로운 분야로 옮겨가는 것은 나오고 기존의 것을 금세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 근래 과학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의 큰 트렌드인데, 그런데 지금 소개하려는 책 ‘유전자 인류학 : 유전자를 타고 가는 시간여행’은 이러한 당위성에서 그런 트렌드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있는 책이다. 최근 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줄기세포’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하지 않을 뿐더러, 를 이야기하고 있지도 않고,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간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Genome Project에 관한 언급도 없다. 재미나게도 대신 첨단 과학의 결정체로 생각할 수 있는 냄새가 풍기는 유전자를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펼처나갈 미래상에 대한 관심은 없고 앞으로 펼치질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통해 과거를 바라보고 이야기의 논점을하고 인류학으로 연장시킨다.을 논하려한다.

 유전자를 통해 미래가 아닌 과거를 조망한다고 최첨단에서 약간 비켜 선 느낌이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대신 책이 지닌 다른 장점들이 크기 때문이다. 왜냐면 보통 사람들의 경우 과학에서 굳이 최첨단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알아듣기가 힘든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 책은 과학 그 중에서 먼저 생물학 그리고 유전자에 대해 문외한인 내 시선에서도 가 봤음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말하는 방법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준다. 게다가 큰 숲을 볼 수 있도록, 게 해 주면서도 보통 말하고자 하는 분야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면서도 는 Review Paper의 모습과 를 보는 것 같이 각각의 나무를 살피듯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의 설명도 놓치고 있지 않다. 또한 역시 살펴볼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네안데르탈인, 최초의 아메리카인, 유렵의 농경문화, 태평양 폴리네시아인, 아일랜드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미국 3대 대통령인 제퍼슨을 포함한 유전자 혼합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이런 이야기가 허언이 아니란 이러한 설명은 실례를 통해 알 수 있는데를 읽다가 보면 논문에서 볼 수 있는 논리에 재미가 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기 같은기사를 보는 듯한 흥해서는 논문을 보는 것 같기도 같은 논리적인 설명을 하면서도 하고 재미를 잃지 않도록 난 기사를 보는 것 같기도 한 느낌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끔 실례를 잘 설명하고 있다. 한 실례를 들자면 유전자를 통해 먼 인류의 역사를 유추 할 수 있는 것이 미토콘드리아 DNA 덕분이란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 수 있었다.

 이 책 '유전자 인류학'은 사실 아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기에는 조금 부담이 가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차분히 읽어나간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금은 도전적이 책이다. 으며 유전자의 유사성과 그 속에서의 차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이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 김 종 원


눈 감으면 코를 베이는 것이 아니라
코만 남겨두고 다 베 어가는 이 각박한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하나가 생기면 반을 나누어 주고 열이 생긴다 해도 하나만
가지고 나머지 아홉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며 더 줄 것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바보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길거리를 걷다가,
바닥에 엎드려 돈을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저런 사람들 대부분이 멀쩡한 사람들 이래 불쌍하게
보이려고 괜히 아픈 척 하면서 일하지 않고
구걸하면서 먹고 사는 거래라고 말하는 내 옆에서


그래도 혹시, 정말 혹시 저 사람만은 그런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잖아, 정말 몸이 아픈 사람일지도
모르잖아 라고 말하며 지갑에서 있는 돈을 다 꺼내어
주며 더 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구걸하는 그 사람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는 그런,
따스한 손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소위 인맥이라 불리우는 좋은 친구만을 사귀는 요즘 세상에서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만 사귄다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의
반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폐부를 찌르는 말 한마디
건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나는, 진정 사람 냄새 나는 바보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덧말. 2010/02/04 내용의 일부를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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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접하면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곳은 제목이다. 그래서 간혹 제목만 보고 이
책은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느니 혹은 되게 재미없겠다느니 하는 편견을 내용을
보기 전에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였다. 왠지 제목에서부터 뭔가 지루할 만한 내용만 가득할
것 같았다.

 그런 편견을 가지고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도 책의 시작부인 총론과 ‘바다’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사례 분석은 편견을 가졌던 점이 미안할 만큼 예상외로 너무 잘
기술되어 있었다.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의거한 공학적 실패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과 이 책이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을 바다란 이름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구축의 사례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연구인력이 프로젝트가 완벽히
완수되지 못한 점들 솔직하게 서술한 점이 정말 이런 실패는 내가 하는 일에서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오는 내용들 같은 경우는 책을 보면서 가지게 되었던 기대를
철저히 무시하게끔 했다. 대중매체에 나오는 정보통신 뉴스를 조금만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정보 통신 파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내용과 그에 이어 나온 원자력과 건설에 관련된 내용은 자신의 일이
아닌 제삼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말하는 실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 같아서 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삼풍백화점 붕괴를 다루고 있는 내용에서는 그 당시 건축학 술지에 게재한
내용을 별 수정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는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훨씬 좋은
책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





 희망이라는 것
              - 김 현 승

희망.
희망은 분명 있다.
네가 내일의 닫힌 상자를
굳이 열지만 않는다면….
희망.
희망은 분명히 빛난다.
네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 그윽한 거리의 노을을 벗기지만 않으면….
희망.
그것은 너의 보석으로 넉넉히 만들 수도 있다.
네가 네 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너의 맑은 눈을 오히려 가리우지만 않으면….
희망.
희망은 스스로 네가 될 수도 있다.
다함 없는 너의 사랑이
흙 속에 묻혀,
눈물 어린 눈으로 너의 꿈을
먼 나라의 별과 같이 우리가 바라볼 때…
희망.
그것은 너다.
너의 생명이 닿는 곳에 가없이 놓인
내일의 가교(架橋)를 끝없이 걸어가는,
별과 바람에도 그것은 꽃잎처럼 불리는
네 마음의 머나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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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낯선 사람을 만나면 첫 인사를 하고는 이내 머슥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탓에 어디에 사는지, 혹은 취미가 무엇인지 따위의 간단한 대화가 오고가는데
보통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독서, 음악감상 그리고 영화감상 정도가 되기
십상이다. 흔치않게 이 책 ‘화석 : 지구 46억년의 비밀’의 저자는 화석 수집이
취미란다.

사실 책의 머리말을 읽고나선 매우 놀랐다. 비록 사진과 그림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600페이지가 넘는 큰 책이 학술적 시각에서 고고학자에 의해 쓰여진
책이 아닌 순전히 취미 생활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석을 모으고 관찰하는 일이 업이 아닌 사람이 아닌 아마추어 비전문가에
의해 저술된 덕분인지 되려 화석에 관해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초심자의
입장에서는 되려 다가가기가 쉬웠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개인적 취미생활의 결
과물로 이렇게 훌륭한 책을 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너무 대단한 것 같고,
언젠가 나도 그럴 수 있다면 이런 책을 한 번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화석’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대개는 공룡화석을 떠올리거나 암모나이트
내지는 삼엽충 같이 중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 시간에 들어봤음 직한 몇몇
화석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실제
다양한 화석을 직접 저자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잘 설명해 준다. 게다가
화석을 수집하고 관찰하는데 특별한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구과학
시간 정도에 배웠던 내용들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바탕으로(저자의 경우는
직업이 성형외과 의사이다) 관찰하고 화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러 화석의 골격을 분석하는데 저자의 경우 뛰어나다는
인상을 책을 통해 받았다. 선캄브리아부터 시작해 신생대까지 지질시대에
따라 한 서술하였고, 검치호랑이, 매머드 그리고 공룡같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몇몇 종은 따라 뽑아 서술하였다.

거기에 마지막에 있는 화석도감 또한 화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봄직하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 도 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으로 하나로 무잔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 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스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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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한 번씩 보는 천문학 책을 본다. 그런데 그럴 경우마다 제대로 이해한 적이 별로 없다. 아무래도 그건 내 지적 배경이 약한 탓이 결국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하고 어렵게만 느껴져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태초 그 이건: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들 역시 어렵게만 느껴왔던 천문학 서적의 큰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책의 앞 부분을 보면서는 뭔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느낌에 일견 희망을 줬었는데 뒤로 갈수록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느려지고 이해보다는 끝까지 보고 말 것이라는 오기 덕분에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일반인 수준에서는 기존의 몇 권 본 책만큼 어려웠다는 말이라서 사전지식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라면 숙독해도 좋을 듯싶다. 

 그렇지만 나와 같이 이 분야에 대한 지적 배경이 미약하다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을 보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




가을 바다

               - 김 진 학

둘둘 감기는 파도
어느새 밀려 오고
옛날 아주 먼 옛날
그리운 이 눈물 고여
바다가 됐나
달 쪽박 입에 문
기러기 눈물 고여
바다가 됐나
달무리 진 바다엔
그리움만 혼자
파도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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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다보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속담을이 내 생활 속 에서도 종종 보게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IT 혁명의 구조 : 정보통신 과학의 원리와 역사'도
제목에서 풍기는 큰 기대가 책을 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실망으로 바뀌어 버린
그 케이스다.

 우선 제목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은 1990년대 말 이후에 펼쳐졌던 치열한 IT 세계의
구조나 그 이면에 대한 이야기일 것만 같다. 그렇지만 실제 이 책의 이야기는 전화기
발전사에 더 가깝다. 거기에 약간 TV의 내용을 첨가해 놓은 정도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게다가 내용이 전화의 역사에 치중한 것도 아니고 그 원리에 치중하지도 않았다. 얼핏
보기에는 한 쪽으로 편중되지 않아 좋을 듯 싶지만 사실은 전공 서적에서 다룰 내용도
되지 못하고 일반인들이 흥미있게 읽을 만한 내용도 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문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를 쫓다가 둘 다 놓쳐버린 느낌 정도.

 그리고 1판 인쇄일이 2003년이란 걸 가만 한다면 아무리 번역서라도 인터넷 세계에
VDSL이 나타나고 휴대전화에서도 3G 이야기가 오고가는 이 시점에 IDSN과 초기
휴대전화의 이야기가 최신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번역이 더 일찍 되어야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화 발전사에서도 보통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지만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분명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은 별로 담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매우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비추천.



                                  &


숭어와 비둘기의 결혼식

                                - 김 동 호

아이의 기억력과
노인의 망각이
물 위에 詩를 쓴다.
아이의 참말과
노인의 거짓말이
바다 위에 소설을 쓰듯.

곱게 늙는다는 것은
꽃처럼 천천히 피어서
꽃처럼 천천히 지는 것

그래서 호흡이 꽃과 같아지면
빛인들 따라잡지 못하랴
바람인들 따라잡지 못하랴

늙어 얼어붙어도
하얀 얼음꽃이 피는 곳

그들은 지금
숭어와 비둘기의 결혼식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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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NA :생명의 비밀’은 DNA 이중 나선을 처음 발견하고서 노벨상까지 수상해서
Genetics(유전학)을 실질적으로 시작한 왓슨의 저작이다.
보통 이런 유명한 저자의 책인 경우 저자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책의 시작은 멘델의 이야기에서부터이다. 그리고 우생학이 이야기 나오고 잘못된
우생학으로 인한 사회적 결과까지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 책이 가진 장점 중의 하
나가 이러한 과학적인 내용에만 머물지 않고 그로인해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저자 고려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저자와 크릭이 발견한 DNA 이중 나선의 발견까지의 이야기와 점차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유전학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전망까지 폭넒은 저자의
시각만큼이나 유전학에 있어 많은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책을 보면서 오랜만에 좋은 책은 본다는 느낌을 계속 가지고 봤는데 다만
아쉬운점있다면 표지에 있는 ‘곧 과학 고전의 반열에 오를 대작’ 같은 수식어는
빼버러도 이 책의 가치에는 전혀 손상됨이 없을 것 이란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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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앙증맞은 원자들의 세계라니! 라는 부제를 가진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제목에서 벌써 시사하듯 과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아톰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이 일견 물리학을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화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떠올린 것이 있는데, 바로 고등학생 때 배운 화학이었다. 사실 고등학교 화학교과서 같은 정도의 방대한 분량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정도 수준에서 다루는 내용을 다루고 있고 멘델레예프와 카슨 그리고 여러 원자들이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고등학교 화학의 설명 방식보다 훨씬 쉽다는게 차이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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