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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 스몰빅미디어 | 202111

  갑자기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읽고 싶어 졌습니다. 아마도 근래 일과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면서, 뭐가 되었건 집중하고 애쓰는 건 일단 하기가 싫어 졌습니다. 이 책 빵으로 읽는 세계사’’를 선택한 건 순전히 가벼운 마음으로 쉽고 편하게 읽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이 책 빵으로 읽는 세계사를 읽어 가면서의 느낌도 선택할 때의 기대에서 어긋나지 않습니다.책의 저자는 플랫브레드, 사워도우, 피자, 마카롱, 에그타르트, 카스텔라, 판데살, 트르티아, 베이글, 그리고 흑빵까지 10개 종류의 빵과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를 쉽고 가볍게 펼쳐 나갑니다. 각 빵의 어원에서 시작해 처음 등장했을 시기의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시대배경을 설명하는데, 책을 읽는 다는 느낌 보다는 빵과 관련된 TV 타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내용이 개별 빵을 주제로한 단편적인 사실과 그것에 관한 단순한 감상을 나열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는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세계사라고 칭하기는 했지만, 그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빵을 연관시켜서 기술하지 않았다면 세계사라 이야기하기에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9번째 빵인 베이글을 설명하면서 유대인은 2차세계 대전 독일에서 차별받기 전부터 이미 재정 러시아 시절 이미 차별받아 쫓겨났고, 많은 유대인들이 이 때 미국으로 건너 갔고, 여기서 베이글이 전세계에 퍼지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갑자기 왜 유대인들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동시대 사람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것일까하는 물음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책에서는 박해 받은 유대인이 불쌍하고 박해한 사람들이 나쁘다는 논리로 기술 되어있었는데, 왜 그들은 항상 미움을 받고 쫓겨 났으며, 어떻게 그들은 지금도 세계의 경제를 주름잡는 민족이 되이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정말 박해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었을까? 아니면 유대인이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미움 받을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풀어나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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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슈미트-살로몬, Michael Schmidt-Salomon | 김현정 옮김 | 고즈윈 | 2012.08.28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마라 저자 미하엘 슈미트-살로몬는 처음부터 끝까지 호모 메덴스’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여기서 호모 데덴스;란 슬기로운 사람이란 뜻으로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의 반대 말로, 광기의 사람을 뜻합니다.

책의 저자는 인간은 우주적 관점에서 먼지 한 톨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30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속에서 인류 문명을 발전시켜 온 점에서 사람들은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 칭하지만, 현재의 고도 문화가 인류의 과학기술적 잠재력뿐만 아니라 인간의 어리석음도 함께 고조시켰고, 현재 어리석음은 세계정세를 대단히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최고의 과학기술과 최고의 우둔함이 맞붙으면 대개 결과는 참담하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합니다.

이러한 지적을 보면서, 당장 트럼프, 윤석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얀마의 내전,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절대주의 같은 것들이 떠올랐습니다만, 책이 2012년에 출판된 사실을 확인하고는 이러한 어리석음이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왔음을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수차례 이슬람교의 무함마드 (모하메드) 사후 선출된 칼리파를 후계자로 인정하는 수니파와 무함마드의 사촌인 알리를 계승자로 인정하는 시아파로 나뉘어 싸우는 이슬람교를 수차례 예로 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를 추구해야 할 종교가 호모 메덴스의 모습을 보여 주며 종교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개별 개체로서 인간은 개미를 압도적으로 능가해,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여기기만, 실은 많은 동물과 유전적으로 매우 흡사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감정 역시 비슷해 정말 인간이 우주적 관점에서 특별한 존재인지 의문을 표합니다. 당장의 지구 온난화 문제만 봐도 호모 메덴스적 사고 속에서는 인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정당성을 가집니다.

책을 보는 중의 잠깐 들었던 생각은 양극단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흑백논리의 불편함이 양쪽 모두 조금씩 양보하는 중도를 편하게 선택하게 만들고,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 속에서 사라져야 할 호모 메덴스적 가치가 중도의 선택의 뒤편에서 자리를 잡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책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마라 극단적 주장이 주는 불편함이 책 전체에 묻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신 논리적 전개의 깔끔함이 동시에 있어서 읽는 내내 뭔가 불편한 하면서도 공감되는 내용이 함께 있는 독특한 내용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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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호 | 스노우폭스북스 |   2020.06.15

  기본적으로 저는 실용서적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보통 실용서는 그 시대의 유행을 타고 출판되기 마련이고, 그런 경우는 대부분 유행이 지나면 다시 두고두고 보면서 되씹어 볼 만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주 솔직하게 말해서 저는 이 책 돈의 속성역시 큰 범주에서 실용서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말은 두고두고 읽고, 읽을 때 마다 그 깊이가 더해지는 류의 책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 돈의 속성이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없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이 책에서 저자도 어느 분야든 경지에 오르면 결국은 철학서로 귀결되기 마련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책도 읽어 가면서의 느낌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돈에 대한 저자의 생각 혹은 저자가 돈에 대해 배운 것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책은 제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펼치는 것보다는 읽으면서 메모해 놓았던 내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자산을 모을 때는 집중투자를 하고 자산이 자산을 만들어낼 때는 분산투자를 지킨다.
- 66 p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도 못한다. 마음의 가난은 명상과 독서로 보충할 수 있지만 경제적 가난은 모든 선한 의지를 거두어가고 마자막 한 방울 남은 자존심마져 앗아간다. 빈곤은 예의고 품의도 없다.  - 96 p

세상의 권위를 존중하되 의심하는 태도를 끝나는 날까지 유지하기 바란다. 절대로 길들여지지 말고 스스로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 157 p

좋은 돈이 찾아오게 하는 일곱 가지 비법

 1. 품위 없는 모든 버릇을 버려라. 욕을 하고 투덜거리는 것, 경박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 남을 비웃는 것, 지저분한 차림, 약속에 늦거나 변경하는 일 등의 이런 모든 행동은 품위 없는 짓이다.

 2. 도움을 구하는데 망설이지 마라. 묻고 요청하고 찾아가고 부탁하라. 반드시 물음에 답을 주고 도움을 주고 반기는 사람이 있다.

 3. 희생을 할 각오를 해라. 작은 목표에는 작은 희생이 따르고 큰 목표에는 큰 희생이 따른다. 공부를 위해서는 잠을 포기해야 하고 돈을 모으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

4. 기록하고 정리하라. 투자내역, 정보,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 명함, 사이트 암호들, 구매 기록 등을 모두 정리하거나 기억하라. 이것은 재산이며 동시에 당신을 보호한다.

5. 장기 목표를 가져라. 산을 오르려면 봉우리가 보여야 한다. 즉각적인 자극에 유혹당하지 말고 평생 지킬 만한 가치를 찾아라.

6. 제발 모두에게 사랑받을 생각을 버려라. 눈치 보지 말고 비난에 의연하고 무리와 어울리는 것에 목숨을 걸지 마라. 진정한 친구는 두 명도 많고 가족의 지지가 모든 것의 기초다. 부정적인 사람과는 결별하고 당신보다 나은 사람들과 어울려라.

7. 사간이 많다고 생각하지 마라. 투자는 지금도 늦었고 저절로 수고없이 느는 것은 나이 밖에 없다. 한 살이라도 젊어서 투자하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부자가 된다.

가족 안에서 가장 부자가 되었을 때 부모와 형제에 대한 행동요령  p 248-251
 
형제자매 중에 누구 하나가 부자가 되면 아무도 부자가 되지 못한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가족들 사이에 의외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가도 빈부 차가 벌어지면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고 긴장이 고조된다. 가족 사이도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 불화와 서운함과 비난이 난무하게 된다. 나의 독자는 모두 부자가 될 사람이라 믿고 지금부터 여러분이 부자가 되었을 때 부모와 형제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미리 알리고자한다. 돈을 버는 규모와 결혼 유무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지만 내 경우로 유추해 실수했던 것과 잘핳ㄴ 것들을 수정해서 기록했다.

 상황1) 재산 규모가 10억 안쪽일 떄

 이때까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형제들 창업자금을 빌려 주는 일, 부모님 집이나 차를 바꿔주는 일.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부모님을 모시는 올케 언니나 형수님에게 명품 가방 사주기, 조카들 대학 입학 때 노트북 사주기, 가족 단체 식사값 혼자서 내기, 부모님께 일정한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드리기
 이런 정도라면 가난을 벗어나 막 부자가 된 경우다. 가족 내에 눈에 띄지 않고 고생하는 여자들이나 조카들을 챙기는 시기다. 가족 내에서도 은근히 질투와 시기가 일어날 수 있기에 고생하거나 소외받는 가족들을 챙겨줘야 한다. 무리하게 사업자금이나 차를 바꿔주는 정도의 일은 아직 이르다. 자신의 자신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는 목돈이 들어가는 일을 만들지 말고 부모님 생활비 외엔 어떤 비용도 정기적 비용으로 만들면 안된다.
 부모님 생활비는 마치 급여처럼 정해진 날에 반드시 늦지 않게 자동으로 결제되게 만들어놔야 한다. 부모들은 하루라도 늦으면 사업이 안되는지, 혹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걱정을 만들어서라도 할 것이다. 항상 같은 날 일정하게 보내고 사업이 커지면 조금씩 금액을 올려야 한다. 용어도 생활비가 아니라 투자배당이라고 바꿔라. 생활비 주는 자식 눈치를 보시지 않게 해야 한다. 자식에게 젊어서 투자한 노력과 가치에 대한 배당이익이라고 설명 드리고 당당하고 편하게 받으시도록 한다.
 또한 생활비를 모으지 않도록 독려해야 한다. 생활비가 일정하게 오지 않으면 불안해서 쓰지 않으신다. 사정이 어려운 자식들이나 손자, 손녀를 돕는다고 안 쓰고 모으는 일 없이 직불카드를 만들어 드리고 잔고자 남으면 남은 돈 빼고 드리면 된다. 그러며 월말마다 택시 타시고 커피 사드시고 꽃 사러 다니신 흔적이 통장에 보일 것이다.
 형제들의 투자 요청, 주택자금 지원, 생활비 지원 등은 절대 하면 안된다. 아직 물에 미처 나오지도 않았는데 발목을 잡아 모두 함께 다시 가난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는 시기다. 혹시 그런 일로 형제간 인연이 끊겨도 안 된다. 아직 당신 자녀와 배우자를 형제나 부모보다 뭔저 챙겨야 되는 시기다. 그 돈으로 차라리 형수, 제수, 어머니, 여동생, 누나들에게 고급 가방 하나씩 선물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 시기는 가족을 지원하는 시기가 아니라 가족을 흩어지지 않게 하는 시기다.

상황 2) 재산 규모가 50억 원 안족일 때
 
 이 때는 부모님의 집을 사주거나, 차를 사주는 시기다. 부모님 용돈 정도가 아니라 생활비 전체를 책임져야 할 시기다. 조카들 학비를 내주는 시기도 됐다. 형제들이 질투하던 시기가 지나 인정하는 시기가 왔다. 이 때는 큰 돈을 써도 행세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조카들을 챙겨주는 이유는 두 가지다. 조카들을 챙기면 사촌들이 친척이라는 가족 공동체 개념이 명확해진다. 사촌들끼리 잘 어울리고 자주 만나게 된다.
 다른 좋은 점은 내 형제자매들이 어려운 부탁을 덜 하게 된다. 자기 자녀들 학비를 내주고, 여행을 보내주고, 입학 때마다 노트북을 바꿔주는 부자 형제가 있다면 터무니없는 부탁을 하지 못한다. 조카들에게 쓰는 비용이 형제들 사업자금이나, 보증, 주택자금 지원 등으로 쓰는 돈보다 훨씬 싸고 현명한 지출이다. 이 시기에도 형제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상황 3) 재산 규모가 100억 원 이상 넘어갈 떄

 이 때부터는 형제들 중에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그들의 가난은 이제 당신의 책임이다. 형제자매 중에 사업가 기질이 있는 사람에게 사업체를 만들어 주고 직책을 주는 시기다. 당신뿐만 아니라 가문이 부자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미 재산 규모가 100억대를 넘었다면 자산이 자산을 만드는 시기다.
 부모님을 해마다 여행 보내드리고 부모님의 친한 친구도 함께 보내드려서 자식 자랑을 부모 친구들이 하게 만들 시기다. 가족과 친척 사이의 봉이 아니라 보험이 되어야 한다. 친지들의 경조사를 지원하고 병원비 들어갈 일이 생기면 당신이 자가 보험사가 되어준다. 그리고 이 일을 모두 배우자를 통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배우자가 가족 안에서 대우받고 함께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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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게 지음 |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 |  2014 12 15



 

읽기 전


사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서, 저는 책의 내용을 진부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일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쉽사리 책장(冊張)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편한 마음으로 쉽게 책장(冊張) 넘길 에세이류의 책을 요량으로 '미움받을 용기' 읽었습니다.

그런데 부분을 조금 읽어가자 책은 편하게 책장(冊張) 넘길 있는 감성적 에세이가 아니란 사실을 금세 알아 차릴 있었습니다. 먼저 서술부터가 독특합니다. 전체가 청년과 철학자 명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문답법(問答法) 형식입니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고대 그리스 시대 소크라테스가 시민들과 문답을 통해 그들 스스로 무지와 편견을 자각하고 진리를 발견한 양식이 독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읽은 후


책의 핵심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철학자는 청년에게 프로이트의 인과론적 사고관을 부정하고 목적론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프로이트의 인과론적 사고 방식에서는, 현재는 바꿀 없는 이미 지나간 과거를 원인으로 하기 때문에 결코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없습니다. 또한 과거의 원인을 지금 바꿀 없기 때문에 그로인해 발생하는 현재의 일을 바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변할 있고, 세계는 단순하며, 누구나 행복해질 있다는 아들러의 목적론적 사고관을 따르면, 과거의 슬프거나 즐거웠던 원인과는 별개로 순전히 내가 부여하는 의미와 목적하는 선택에 의해 현재를 만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책의 내용은 확실히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변화를 원하면서도 변화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에게 분명 목적론을 근거하여 근원적인 가르침을 줍니다. 하지만 세상사를 풀어가는데 인과론이 문제가 있고, 대안으로 목적론이 효용성을 갖는다고 해서 목적론만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다가 보면 인과론적 사고를 통해 얻은 결과가 목적론적 사고를 통해 내가 부여하는 의미와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도하고, 반대로 목적론적 사고를 통한 의미 부여와 선택이 인과론의 원인이 되어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저는 인과론과 목적론을 정확하게 나누어 어느 하나에 편향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되려, 목적론과 인과론 모두에 익숙해져, 상황과 필요에 맞추어 목적론과 인과론을 적절히 선택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면 됩니다.

 

그렇지만, 보통 세상 사람들이 인과론에 익숙해져 있는 감안한다면, 목적론적 사고에 대한 고민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할 있습니다. 그리고 방안으로 '미움받은 용기' 차분히 읽어 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세계는 단순하고 인생 역시 단순하다." 만약 이 테제(These)에 얼마간의 진리가 포함된다면 그것은 아이에게나 해당되겠지요. 아이에게는 근로나 납세와 같은 눈에 보이는 의무가 없습니다. 부모나 사회의 보호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자유롭게,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갑니다. 미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으니 자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냉혹한 현실은 보이지 않도록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확실히 아이의 눈에 비치는 세계는 단순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세계는 그 본성을 드러냅니다. '너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다.'라는 현실을 매정하게 보여주고, 인생 앞에 기다리고 있던 온갖 가능성이 '불가능성'으로 반전됩니다. 행복한 낭만주의의 계절은 막을 내리고 잔혹한 리얼리즘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세.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일부러 과시하려고 하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위에 누구 한 사람 '이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봐 겁이 나거든. 이는 완벽한 우월 콤플렉스라네.


열등감 자체를 첨예화시켜 특이한 우월감에 빠지는 패턴이라네. 구체적으로는 '불행 자랑'이라고 하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불행을 마치 뽐내듯 말하는 사람, 타인이 위로하거나 변화를 권하면 "너는 내 심정이 어떤지 몰라" 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는 사람을 가리킨다네. 이런 사람들은 불행한 것을 '특별' 하다고 여기고, 불행함을 내세워 남보다 위에 서려 하지.자신이 얼마나 불행하고, 얼마나 괴로운지 알림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걱정시키고, 그들의 말과 행동을 속박하고 지배하려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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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규정 지음 글담 2018 81

 

 

나 자신을 대하는 위험한 버릇

 

그대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그대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고대 로마의 철학자)

 

 한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짠돌이다. 어릴 때부터 아껴야 잘 산다.”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씀하셨던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고, 풍족하지 않았던 가정 환경 속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근검절약이 몸에 배었다. 직장에 취직한 뒤로도 지금까지 허튼 돈을 써본 기억이 거의 없다. 커피는 일단 사무실에서 타먹는 1회용 커피를 애용한다. 점심은 사내 식당을 이용하거나, 회사 근처 밥값을 할인해 주는 식당에서 해결한다.


 그런데 한팀장이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한심하기 그지없다. 커피 맛이 거기서 거기일 텐데, 굳이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사 마시는 직원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튼튼하기만 하면 될 운동화를 구태여 3~4배나 돈을 더 주고 비싼 브랜드 매장에서 사겠다는 아이들이 답답하다. 물론 한팀장도 팀원들과 다 같이 점심을 먹은 후 팀원들에게 커피를 쏘기도 한다. 그러나 팀장님은 뭐 드실래요?”라고 묻는 팀원들에게 난 사무실에서 가서 커피를 먹을래.”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사달라는 브랜드 운동화며 옷들도 별말 없이 사준다. 막는다고 안 살 것도 아니고, 말을 듣지 않을 거란 걸 안다. 하지만 본인을 위해서는 절대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킨다. “당신 옷이 너무 허름한데, 이번에는 당신 옷도 같이 사요.” 온 가족이 쇼핑을 나갈 때면 아내가 항상 한팀장 옷을 사자고 졸랐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한팀장은 한사코 거절해다. “뭐 하려고 돈을 그런 데다 써? 당신이랑 애들 옷이나 사. 난 됐어.”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어느 날부터 아내가 한팀장에게 옷을 사겠냐는 권유를 하지 않는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부터 한팀장에게 뭘 마실 거냐는 말도 묻지 않은 채 자기들끼리 주문하고 끝낸다. 뭔가 이상하다. 내가 스스로나 자신에게 돈을 안 쓰는 거야 그렇다 치고, 다른 사람들까지 내게 그러는 건 나를 소중하게 생각지 않는 것 같아서 서운한 마음이 든다.


 “먹을 거 다 먹고 사고 싶은 거 다 사면서 어떻게 돈을 모으냐.”는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자라온 세대들은 자기 자신에게 쓰는 돈을 아까워한다. 부하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밥값만큼 비싼 커피를 한 잔씩 손에 들고 들어오면 꼭 한마디 한다. “회사에도 커피 있는데, 꼭 그 브랜드 커피여야 해? 난 그거 낭비라고 생각해. 믹스커피랑 뭐가 달라!”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외식하자는 가족들에게 한마디 한다. “뭐 하러 나가서 고기를 사먹어, 마트에서 사가지고 와서 집에서 구워 먹으면 더 싸게 먹을 수 있는데, 밖에서 먹는 게 맛있다는 건 다 기분 탓이라고!” 그런데 당신도 인정할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밖에서 먹는 고기가 더 연하고 맛은 있다. 계절이 바뀌었다고 배우자가 옷이라도 하나 사다 주면, 꼭 한 소리 한다. “왜 옷을 백화점에서 사?! 인터넷에서 같은 가격에 몇 벌은 살 수 있겠구먼! 당장 바꿔 와!” 물론 백화점이 인터넷보다 더 비싼 것 맞다. 하지만 어떨 땐 싼 게 비지떡일 수 있다.


 운동화가 낡아서 밑창이 다 해졌어도, 굳이 새 운동화를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니,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돈을 들여서 굳이 내 물건을 사느니, 그냥 있는 대로 입고 먹고 사용한다. 요즘 소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고 소비 트렌드가 변했다고 논쟁을 하기 전에, 이렇게 사는 게 과연 잘 사는 걸까? 물론 당신이 왜 그러는지 그 마음은 너무 잘 안다. 당신이라고 좋은 거 갖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갖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사다 보면, 아이 교육비 부모님 용돈, 가족 생활비 등이 걱정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젠 그러지 말자.


 본인에게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스스로에게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알레르기 때문에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못한다. 예쁜 개나 고양이를 보면 탐을 내고 눈독을 들이지만, 내 체질 때문에 키우는 걸 엄두도 못 낸다. 그런데 친척 중에 대를 다섯 마리나 키우는 집이 있다. 주인이 들어가면 다들 꼬리 치고 몰려들어 주인을 반긴다. 그런데 그 친척분에게는 유독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개가 있다. 그래서인지 그 개에게는 다소 퉁명스럽게 대하거나 어떨 때는 발로 슬쩍 밀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하다. 주인이 그러니 나도 친척집에 갈 때마다 그 개를 만만하게 대한다. 다른 개들은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자상하게 대하면서, 유독 그 개에게는 주인이 그랬듯이, 나도 모르게 퉁명스러워진다. 그래서 옛말에 내가 내 집 개를 차며, 지나가던 사람도 찬다.”고 했나 보다.


 이 논리를 그대로 적용해 보면, 당신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 역시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그러니 하루라도 젊을 때, 지갑을 열어 자신을 위해 돈을 쓰자. 오늘은 당신의 남은 인생 중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당신이 가장 멋지고 빛나는 날이다. 당신의 인생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 있고, 그 남은 기간 동안 자기 스스로를 잘 대접해야 한다. 비싸지 않다면 당신이 몇 달 전부터 눈독 들여온 카메라를 본인에게 사서 안겨 주자. 가정경제를 파탄 낼 만큼 고가가 아니라면, 구매해서 당신 자신을 기쁘게 해주자.


 오늘날 리더, 가장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가족들을 어떻게 하면 잘 먹이고 입힐까,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동기부여 하여 즐겁게 일하도록 할까에 큰 관심을 가진다. 그래야 좋은 리더이고, 좋은 부모라는 소리를 들어 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자기 자신을 기쁘게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짠돌이처럼 굴며 돈을 쓰지 않는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습관, 스스로에게도 돈을 쓰는 습관이 배여 있지 않으면, 당신의 이후 삶은 점점 궁상맞고 초라해진다. 당신의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 역시 당신에게는 좋은 옷과 먹거리가 어울리지 않다고 여기게 된다. 당신은 그러기를 바라는가. 타인이 앞장서서 당신은 좋은 옷과 음식이 필요 없지요?” 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속이 상할까.


 당신의 감정이 행복하고 기뻐야, 비로소 주면 사람들을 행복하고 기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내 감정은 초라하고 비참한데, 타인의 감정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나를 소중히 여기자. 그럼 남도 나를 소중히 여기고 정성껏 대접한다.

 

저는 보통 실용서 보다는 기본 개념서를 더 선호합니다. 지금 이야기 하는 슬기로운 팀장생활의 기술과 같은 책의 경우, 보통 경영학 내 조직관리 이론서를 읽어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식입니다. 사실 이런 실용서에 나오는 예시들의 대부분이 읽을 때는 그런 것 같지만, 실상 제 상황과는 상이해 제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도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 원리에 충실한 책을 꼼꼼히 읽어야 제 상황에 맞추어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이라고 해서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책 내용을 이루는 뼈대만을 살펴보면, 그 내용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미 어디서 봤었던 것 같은 주제에 개별 사례를 덧붙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 슬기로운 팀장생활의 기술은 제 눈을 사로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서두에 옮긴 책 내용의 한팀장만큼은 아니라도, 한팀장의 모습은 실생활에서 제가 깊이 고민하던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에게는 너그러워도 자신에게는 인색한 것을 내강외유(內剛外柔)라 생각하며 자신에게 혹독하게 냉정하게 대할수록, 더 바르게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만큼, 만족스럽기 보다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평범한 진리조차 깨닫지 못한 저를 일깨워 줍니다.

 

이 책 슬기로운 팀장생활의 기술은 저처럼 일상에서 사람들 대할 때 평범한 진리조차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봄 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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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파텔, 패트릭 블라스코비츠, 조나스 코플러 저 / 유정식 역 | 도디드 | 2018813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허술, 멈추지 않는 추진력의 비밀을 읽어가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단어 세렌디피티, serendipity’입니다. ‘세렌디피티, serendipity’는 의도하지 않은 뜻밖의 발견을 의미하는 단어로, 학위 과정 중 많이 들었고, 또한 직접 과학 실험을 하며 수차례 직접 경험하기도 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 세렌디피티가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것은, ‘세렌디피티, serendipity’ 가 결과라고 한다면 이 책의 핵심 단어인 허슬, hustle’세렌디피티, serendipity’를 일으키는 과정을 칭하는 단어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허슬, hustle’은 주어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당연하게 살아가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인생을 원하는 대로 추진하는 개념을 말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허슬, hustle’은 내가 원하는 일은 기필코 일어나게 만든다는 정도로어 표현할 수 있는데, 솔직하게 우리네 식으로 말하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정도의 느낌 입니다.

 

책에서는 허슬, hustle’을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먼저 일상을 공허하게 만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학습된 무기력이 끊임없이 반복되면 스스로 자신의 운명에 대한 기대를 낮추게 되고 결국은 낙담이 습관으로 굳어져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책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과 삶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도전적인 프로젝트와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의 선택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앞서 언급한 도전적인 프로젝트와 환경 속에서 스스로 결단력 있는 선택을 하고, 필요할 경우 도중에 경로를 바꿔서라도 자신의 선택을 행동으로 바꾸어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책에 나와있는 말을 옮기면, 꿈을 빌리지 말고, 소유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은 실행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남들과는 차별화시키고, 주위 사람들 속에서 기회와 행운을 찾아 일과 삶에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으니, 남들과 차별화 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의미로 계속해서 허슬, hustle’을 반복합니다. 사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정도는 누구라도 이미 알고 있는 상식 선의 개념입니다. 그래서 책이 최근에 출간 되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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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상고사 (개정판)

신채호 저 | 도디드 | 20121017

 


읽기 전


 얼마전 중국 청두(成都)에 있는 진사(金沙) 박물관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진사 유적지는 2000년대 이후에 발굴된 유적지로 기원전 1000년을 전후(前後) 한 고대 촉나라 문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중국 친구들에게 진사 문화에 대해 물어 봤을 때 잘 알지 못했습니다. 내심 어떻게 자신의 역사를 그렇게 모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다가, 저는 과연 기원 전 1000년을 전후로 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자문(自問)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해 저 역시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제 나라 역사도 알지 못하면서 남의 허물을 비웃은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볼 요량으로 이 책 조선상고사를 읽어볼 생각을 했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인류 사회의()”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으로 발전하고 공간으로 확대되는 심적(心的)활동 상태의 기록이니, 세계사라 하면 세계 인류가 그렇게 되어온 상태의 기록이요, 조선사라 하면 조선 민족이 이렇게 되어온 상태의 기록이다.

 

무엇을라 하며 무엇을비아라 하는가? 깊이 팔 것 없이 얕이 말하자면, 무릇 주관적 위치에 서 있는 자를 아라 하고, 그밖의 것은 비아라 한다. 이를테면 조선인은 조선을 아라 하고 영().(:러시아).(:프랑스).() 등을 비아라고 하지마는 영...미 등은 저마다 제 나라를 아라 하고 조선을 비아라고 하며,무산(無産)계급은 무산 계급을 아라 하고 지주나 자본가를 비아라고 하지마는, 지주나 자본가는 저마다 제 붙이를 아라 하고.무산 계급을 비아라 한다.

 

이뿐 아니라, 학문에나 기술에나 직업에나 의견에나, 그 밖의 무엇에든지 반드시 본위(本位)인 아가 있으면 따라서 아와 대치되는 비아가 있고, 아 가운데 아와 비아가 있으면 비아가운데에도 아와 비아가 있다. 그리하여 아에 대한 비아의 접촉이 잦을수록 비아에 대한 아의 분투가 더욱 맹렬하여 인류 사회의 활동이 쉴 사이가 없으며, 역사의 전도가 완결될 날이 없다. 그러므로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인 것이다.

 

지금까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는 제대로 읽어 본 적이 그저 역사란 인류 사회의 () 비아(非我) 투쟁으로 시작하는 총론만 수박 핥기 식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선상고사 제대로 읽어 생각을 실천할 있어서 매우 기분이 좋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웠습니다.


 

읽고 나서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처음의 기대는 앞서 말했듯이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에 대한 무지 타파였습니다. 단군 왕검의 고조선(古朝鮮) 치우 천왕(値遇天王) 비롯해 제가 알지 못하는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친숙해지기를 바랬지만, 읽으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고조선 보다는 고구려(高句麗) 백제(百濟) 친숙하지 못했던 역사였습니다.

 

우선 고조선의 역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제일 이유는, 제가 가진 상고사에 대한 무지함 때문입니다. 사전 지식이 전무(全無) 상태에서, 책의 본문에 상세하고 친절한 주석(註釋)마저 없으니, 전후(前後) 맥락(脈絡) 따져 가며 읽기는커녕, 내용을 따라 가기에도 벅찼습니다. 정말 부끄럽게도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단군왕검(檀君王儉) 시대부터 삼조선이라 불리는 신조선, 불조선, 말조선 이야기까지, 저는 단군 신화 외에는 이전에 번도 접해 보지를 못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조선상고사 일독(一讀)하기는 했으나, 진정한 조선 상고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지(無知)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조선 서술에 있어 지금보다 상세한 주석을 포함한 다양한 해설서가 나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조선에 반해 고구려와 백제는 상대적으로 읽어 나가기가 수월했습니다. 정규 교육 과정 중에는 배운 삼국역사가 신라에 치우쳐져 있긴 했으나, 그래도 고조선에 비하면 고구려나, 백제에 대해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배웠고, 그 외에 간간히 읽어 본 책이나 TV 드라마를 통해 본 내용들도 이 책 조선상고사에서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규 교육 과정에서는 배운 적 없던 내용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대표적으로 고구려 시조 주몽의 아내인 소서노에 대한 이야기나 차대왕(次大王), 을파소(乙巴素),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 장수태왕(長壽太王), 그리고 연개소문(淵蓋蘇文)과 같은 고구려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과 고구려의 북진정책과 남진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

백제 또한 근구수왕(近仇首王), 해외 식민지, 부여성충(夫餘成忠) 그리고 부여복신(夫餘福信)과 같이 잘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새로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익히 알지 못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 외에도 책 전반부에 걸쳐 계속 볼 수 있는 책의 저자, 단재 신채오의 역사 의식 또한 제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중국의 체면은 살리고 치욕은 숨기는 춘추필법에 의거해 기술된 중국의 역사서 속 왜곡된 기술을 증거를 들어 비판하고, 또한 중화사상에 빠진 나머지 스스로 춘추필법을 따라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축소했던 우리나라의 사대주의자들 또한 비판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책이 쓰여진 일제 강점기 였던 시대적 배경을 따져보면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우리 역사를 자주적으로 기술한다는 것이 나라를 빼앗긴 우리 국민에게는 당연히 필요했을 터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보면 무조건적인 민족주의는 지양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그 당시 한중일 삼국의 시각을 전부 아울러 볼 수 있는 관점에서 살펴 보는 조선 상고사에 대한 해설서가 있으면 좋을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게는 전혀 익숙하지 못한 이두를 근거로 고대 지명을 고증하고 고대사 속의 우리 영토를 유추해 가는 서술을 이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두와 이두문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읽을 거리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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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 Nicholas Carr 지음 |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4

 
 

1. 들어가기 전
 

 얼마 전 동생이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The Shallows’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책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세계적 대가의 글은 다르다며 극찬(極讚)입니다. 인터넷으로 인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얼굴은 떠오르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쩔쩔 매거나 가끔 어머니의 휴대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하는 제 모습에 떠오른 디지털 치매라는 단어로 저도 이 책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프롤로그(prologue)에서 맥루한, Herbert Marshall McLuhan미디어의 이해, Understanding Media’를 언급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은 미디어 속 콘텐트에 주목하지만, 콘텐트뿐만 아니라 미디어 곧 스스로 메시지가 되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자가 인터넷을 미디어로 규정하고 미디어로써 인터넷을 분석하고 이야기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 예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습니다.

 

먼저 예상이 틀렸다는 건 이 책의 관심사가 오로지 컴퓨터, 검색, 그리고 기억 같은 키워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가지는 놀라운 가소성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문자와 인쇄술 같은 혁명적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지 천천히 살펴 봅니다. 이렇게 전통적 학설을 통해 어떻게 사고가 깊어지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서 미디어로써 인터넷으로 관심을 옮겨갑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존 미디어가 쇠락(衰落)해 가는 것에서 시작해 멀티태스킹, multi tasking과 하이퍼텍스트 hyper text로 인해 뇌가 어떻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로 인해 혹사 당하고 산만해지는지에 대해 살펴 봅니다. 또한 인터넷의 효율적인 정보 수집으로 얻을 수 있는 뛰어난 결과물에 주목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로 인한 역기능(逆機能)입니다. 끊임없이 갱생하는 기억 속에서 깊이 있는 사색(思索)이 나오기 마련인데, 인터넷이 가진 극단적인 효율성과 즉각성은 흔히 디지털 치매라 이야기 하는 망각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검색을 이용한 기억의 아웃소싱은 결국 문화를 시들게 할 것이라며 저자는 개탄(慨歎)합니다.

 

 

3. 읽고서
 

 책을 읽고서 사실 그다지 깔끔한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내심 미디어가 메시지를 규정하고 도구가 인간을 확장시킨다는 맥루한의 이야기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기대했었는데, 저자 역시 문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만 봐도 인터넷의 사용이 늘면서 독서의 양이 줄었고, 생각의 흐름이 긴 글쓰기의 양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안 제시를 기대했습니다만 제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역기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터넷을 내려 놓고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 눈에는 효율성을 추구하느라 오히려 깊이 있는 사고를 놓치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는 정도로 이 책에 의의를 두면 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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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률 지음 | 웅진윙스 | 2009 6
 

 1. 책 나눔

  이 책 딜리셔스 샌드위치를 알게 된 건 순전히 블로그 Read & Lead덕분입니다. 주인장이신 buckshot님께서 나눔, 알고리즘’이라는 포스팅을 통해 책 나눔을 실천하셨는데, 그 떄 냉큼 신청해서 선물로 받은 것이 2009년 여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를 기점으로 논문과 일에 극심하게 찌들어 살게 되면서,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이 둘에만 집중하기로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것이 두부 자르듯 한 순간, 만족스러운 상태로 갑작스런 변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 이후로 여전히 논문과 일에 끌려 다녔고, 그러는 사이 이 책 딜리셔스 샌드위치를 포함해 쌓여 있는 여러 책에는 눈길을 제대로 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용기를 내어 다시 책을 집어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책 딜리셔스 샌드위치’가 Prologue부터 그간의 제 일상을 비웃 듯, 제 생활은 잘못되었고 문화가 밥 먹여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2. 놀라움과 진부함

정말로 두럽습니다

예전엔 통장의 잔고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두려웠습니다. 퇴직 후 길고 긴 노년을 무엇으로 버틸지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일 년 남짓 맨해튼 여기저기를 헤매보면서 정말로 두려운 대상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20년 넘게 한 극장에서 같은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다는 사실. 몇 시간을 서서 봐도 다 못 보는 어마어마한 양의 세계 명화가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 신문의 비즈니스 섹션보다 아트스타일면이 더 두꺼울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졌습니다.

– Prologue 중에서

 문화가 밥 먹여주냐구요?

 그렇습니다. 오늘의 뉴욕이 결코 돈이 많아서 파리, 런던, 도쿄를 밀어 제친 것이 아닙니다. 뉴욕의 문화가 뉴욕의 경제를 만들었습니다. 그 경제는 다시 문화를 살찌우고 있습니다. 그 논리는 철저히 개인에게도 적용됩니다. 현재는 경제자신이 더 낳은 사람이 부자이지만, 미래는 문화자산이 많은 사람이 더 풍요하게 살 것입니다. 2의 산업혁명처럼, 지식경제사회가 문화비즈니스사회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재테크 타령만 하고 있다가는 경제적으로도 한참 뒤쳐진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습니다. 뉴욕의 금융사회나 로펌이 고객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통째로 빌려 그림을 보며 파티 하는 세상입니다. 문화를 모르면 경제도 모르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적 능력이 문화적 능력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문화적 능력이 경제적 능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 Prologue 중에서

  
 
책을 보면서 저는 깜짝 놀았습니다. 비록 통장에는 잔고가 별로 없고 퇴직 후 긴 노년을 버틸 대책도 없지만, 이건 제게 당장 당면한 문제는 분명 아닙니다. 그런데 아직 닥치지도 않은 문제를 두고서, 제가 속해 있는 집단이 걱정하고 있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취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인식하지도 못한 채 이러한 걱정의 행렬에 참여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속해 있는 조직이 제게 끝임없이 앞만 보고 달릴 것을 수시로 주문하지만 그래도 저는 다를 줄 알았습니다. 당장 제 색깔을 낼 수는 없지만 결코 잊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스펀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저도 사회의 담론 안에서 허우적 거리고만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놀라움으로만 다가온 것은 아닙니다. 저자가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인식하게 된 우리사회의 취약점을 진지하게 풀어 놓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급변하는 사회에서 2008년 여름에 출간 된 책 속의 문제의식이 2011년 가을까지 그대로 유효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일본에 눌리고 중국에 치이는 샌드위치가 맛있는 샌드위치가 되기 위해서 문화적 요소가 가미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net cracker나 역(
) nut cracker라는 용어로 이 책의 저술 시점을 전후로 다양한 매체에서 여러 차례 지적되었습니다. 저 또한 Seri 보고서를 통해 여러 차례 비슷한 내용을 봤었습니다. 그래서 2011년 가을이 맞이 하는 시점에서 읽어 보기에는 아쉬움이 분명있습니다.

 
 
 3. 글쓰기
 

  우리는 지금 자본 집약의 제조 산업이 갖는 한계가 보고서가 아닌 현실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바일 사업을 두고서 벌이는 애플과 구글 그리고 삼성의 싸움은 앞으로 다른 영역으로까지 넓혀 질 것이 자명합니다. 이러한 경향이 심화 될 수록 문화 산업은 책 속 저자의 주장처럼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돌출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야기에 저 역시 공감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컬쳐 비즈의 중요성을 역설하다가 갑자기 문화 비즈니스에 적합한 소통 능력에 대한 이야기로 관심을 옮겨가고 그 핵심은 글쓰기라고 단언합니다. 사실 글쓰기의 중요성은 이미 생각하고 있던 터라,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이야기 역시 나무랄 때가 없습니다. 하지만 문화 비즈니스를 통해 억눌린 샌드위치가 아닌 맛있는 샌드위치가 되어야함을 이야기하는 책의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내용이 갖는 유의미와는 별개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둘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해줄 내용이 부족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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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 피셔, Len Fisher 지음 | 박인균 옮김 | 추수밭 | 200910

 


1. 멀게만 보였던 게임이론 (theory of games)


 제가 게임이론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건 군사 전략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설명하고 논의하는 보고서를 통해서였습니다. 사실 '군사전략'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매력에 솔깃했고 내심 흥미로웠습니다만, 바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웬지 ‘게임이론’은 제가 공부하는 과학보다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어울려 보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장 전략적 판단이나 이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으로써의 게임이론’을 제가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없다는 점 또한 즉각적인 관심을 갖는데 주저함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게임이론은 오랜 시간동안 매력적이긴 하지만 저와는 별반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이론'에 대한 책인 가위바위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을 생각을 갖게 된 건 순전히, 이 책의 저자 렌 피셔, Len Fisher 때문입니다. 예전에 그가 Physics takes the biscuit라는 제목으로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하면 커피와 비스킷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연구해 최고의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Nature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런 독특한 주제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도 있고 이런 내용이 Nature에 나올 수도 있구나하며 신기해했었는데, 신기한 물리학자라고 생각했던 렌 피셔가 이 책의 저자였고, 물리학자의 눈에 '게임이론'은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해졌습니다.

 


2. 내시 균형, Nash equilibrium


 '게임이론'을 설명하는데 핵심은 '내시 균형'입니다. 사실 '게임이론'이니 '내시 균형'이니 하니까 처음부터 그 내용이 무척이나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핵심은 간단한 법입니다. 역시 내시의 균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내시는 실제 사회적 상황에서 어느 쪽도 손해 보지 않고 빠져 나갈 수 없는 상태를 균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균형상태에서 단독으로 누군가 전략을 바꾸면 전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내시가 발견합니다. 그리고 협력적 해결책(협상한 협의안)이 내시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하나 또는 둘 모두 이후 전략을 바꾸어 자신에게 더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 하면서 협력은 깨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게임이론의 장점


 사실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이 윤리나 도덕 같은 내적 규율을 통해 협력을 이루어 나가는 것 만큼 좋은 선택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실생활의 대부의 경우, 윤리와 도덕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이 발달하게 되고, 이러한 외부 규율에 통해 사람들을 서로 협력합니다. 하지만, 만사를 법으로 해결하는 것에 또한 모두가 알고 있듯이 능사는 아닙니다. 이러한 점에서 내시 균형에 바탕을 두고 외부 규율 없이 자발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게임이론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또한 알고보면 그 내용 역시 매우 간단하면서도 그 결과는 강력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직접 자신의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책에서는 이야기하는 여러 딜레마를 실험해 보면서 자신이 펼치는 '게임 이론'의 효과를 이야기합니다.

 


4. 아쉬움


 이 책의 장점은 저처럼 게임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읽기에도 별 부담이 없는 평이한 설명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저자의 실생활을 속에서 스스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야기의 당위성을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이 좀 아쉬웠습니다. 분명 저자가 실생활에서 간단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예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지만, 저자가 물리학자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물리학자의 입장에서 사회적 현상을 통계적 접근을 통해 이해하고 설명하며, 그 속에서 게임이론과 내시 균형을 적용하며 정당성을 주장했었으면 훨씬 더 책의 내용이 알찼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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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지음 | 김영사 | 2009 2

 

 

1.    들어가는 글


 제가 슬럼프(slump)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던 사실은 이미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전히 그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도 마냥 손 놓아 기다리며 마냥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비록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성격을 탓에 실체보다 그 어려움을 훨씬 더 크게 느끼곤 하지만, 그래도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주역(周易) 가르침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 모자람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과 관계 향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보려고 부단히 애썼습니다. 당장 어떻게 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판단할 만할 수 있는 예지(叡智)는 가지지 못한 채,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가르침의 실천은 제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유명한 블로거이신 Inuit님이 작성한 포스트를 통해 알게 된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읽었습니다.

 


2.     내용


 책의 내용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로 축약(縮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들어보았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기본으로 위기지학(爲己之學)에서 시작해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향해 살아갈 것을 책 전체에 걸쳐 일관성을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책 내용이 무척이나 간단하게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600여 쪽에 달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가벼운 소설이나 수필을 보듯 읽어나가면 이 책의 참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스스로의 경험을 떠올리며 꼼꼼히 따져 읽어 볼만하고 또 그래야 합니다.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특히 더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스스로 가진 깊이에 더더욱 비례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완벽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중반을 넘어가면서 비슷한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것은 정말 아쉬움이 컸습니다. 또한 글의 짜임새 역시 앞부분에 비해 못합니다.


 앞서 책의 내용이 위기지학을 바탕으로 위인지학을 지향(志向)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사회() 도 결국은 개개인()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위기지학와 위인지학의 경계가 그렇게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둘을 함께 어우르는 영역도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상 제 입장에서 두 가지를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위기지학을 자신을 위한 것인 만큼 바탕공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경(逆境)에 쉽게 좌절하는 사람은 순경(順境)에 쉽게 교만해지기 마련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바탕공부가 충실히 되었을 때야 지리멸렬(支離滅裂)하며 각개격파(各個擊破) 식이 아닌 일사불란(一絲不亂)하고 명약관화(明若觀火)해야 하고자 하는 바를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전에 없던 새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옛 것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옛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나만의 색깔로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저는 위인지학을 떠올렸습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위인지학은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을 강구실용(講究實用)의 입장에서 옛 것을 바라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입니다. 일을 강구할 때는 제대로 된 목자와 범례를 세워서 전체 그림을 그리라는 선정문목(先定門目)과 먼저 모으고 다음에 나누고 다시 그룹 별로 묶으라는 휘분류취(彙分類聚) 또한 언뜻 보기에는 위기지학의 입장에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선정물목하고 휘분류취해서 자신이 정확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큰 범주에서 위인지학으로 봐도 무방해 보입니다.

 


3.     맺음말


 첫머리에서 주변사람들과 더 친근한 관계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해 보려고 애썼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눈 가려 외면하고는 그럴싸하게 주역의 구절을 가져와 스스로 당위성(當爲性)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해야 통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보기에 좋다고 초승달이 단 번에 보름달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수기치인하며 앞 뒤 연유(緣由)를 잘 살펴보며 효제(孝悌)하고 근검(勤儉)하는 것이야 말로 제 스스로 발전하고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읽어 보기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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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램지, Gordon Ramsay 지음 | 노진선 옮김 | 해냄출판사 | 20099




1. 슬럼프 그래서 더욱 큰 기대치

 

 요즘 가을을 타는지 슬럼프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보잘 것 없던 빈털터리 인생을 꿈과 열정에 살짝 굽고 근성으로 완전히 익혀 성공하기까지라는 문구로 선전하던 책 고든 램지의 불놀이 : 슈퍼 쉐프 고든 램지의 한 도전과 성공, Gordon Ramsay’s Playing with Fire’를 접했습니다. 매사 귀찮아 게으름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태에서 봐서 그런지 열정과 근성으로 성공에 이르렀다는 선전 문구는 이 책이야 말로 슬럼프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갈 수 있게 해 줄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로 책장을 열자 마자, ‘누구보다 조금 나은 정도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경지에 올라야만 했다는 그의 이야기에서 책에 대한 기대치를 최고조에 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필요한 것은 바로 고든 램지와 같은 열정과 노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책을 읽어 나가면서


비록 세련되지 못한 표현이었지만, 성공에 대한 강한 갈망과 강력한 실행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같이 정제된 언어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부류의 책을 선호합니다. 이에 반해, 이 책은 읽어 나갈수록 제가 선호하는 부류의 책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했습니다. 자극이 필요할 때는 정제된 언어보다 자극적인 언어가 더 좋을것이라고 한 생각은 그저 오판(誤判)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320쪽 밖에 되지 않는 분량이 21()으로 나눠 놓은 것에서 미루어짐작할 수 있듯이, 내용 역시 깊이가 없습니다. 아울러 내용이 깊이가 모자란 만큼 책을 통해 저자의 폭넓은 사고를 보기도 힘듭니다. 그러자 책에 대한 기대치는 금세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책의 말미에 기부를 비롯한 몇몇가지 저자의 가치관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제 눈에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해 보입니다. 슈퍼 쉐프 고든 램지의 한 도전과 성공의 주된 관심사는 많은 돈을 버는 세속적 성공입니다. 


 



3. My way


그렇다고 해서 책을 읽으면서 배운게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자인 고든 램지는 책에서 철저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열심히 일하고 그를 바탕으로 성공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그의 성공 목표가 제 경우와 다르기는 하지만 남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을 통해 성공에 이르렀다는 것은 분명 새겨둘만 합니다. 이상적 조건과 상황을 상정해 놓고, 이상적인 모습을 추구하기 위해 제가 변하려하면서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린 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변화도 스스로 확고한 중심을 가지고 있을 때야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http://withthink.textcube.com2009-10-14T13:15:09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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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ththink.textcube.com2009-10-10T05:42:440.31010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8

 

 

1.     호감가는 제목, 말하기 강의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The Art of SPEAKING’을 보면서 인상적인 것은 말하기 강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서적을 포함한 어떠한 제품을 봐도 과장되고 자극적인 이름이나 제목이 마케팅의 중요 요소로 손꼽는 시대에 말하기 강의라는 소소한 제목이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너무 기본적인 것이라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실은 썩 잘하지 못하는 말하기에 대한 인식과 관심 덕분에 저는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크 사회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또 네트워크 사회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누구나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자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관계성은 인간의 기본욕구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그런 욕구를 갖는다는 것은 위의 두 놀이터 관찰 사례에서 보다시피 부끄러울 것도 자존심 상할 것도 없는 자연스런 것이다.  - 21


2.     책을 읽어 가면서

 

 책을 읽어 나가다가 자신의 사례를 책에서 보면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나가게 됩니다. 이 책을 보면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 할 때는 편안하지만 친하지 않은 사람과 단 둘이 대화할 때나 소집단 안에서 이야기할 때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만, 아쉽게도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은 따로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말하기에 대한 인식을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자신만의 방법만이 만능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절대시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유정아는 그런 우() 는 범하지 않습니다. 책 전체에 걸쳐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확신하고 다른 것들을 배척하지 않는 열린 자세는 바람직해 보였습니다.



교정을 권고한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의견을 제시하고 이런저런 가지를 쳐주는 것일 뿐,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앞서 말했듯,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러저러한 것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기준을 정해 제시하기는 힘들다. 유창한 말솜씨, 정확한 발음과 힘 있는 목소리, 안정감 있는 자세, 적당한 말의 속도와 어조의 변화, 자신 있는 태도와 눈 맞춤, 유연한 제스처 등 우리가 훌륭한 화자의 특질이라 여기는 능력들은 화자가 이를 제대로 체화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생각이나 내용보다 말재주가 앞서 화려한 언변이 허망하게 느껴지는 경우, 이와 대조적으로 진땀을 흘리고 눈도 제대로 못 맞추지만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느껴지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겠는가. 어떤 기준에 근거해 누가 말을 잘한다고 판단 하겠는가.   - 65



3.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하기 강의의 교재 입니다. 그래서 책의 중반부로 가면 교과서적인 서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이야기하는 방식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고 누차 이야기하지만, 교과서적 단편성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강의를 위한 교재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나운서 시절의 에피소드나 말하기 수업 도중의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이것은 독자의 관심을 상기 시킬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책의 어정쩡한 정체성에 놓이게 되는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수업은 자아를 생각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통이라고 하면 타인과의 소통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모든 소통은 자신과의 소통intrapersonal communication과 동시에 또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흔히 소통은 타인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자신과 소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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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8


 

1.     유가(儒家)와 장자(莊子)

 

 이 책 장자 21세기와 소통하다를 이야기하려면 먼전 언급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자의 학설과 학풍을 신봉하고 연구하는 유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통적으로 유가의 학풍이 우리나라의 사상과 윤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무도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물론 저 또한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 제 가치 체계와 윤리 체계에서도 유가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어느 것보다 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껏 학교 교육을 통해 배운 노장사상(老莊思想)에서 장자의 사상을 떠올려 보면 유가적 입장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렇지만 알고 있는 것들이라곤 사회나 윤리 교과서에 읽었던 몇 줄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이러한 아쉬움에 대한 반동(反動)적 요소가 큽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장자의 사상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가 신봉(信奉)하는 유가의 사상과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2.     핵심내용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도가(道家)의 대표로 손꼽히는 장자의 사상을 짧은 몇 문장을 통해 그 진수(眞髓)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구를 통해 미흡하게나마 장자의 가르침을 비교적 간단하게 배울 수는 있습니다. 장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단어는 ()()’입니다. 장자는 유가에서 추구하는 성(), (), (), (), 그리고 인()과 같은 가치는 사회가 기대하고 요구하는 가치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주입되거나 요구된 가치를 넘어선 참된 가치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에게 있어 도()는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는 무위(無爲)이고, ()은 사람들 내면의 순수한 정신, 맑은 영혼을 왜곡시키는 윤리의 허울과 틀에 박힌 도덕적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장자는 사람들 내면의 순수한 정신, 맑은 영혼을 왜곡시키는 껍때기의 윤리와 틀에 박힌 도덕적인 가치들을 부정한다.

 

그런 가치는 대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신념과 명분으로 나타난다. 명분이란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대로 "명분이 없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자가 볼 때 '명분이란 본질의 껍데기'이며 실천을 위해 걸어놓은 기치일 뿐이지 실천 그 자체는 아니다. 그러므로 신념이나 명분에 매달리다 보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것이 장자가 말하는 요점이다.


 '충성', '믿음', '청렴', '정의' 등의 명분에 목숨을 걸고 스스로 죽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명분을 남에게도 들이대면 그 폐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통'이라는 이름 하에 껍데기 풍습을 고집하거나, '민주'라는 신념 속에 질서를 무시하는 잘못 역시 거짓 가치로 포장된 명분의 폐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럴 듯한 가치를 띤 명분 앞에서 객관적인 상황 판단을 못한다는 점이다. 깨끗한 게 좋다고 하면 더러움이 전제되고 만다. 더럽다고 여겨지는 것이 의식되기 때문에 깨끗함에 기울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추구하는 어떤 가치가 옳다는 신념을 갖다보면 남의 그른 것을 용인하지 못하고, 심지어 남을 바로잡으려는 일을 서슴지 않게 된다.                          - 24


그렇다면 그런 가치관의 신념이란 죽음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절대적인 것인가. 장자가 볼 때 사실 이런 신념은 배운 것이 작용한 것이고 밖으로부터 요구된 가치일 뿐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나라와 민족, 사회와 이웃, 가족과 나를 '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이욕과 집착의 변형된 허울일 뿐 모두 하늘로부터 부여된 순수한 삶을 왜곡하거나 파괴하는 것이다. 실제로 역사상의 많은 정치적 재앙들은 대개 이런 집착의 산물이었다. 동서양 역사를 통해 국가의 지도자를 죽이거나 지도자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람들, 남을 죽이거나 자신을 죽인 사람들은 사실 명분과 신념의 신봉자들이었다. 그것은 이욕과 집착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장자가 주목한 것은 이렇게 외부로부터 주입되거나 요구된 가치를 넘어서 참된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좋다고 '인식된' 가치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25~26

 

도척의 부하가 도척에게 물었다.

"도둑질에도 도가 있습니까?"

도척이 대답했다.

"어디에도 없는 곳이 있겠느냐?"

방안에 무엇이 있는지 잘 알아맞히는 게 지혜(智)이다.

침입할 때 앞장 서는 것이 용기()이다.

나올 때 맨 나중에 나오는 게 정의()이다.

도둑질이 잘 될지 안 될지를 아는 게 지식()이다.

분배를 공평하게 하는 게 어짊()이다.


현실에 충실하다는 것이 때로는 부당한 일에도 '성실'하고 '신의'있게 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최선을 다한다'는 일이 남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욕망은 명분으로 포장되고, 명분은 언제나 지식으로 윤색된다. 지식으로 윤색되었지만 내용은 진정한 선행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 128



3.     책을 읽고 난 후 생각


  저는 유학(儒學)만큼 수신(修身)하기에 좋은 학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속의 경직(硬直)으로 인한 답답함은 내심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유가의 사상에 대한 대안(代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가와 도가를 서로 대립적(對立的)인 관계라는 말은 아닙니다. 대립보다는 상보적(相補的)인 관계로 생각하되, 먼저 유가의 사상적 기반을 잘 다진 후에 도가의 사상을 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정 수준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채 도가의 사상을 신봉하면 자칫 잘못하면 유가의 사상을 부정하기 위한 겉멋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책을 읽다가 보면 ‘~없다’, ‘~아니다의 형태로 이야기를 끝맺는 경우가 않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정형(定形)적 표현보다 부정(否定)적 표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부정적 인식이 가지는 한계도 분명히 있는데, 이러한 한계에 대한 인식과 고려는 충분했는지 역시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신발을 사러 가서 신어볼 생각은 하지 않고 발을 재려고 자부터 찾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당장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데도, 도와주는 실천에 앞서 경전의 말씀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따지려는 경직된 자세를 비판하는 것은 분명 새겨 들을 만합니다.

http://withthink.textcube.com2009-09-25T02:56:51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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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조 팰러디노, Lucy Jo Palladino 지음 | 조윤경 옮김 | 멘토르 | 2009 7



  1. 책 소개


포커스존 : 집중력을 위한 뇌의 재발견은 아드레날린을 기본으로 세로토닌, 도파민, 그리고 노르에피네프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의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책입니다. 각각의 호르몬이 인체, 특히 정신 상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고 독자로 하여금 집중력을 잘 유지 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제 경우는 평소 집중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었고, 아울러 읽어가면서 공부하고 있는 친동생에게도 권해 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2. 책 속 이야기


 책 속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핵심 메시지는 집중력을 유지입니다. 저자가 풀어서 설명하는 것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사회 구조 역시 복잡해져서 사람들은 그 어느 때 보다 걱정, 비난, 그리고 자기비판 같은 부정적인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부정적 요소를 주의력 통제, attention control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적절한 내외부 자극 조절을 통해 부족한 자극과 지나친 자극 사이에 있는 포커스 존에서 머물게 하는데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굳이 책에서 소개하는 예를 들지 않더라도, 적절한 자극이 없어 지루해 하거나 혹은 지나친 자극 사이에서 오가는 줄타기를 실제 제 생활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제 경우에는 현대인의 생활은 부족한 자극과 지나친 자극 사이의 극단을 오가는 것이 보통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쉽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술(前述)한대로 적절한 자극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현대인(現代人)이 실생활에서 속에서 자신이 기대하는 만큼만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은 자신이 강화하고자 하는 뇌의 연결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인간의 뇌가 집중력을 가지는 적절한 조건을 포커스 존이라 정확히 명명하고 의도적으로 포커스 존 상태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통해 좀 더 수월하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책에서 그 구체적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3. 방법론


자극 주는 방법

- 박자가 빠른 연주곡을 틀어라.

- 감각적인 방법으로 기분을 전환하라.

- 디지털 세상에 접속하라.


자극을 줄이는 방법

- 긴장을 풀어주는 연주곡을 틀어라.

- 부드럽게 감정을 이완시켜라.

- 디지털 세상과의 접속을 스스로 통제하라.


마음을 진정시키는 요령

- 노래를 흥얼거린다(가사를 잊었다면 생각날 때까지 허밍으로 불러보라).

- 양손을 꼭 쥐고 손가락의 긴장에 집중한다.

- 눈을 감고 도심에서 벗어난 야외,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 있다고 상상하라.

- 100부터 숫자를 거꾸로 세라.

- 오늘 날짜나 어제 저녁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보라.


지속적인 주의력 분산을 관리하는 요령

- 염두에 둔 멀티태스킹으로 포커스 존에 머물러라.

- 전자장비가 당신을 부를 때 반응하지 말고 행동하라.

-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라.

- 끝내지 못한 임무가 쌓이게 하지 마라.

- 주의 상태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라.


과부하가 일어났을 때 그로 인해 압도당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요령

- 4각 호흡법을 실행한다.

- 즉시 파워브레이크를 취한다.

- 한계를 설정하고 ''라고 말한다.

- 계획을 세운다.

- 간결하고 반복적인 자기 지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과부하가 일어나기 전에 압도 당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요령

- 요구와 자극의 한계를 설정한다.

- 단호한 마음으로 바람직한 결정을 목표로 한다. 완벽한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 근무환경을 정돈된 상태로 유지하고 과부하를 언제든 처리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4.  읽고 나서의 느낌


책을 읽어 나가면서 두 권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몰입 Think hard!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머니 앤드 브레인 : 신경경제학은 어떻게 당신을 부자로 만드는가이 바로 그것입니다. 몰입 Think hard!’에서는 이 책 포커스존에서 말하는 최고의 집중력 이상의 상태를 추구합니다. 최고의 집중력을 추구하고 유지하는 것은 분명 최선의 방안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책에서도 외부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로지 문제해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도 이야기하듯 일반인이 생활 속에서 외부 방해, 즉 외부 자극을 완벽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몰입 Think hard!’의 경우는 일반인이 실생활에서 적용하는 것에 대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 보입니다.


머니 앤드 브레인은 직관적 사고와 반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직관적 사고와 반응이 투자 행위와 관련되기 시작하면 그 위험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지게 되는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직관적 사고와 반응이 이 책 포커스존에서 말하는 지나친 자극으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과다하게 분비된 상태를 다른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5. 맺음말


 간결한 요약 : 집중력이 부족할 때 자극(멀티태스킹, multitasking)이 유용함. 그러나 집중력 과다(아드레날린 과다 분비)시에는 멀티태스킹은 좋지 않음. 자극을 적절히 조절하여 포커스 존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함.


테니스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대신,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테니스 연습을 한다. - 5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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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무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 7

 


1.     교양서적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시리즈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신화삼양미디어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시리즈 중의 한 권입니다. 시리즈는 이 책 세계의 신화를 포함해 18권까지 나와 있습니다. 그 내용이 종교를 포함해 신화, 역사, 미술, 음악, 과학, 철학, 영화 등 다양합니다. 그 중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성서 이야기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명화를 직접 읽어 봤습니다. 두 권의 책 모두 객관적이고 깊이 있는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초심자(初心者)가 읽어 나가기에 무리 없이 성서와 명화에 대한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 놓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시리즈의 특징은 이 책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신화에서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 분량이 750여 쪽을 넘어서고 가볍게 휴대하고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차분히 읽어 나가다 보면 이러한 아쉬움은 금세 사라지고 재미있는 신화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됩니다.

 


2.     책의 구성

 

 Part Ⅰ 서양의 신화, Part Ⅱ 동양의 신화, 그리고 Part Ⅲ 기타 신화로 나누어 전개됩니다. 그런데 구성에서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화가 Part Ⅱ 동양 신화에 있지 않고, 맨 처음에 나옵니다. 서양의 신화 part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해 이집트 신화, 북유럽 신화, 켈트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그리고 페르시아 신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동양의 신화 part에서는 중국 신화, 인도 신화, 일본 신화, 그리고 몽골 신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타 신화 part에서는 북미 신화, 중남미 신화, 아프리카 신화, 그리고 오세아니아 신화에 대해 언급합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사항으로는 이집트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그리고 페르시아 신화는 동양 신화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리스 로마 문화와 많은 교류를 고려해서인지 서양 신화 part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또한 동양 신화에서 몽골의 신화를 포함하고 있는 점과 흔히 접할 수 없었던 북미 신화, 중남미 신화, 아프리카 신화, 그리고 오세아니아 신화를 part Ⅲ에서 함께 이야기하는 점 또한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책을 읽으면서 감상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스스로 우리나라 신화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사실의 재인식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서 단군 신화가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건국 신화가 아니라 스스로 환인이라 부르는 부족이 한반도에 정착하고 살았던 호랑이 부족과 곰 부족 중에서 곰 부족과 연합하여 새로운 국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때 신화가 가지는 역사성에 대해 생각해 봤던 경험이 있습니다만, 그리고는 금새 잊어버렸습니다. 단군 이후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하인리히 슐리만, Heinrich Schliemann을 통해 역사의 무대로 내려 왔듯이, 치우를 위시한 탁록대전만 봐도 중국에도 같은 이야기가 그들의 입장에서 신화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사료를 통해 실제 역사로 검증하는 단계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에 있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제일 세련된 모습이었습니다만,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신화는 북유럽 신화였습니다. 다른 신화들은 대체로 역사적 사실을 비롯해 해당 지역 주변 상황을 떠올리면서 읽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반해 북유럽 신화는 그냥 재미있는 판타지 이야기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실제 영화 반지의 제왕을 비롯해 많은 판타지가 북유럽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4.     아쉬움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다가 보면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책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신화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전세계의 신화를 포괄하고 있는 터라, 설명하면서 대상의 이름을 잘못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삽입한 삽화의 설명과 화와 본문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해하면서도 제일 아쉬웠던 점은 우리나라 신화를 다루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서 우리나라 신화는 동양의 신화 part에 두지 않고 맨 처음에 따로 설명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저자가 다른 지역의 신화에 비해 우리나라 신화에 대한 가중치를 두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비해 내용도 분량도 초라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신화 연구가 그리스 로마의 것에 비해 미진하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였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좀 더 가중치를 두고 설명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히, 저자 그룹인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더 아쉬움이 큽니다.

 


5.     끝맺음

 

 앞서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아쉬움을 늘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분명히 덧붙여야 할 말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아쉬움은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즐거움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소한 몇 가지에 아쉬움을 관심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대신 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 신화를 비롯해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신화까지 함께 비교하며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일독(一讀)해 보기를 강....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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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ththink.textcube.com2009-08-16T18:15:520.31010

노나카 이쿠지로 戸部 良一 , 스기노오 요시오 寺本 義也, 데라모토 요시야 寺本 義也, 가카타 신이치 杉之尾 孝生, 도베 료이치 村井 友秀, 무라이 도모히데 野中 郁次지음 | 이승빈 감수, 박철현 옮김 | 주영사 | 2009 6 

 

 

카네기 인생과 직업처럼 성공에 대한 논의를 하는 책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성공학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는 독자들의 성에 차지 않았는지, ‘실패를 다룬 실패학에 대한 책도 근래들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왜 일본 제국은 실패햐였는가? : 태평양 전쟁에서 배우는 조직경영을 읽을 생각을 했던 것도 이러한 실패학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책은1939년 일본과 소련 간에 일어난 노몬한 사건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중 미드웨이, 과달카나, 임팔, 레이터, 오키나와 전투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모두가 일본군이 진 전투라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전투를 통해 일본군이 질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조직론의 입장에서 전략과 조직에서 찾습니다.


사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지만,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슬픈 와 그들이 대동아 공영권을 주장하며 행사했던 영향력을 알고 있어서, 그 시절 그들의 역량은 대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일본군이 사병과 부사관들은 용맹함을 넘어 악질적이었으나 정작 그들을 지휘한 장교는 허술한 작전과 유연하지 못한 조직 체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정보, 첩보, 수색과 같은 정보전과 보급, 병참 등을 정신력 강조를 통해 극복하려 했다는 사실은 실망이었습니다. 겨우 이러한 조직 체계로 대동아 공영권을 이루려 했고 그 시절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을 보면, 그 시절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타 아시아 국가의 역량이 정말 형편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감이 없진 않지만 저는 이 책을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실제 작전 일지를 통해 전투를 이야기하는 책을 이전에는 읽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나치게 졌다는 사실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통에, 일본군이 가졌던 장점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조직론 차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지만, 그 인식의 폭과 논리적 이야기 전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스탠퍼드 교수 제프리 페퍼의 책에 관심을 갖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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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ththink.textcube.com2009-07-13T03:54:350.3810

루이스 버즈비, Lewis Buzbee 지음 |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096

 

책은 왜 읽을까요? 이 간단한 물음에는 책의 종류에 따라,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물음에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노란 불빛의 서점의 저자 루이스 버즈비는 그냥 좋아서라고 말합니다. 그는 평생을 책을 매개로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그는 직업마저도 서점과 출판사에서 일하며 책과의 인연을 이어온 사람입니다. 이 책 노란 불빛의 서점은 이렇게 탐서가로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펼쳐 놓는 책입니다.

 

저는 책을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하는 편입니다. 바쁜 일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면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추천이나 문학상 수상작, 누구나 인정하는 고전, 혹은 스스로 검증을 마친 작가의 책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선택 기준을 놓고서 이 책 루이스 버즈비의 노란 불빛의 서점을 보면, 이 책은 제가 딱 피해가야 할 기준에 들어갑니다. 인상적인 전작은 고사하고 이름조차 생소한 작가의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 선택 기준과는 상이한데도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서점이라는 키워드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우려했던 사항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문 작가가 아닌 저자인 탓에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일관성과 깊이가 부족합니다. 저자의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책과 서점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가고, 또 저자의 어린 시절로, 출판업자의 이야기로 넘나듭니다. 거기에 객관적 입장에서 깊이 있는 서술을 지향하기 보다는 한 독서가의 입장에서 개인적 느낌을 적어가는 터라 내용이 전문적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 책 노란 불빛의 서점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책과 평생을 함께 해 온 한 탐독가에 대한 흥미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책을 좋아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에 대한 흥미로움은 이 책 노란 불빛의 서점을 편하게 읽어 나갈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 노란 불빛의 서점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한 마음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신이 지쳐있을 때나, 어려운 책을 읽은 후에 보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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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콜만, Tyler Colman 지음 | 김종돈 옮김 | 책으로 보는 세상 | 2009 4

 

 와인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통해서 였습니다. 비록 전편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전문 내용과 더불어 만화가 주는 재미까지 여러 사람들의 호평이 무색하지 않은 만화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가끔이나마 술자리에서 와인을 접하게 되면서, 저도 와인에 대해 조금씩 흥미를 갖게 되었고, 그 연장선 상에서 그러한 일환으로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와인 정치학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을 요량으로 들고 다니면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이 와인에 대한 내용인지 정치학에 대한 내용인지에 대한 물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에는 오늘 어떤 와인을 마시면 좋을지에 대한 대답 같은 것은 없습니다. 즉, 고로 와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정치학 책이라고 말하기에도 깔끔하지 떨어지지 않습니다. 정치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고는 있지만, 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와인을 둘러싼 특수 상황에 국한된 이야기이도 하거니와, 그들이 파벌을 이루어 싸우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기 때문입니다.되어 있어서, 정치학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도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책 와인 정치학은 와인을 매개체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와인 제조업자를 비롯해 유통업자, 법을 제정하는 정치집단, 환경론자 그리고 와인 평론가에 이르는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군상의 모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이야기입니다. 게다가 그 무대 또한 미국과 프랑스에 주축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르헨티나까지 포함합니다.하고 있습니다. 즉, 와인을 둘러싼 이야기를 폭 넓게 포함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면서도 내용의 깊이는 허술하지 않습니다. 이는 책 내용이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에 다루느 이야기의 깊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이 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을 보고 있노라면 흥미진진한 시사 타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 들곤들게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와인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깊이있게 전개해 나가는 통에 이야기가 딱딱합니다.갑니다. 그래서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내용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몰라도 일반 독자에게는 자칫 지루하게 보일 여지가 큽니다.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지만, 그 이야기는 독자에게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와인을 둘러싼 다양한 군상의 이야기가 보여 줄 라면 흥미진진한 내용을 기대하는  저와 같은 독자에게는 라면 지루함은 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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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말에 '권력의 법칙 :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지배하는 48가지 통찰, The 48 laws of power'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7월 중순을 접어드는 지금 책을 다시 갈무리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느낌이 첫 포스팅 때와는 사뭇 달라서 그 느낌을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이 책에 대한 제 첫 인상은 너무 좋았습니다. 권력의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지금도 큰 틀에서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습니다. 바로 철저하게 역사 속 사례를 통해 권력을 이해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역사는 미래를 보는 창임에 틀림없습니다만, 그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후에 가능합니다. 먼저 이러한 점에서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또한, 권력의 핵심적 속성을 사례를 통해 강화해 가지 않고, 결과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감으로써 비슷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여러 차례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 중심의 전개가 갖는 장점도 있습니다. 철저하게 사례 중심으로 67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을 채움으로써 권력 다툼에 대해서라면 어지간한 상황은 다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 다툼의 이면에 숨어 있는 목적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상기해보면, 상대의 행동을 통해 목적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이 책이 갖는 가치는 정말 매우 큽니다. 하지만, 권력 다툼을 할 때 무엇이 중요하고 왜 해야 하는 철학적 물음에 대해서는 이 책이 특별한 해답을 제시해 주지 못합니다. 칼을 가지고 음식을 하는데 사용할 수 도 있고, 상해를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칼을 사용해야 하는가 보다는 음식을 하는데 있어서 칼의 다양한 사용법이나 어떻게 하면 더 큰 상해를 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집중합니다.

 

이 책 '권력의 법칙 :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지배하는 48가지 통찰, The 48 laws of power'은 분명히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 단점이 뚜렷합니다. 아울러 단점도 있지만, 짧은 독서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 주는 장점 이상을 보여주는 책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붙임. Buckshot님의 로버트 그린과 마키아벨리 

         Inuit님의 권력의 법칙 : 권력 경영기술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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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자오룬, 孫肇倫 엮음 | 심지언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6


세상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고, 내용을 담고 있는 언어도 다양합니다. 그 수많은 책을 읽으려면, 직접 해당 언어를 배우고 읽어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현실 여건 상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대신 해당 언어의 전문가가 우리말로 번역한 책을 통해 우리 말로도 세계 각국에서 출판된 책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건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역시 번역된 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굳이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보통 우리 출판계에서 번역 서적은 영어나 일어를 옮긴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중국어를 우리 말로 옮긴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중국 고전을 제외하고 중국 서적을 접할 기회가 사실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읽은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다 지나간다에 이어 또 다시 중국 서적을 읽을 기회가 생긴 것을 보면, 중국의 개방화로 이후 경제적 요소 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소에서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의 제목을 봤을 때, 저는 '커넥션 : 생각의 연결이 혁신을 만든다, CONNECTIONS’ 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커넥션의 내용이 유사 이래 과학 발전에 대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양 중심의 사고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내심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책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는 동양인 저자가 엮은 책인 만큼 서양 중심적 사고에서 한결 자유로운 서술을 기대케 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크게 중세 시대 이전과 이후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중세 시대 이전은 과학사라고 하기보다는 세계사를 서술하는데 과학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인 정도입니다. 그에 반해 중세 이후 근대 과학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되면서 책의 내용은 한결 과학사 같은 느낌입니다. 거기에 저자가 중국인답게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 하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그렇지만 조금은 중화주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 같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저는 책을 보면서 계속해서 교과서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세계사와 과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개괄하는 관점에서는 분명히 이 책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과서 같은 서술이 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저자가 방대한 내용을 다루어서 그런지, 이야기의 깊이가 아쉽습니다. 저자 스스로가 명쾌한 이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하면, 독자 역시 이해를 하기 힘든 법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너무나 방대한 분량을 다루고 있어서인지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 책을 보면서 여러 번 들었습니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교과서로서의 목적이라면 더 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 보다 더 깊은 이해를 기대한다면 이 책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를 더 공부하는데 기초 자료로 사용하면 될 듯합니다. 한 가지 더, 분명히 문헌자료 조사를 통해 저자는 내용을 서술해 갔을 텐데, 참고자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삽입되어 있는 삽화에 대한 출처 역시 따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 점은 책을 보는 내내 아쉬웠습니다.



http://withthink.textcube.com2009-06-28T14:27:19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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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 - 10점
김원장 지음, 최성민 그림/해냄


김원장 지음 | 최성민 그림 | 해냄출판사 | 2009 4

 

제가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도시락 경제학의 저자 김원장을 알게 된 건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 였습니다. 아침 시간에 종종 들었던 한 라디오 프르그램에서 개그맨 안상태와 함꼐 나와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이야기 하던 그는 경제부 기자였습니다. 그리고 두 서너달이 지나 그의 이름을 이 책 도시락 경제학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 도시락 경제학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을 바탕으로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경제적 원리를 보기 드물게 평이하고 명쾌하게 풀어나갑니다. 특히, 보완재와 대체제 그리고 가격 탄력성을 인기 개그맨 유재석과 박명수를 실례로 들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저자의 설명 방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탁월한 설명을 바탕으로 경제학을 형성하는 기본 원리에서 시작해 금리, 시대에 따른 경제학의 변화, 증시, 외환, 그리고 부동산에 대해 현실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에필로그를 통해 저자는 맨큐의 경제학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통해 경제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맨큐의 경제학’ 의 속 이야기의 한국판 실례와 그에 대한 저자의 보충 설명 이상을 보여 주지 가지지는 못합니다. 특히, 근래 경제 현상을 이야기 할 때 맨큐의 경제학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종종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러한 한계는 아쉬움이 더 합니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제가 읽어보지 못해서 아쉼게도 비교해 볼 수가 없었습니다.

 

  맨큐의 경제학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해서, 이 책이 가지는 가치가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맨큐의 경제학이 좋은 책임은 분명하지만, 저는 남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기 보다는 우리 이야기를 통해 배우고 익히기를 더 좋아합니다. 게다가, 모든 사람이 경제학 원론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충실히 이해하고 체화하는 것으로도 정신없는 경제 문제를 대처하는데 충분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습니다. 오히려 한국적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도움을 받는데는 이 책이 더 적합합니다.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원론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가진 딱딱함을 떠올린다면 쉽고 재미있게 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책이 갖는 가치는 더 높아집니다.

 

 생산자 잉여를 설명할 때, 본문에서는 정확한 설명을 하고도 식에서 잘못 표기한 점이나 BNP파리바은행을 BMP파리바로 지속적으로 잘못 표기한 점 같은 것은 일반 대중을 위한 책이라는 점을 가만하면 더 아쉬웠습니다.

 


덧붙임.  외환 부분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야기 하고 있는 책 : '달러 the DOLLAR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 The Web of Debt' http://withthink.egloos.com/4882840 



http://withthink.textcube.com2009-06-21T03:31:12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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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Dale Carnegie 지음 | 최염순 옮김 | 씨앗을 뿌리는 사람 | 2009 5

 

 유명한 IT 칼럼니스트이신 류한석님의 Peopleware 에서  처세(處世) 대한 서적 3권을 천합니다라는 포스트를 일전에 봤습니다. Peopleware를 보면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방법을 많이 배워온 터라, 포스트에서 소개된 카네기 처세술 (데일 카네기 저)’, 불가능은 없다 (로버트 H. 슐러 저)’ 그리고 ‘THE GO-GETTER (피터 B. 카인 저)’을 읽어야 할 책 목록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데일 카네기의 인관관계론행복론의 핵심을 모아 놓았다고 선전하는 책 카네기 인생과 직업을 보고는, 제가 읽어야 할 책 목록에 넣어둔 카네기 처세술이 떠올랐고, 이것이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카네기 인생과 직업을 읽어 보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의 요점은 스스로를 존중하며 자기자신이 되어라 타인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이 두 구절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카네기는 이 두 구절을 핵심으로 아래와 같은 18가지 메시지로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 남을 흉내내지 마라.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 자신이 되어라. Let’s not imitate others. Let’s find ourselves and be ourselves.
  • 고민하지 말고 축복받은 것을 헤아려라! Count your blessings – not your troubles!
  • 부당한 비난은 거의가 위장된 찬사라는 사실을 간파하라. 누구도 죽은 개를 걷어차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Remember that unjust criticism is often a disguised compliment. Remember that no one ever kicks a dead dog.
  •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는 그대의 낡은 우산으로 비평이라는 이름의 비가 목덜미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라. Do the best you can; and then put up your old umbrella and keep the rain of criticism from running down the back of your neck.
  • 비난이나 비평, 불평을 하지 마라. Don’t criticize, condemn or complain.
  •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하라. Give honest, sincere appreciation.
  • 다른 사람들의 열렬한 욕구를 불러 일으켜라. Arouse in the other person an eager want..
  • 다른 사람들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라. Become genuinely interested in other people.
  •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라. , 성실한 태도로 해야 한다. Make the other person feel important and do it sincerely.
  •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라. 결코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지 마라. Show respect for the other person’s opinions. Never say, “You’re wrong”.
  • 우호적인 태도로 말을 시작하라. Begin in a friendly way.
  • 상대방이 당신의 말에 즉각 , 라고 대답하게 하라. Give the other person saying “Yes, yes” immediately.
  •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아이디어가 바로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게 하라. Let the other person feel that the idea is his or hers.
  • 보다 고매한 동기에 호소하라. Appeal to the nobler motives.
  • 잘못을 간접적으로 알게 하라. Call attention to people? mistakes indirectly.
  • 상대방을 비평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라. Talk about your own mistakes before criticizing the other person.
  • 직접적으로 명령하지 말고 요청하라. Ask questions instead of giving direct orders.
  •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어라. Let the other person save face.

 

 

책의 내용은 기본에 아주 충실합니다. 그래서인지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었습니다. 제가 하루를 시작하면서 한 구절을 세 번씩 반복해서 쓰는 명심보감의 깊이를 뛰어넘는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형편없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동양 고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자주 방문하는 Inuit님과 buckshot님의 blog에서 카네기 책을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Inuit님께서는 카네기 인간관계론’, buckshot님께서는 Ego vs Ego → We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다시 읽으며)으로 남기신 포스팅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의 글을 통해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카네기 관계론은 대중을 이끄는 소수 즉 20%의 리더를 위한 지침입니다. 나머지 80%에 대해 효과가 가장 잘 나올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20% 리더끼리 만나면 애매해지게 됩니다. 서로 경청하려만 하고 상대의 관심사에 촛점을 맞추는 힘겨루기가 지속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이뤄질까요.

 

덧말. '신념의 마력, The Magic Believing’ 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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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린, Robert Greene 지음 | 안진환,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 3

 

저는 자주 뛰어난 블로거이신 buckshot님의 Read & Lead 를 찾아 갑니다. 그곳에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배우고 또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에 포스팅 하신 전쟁, 알고리즘을 읽었습니다. ‘전쟁, 알고리즘에서 buckshot님은 유명한 로버트 그린전쟁의 기술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때마침, ‘전쟁의 기술을 한번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포스팅을 읽어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전쟁의 기술보다 전작인 권력의 법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권력의 법칙을 차분히 읽어 나갔습니다.

 

사실 이 책 권력의 법칙은 예전에 제가 극찬하며 포스팅한 바 있는 스탠포드의 제프리 페퍼 교수의 권력의 경영과 많이 유사합니다. 두 책이 모두 올바른 권력의 이해를 바탕으로 권력이 발생하는 원천이 무엇인지권력 행사에 필요한 전략과 전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학 관계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펼쳐 나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이점은 있습니다. 제프리 페퍼는 권력의 경영에서 GM, 포드, PG&E, 미 정부뉴욕시리먼브러더스 같은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실제로 일어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마치 조직관리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 석학의 뛰어난 MBA수업을 제대로 받은 기분이 듭니다. 이에 반해, 이 책 권력의 법칙은 대부분이 과거의 사실을 기초로 합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물론 이야기는 마키아밸리즘의 입장을 견지합니다.


 

책의 분량은 만만치 않습니다. 분량이 670여 쪽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게 막대한 분량이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적절한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나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무조건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저 역시 수도 없이 경험한 걸 떠올리면 책의 내용은 백 번 옳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권력층이 국민을 상대로 기만적 행위를 벌이는 이면을 책을 통해 거듭 인식하면서 책의 내용을 인정은 하되 탐탁지는 않았습니다. 책 이야기에서는 좀 멀어집니다만, 책을 읽을수록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탈권위주의적인 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저는 베일 뒤에서 벌어지는 지저분한 권력 다툼 속에 뛰어 들어 승리를 쟁취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제게 베일 뒤에 숨어서 권력을 다투고자 하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이상 이 책은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대비책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굳이 권력 다툼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 볼 수 있는 계기는 충분히 마련해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독해 보시기를 과감히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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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지음 | 중앙북스 | 20095

 

 공부(工夫)를 직업으로 삼은 탓에 공부나 공부법에 대한 책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역시 이러한 맥락(脈絡)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창조만이 살길이다. 창조 없이는 개인의 건강이나 성공이 없고, 국제 경쟁력도 없다. 이제는 창조가 생활인 창조적 삶을 살 때다. 공부의 가장 절박한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창조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공부도 창조적으로 해야 한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양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압축 공부법이 필수다. 이것이 이 책의 목표다.                                                      - 28  중에서

 

 책을 직접 읽어 보기 전까지는, 저는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의 공부법에 대한 에세이(essay) 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프롤로그(prologue)를 읽어 나가자마자,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몰입 Think hard!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과 같은 내용의 에세이와는 사뭇 거리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공부를 통한 창조적인 활동만이 살아가는 진정한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를 기초적인 뇌과학을 통해 풀어 갑니다. 또한 뇌과학적 특성을 고려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시도 함께 보여 줍니다.

   

공부라는 지적 자극은 우리 뇌를 활성화시켜 몸과 마음을 젊게 유지해 줍니다. 최소한 젊음은 보장받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에서 저자는 어떻게 해야 창재(創材,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역설(力說)하고 있지만, 정작 제 눈에 먼저 들어 온 것은 프롤로그 내용 중 일부였습니다. 저는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늘 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른이 넘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나이보다 어리게 보셔서 왜 그럴까 내심 궁금했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공부가 몸과 마음을 젊게 해준다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 경우에는 최소한의 젊음에는 도움이 크게 준 듯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자는 호르몬 작용의 이해를 통해 압축 공부법을  활용 할 것을 주문합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드레날린 : 심장 기능을 강화해 혈압을 오르게 하고, 기관지 확장과 지혈 작용을 통해 위기 상황에 효과적 대처 할 수 있게 함. 적정한 긴장의 호르몬 이지만, 지나치면 흥분 상태로 만듦

- 노르아드레날린 : 아드레날린과 비슷하지만, 극도로 화가 날 때나 높은 긴장 상태에서 활발하게 분비됨. 참을성 없어지고, 하기 싫은 일은 더욱 하기 싫어짐

- 도파민 : 집중력을 높여주고 탐구력과 창조성을 발휘하게 함. 자극이 익숙해지면 기분이 나빠지고 공허해짐

- 세로토닌 : 생기와 활력을 줌. 온화한 행복을 느끼도록 유도하는데 공격적인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중독성의 엔도르핀과 도파민 같은 호르몬의 과잉분비를 조절해 차분하게 해줌 

  

 그 외에도 저자는 공부는 어른이 되어서 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어른이 결정성과 통괄성 지능이 더 발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부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갑니다.


 이것 말고도, 개인적으로 메모해 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깊은 호흡을 동반한 짧은 명상의 후 공부나 일점 집중력을 활용해 공부하는 방법, 그리고 짧은 낮잠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하는 대신 수면 시간은 6시간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 그것 입니다.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별다른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거나 잊어버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의미를 환기(喚起)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인만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 했던 것만큼 심도(深到)있는 논의까지는 이르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 내심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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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린치, Jack Lynch 지음 | 송정은 옮김 | 추수밭 | 200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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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www.londonmet.ac.uk


 셰익스피어하면 토마스 칼라일이 영웅숭배론 에서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이 먼저 생각난다. 셰익스피어가 영국에 있어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은 잘 알겠지만, 그래도 인더스 문명의 기원이자 영국의 10배가 넘는 영토에 인구를 가진 인도와도 바꾸지 않다는 말에 실소(失笑)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인도의 문화나 역사는 제쳐 두고서라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조차도 차분히 읽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토마스 칼라일의 말을 쉽게 부정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책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 문화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ecoming Shakespeare: The Unlikely Afterlife That Turned a Provincial Playwright into the Bard 를 읽어 가면서, 토마스 칼라일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원작들을 제대로 읽어 봤을까 하는 의구심(疑懼心)이 들었다.

 

 이 책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는 직접적인 셰익스피어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사후(死後)에 작품을 둘러 벌어진 이야기를 현대의 관점을 통해서 보고 이해한다. 이 첫 번째 작업은 권리청원을 비롯한 잉글랜그 내전을 둘러싼 영국의 정치 현황에 대해 이야기다. 연극을 죄악의 근원으로 여기고 도외시(度外視)한 청교도(淸敎徒)가 혁명을 통해 권력을 잡고, 연극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연극도 청교도가 정권을 잡은 동안은 다른 연극들과 마찬가지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던 것이, 찰스 2세가 왕정복고로 즉위하고 나서야 영국에서 연극은 다시 상연될 수 있었다. 이 때도 만약 당장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당시 감각에 맞는 대본이 있었다면, 셰익스피어는 잊혀지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연극이 금지되었던 탓에 연기를 할 배우만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상연할 수 있는 대본도 부족했고, 그 덕분에 잊혀졌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책의 서두(書頭)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17세기 후반의 공연장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연극에 대한 청교도들의 시선은 사실 여전히 싸늘한 상태였다. 토머스 배터턴 Tomas Betterton을 비롯해 콜리 시버 Colley Cibber, 제임스 퀸 James Quin, 데이비를 캐릭 David Carrick, 사라 시든스 Sarah Siddons, 존 필립 켐블 John Philp Kemble, 메리 로빈슨 Mary Robinson, 도로시 조던 Dorothy Jordan, 그리고 에드먼드 킨 Edmund Kean 같은 배우가 시대에 따라 등장했고, 셰익스피어 연극과 함께 세상에 스타로 등장한다. 그러면서 연극은 청교도들의 멸시(蔑視)에서 벗어나 사교의 장으로써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청교도 혁명 이후 펼쳐진 새로운 영국의 연극사는 보통 사람들의 관심을 갖는 대상은 아니다. 그래서 특별히 영국 연극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부분은 Pass~!

 

 

 셰익스피어는 벌써 오래 전부터 영국이 낳은 세계적 극작가로 칭송(稱頌) 받고 있다. 덕분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읽어야 할 고전의 반열(班列)에 올라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셰익스피어는 결코 자신의 대본을 읽을 거리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온전한 상태의 인쇄물은 커녕 친필 원고조차 없다. 그리고 전해지는 초기 대본 또한 천재적 극작가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은 수많은 극작가, 배우, 비평가, 그리고 학자들에 의해서 보충되고 개작(改作)되었고, 그러한 변형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공연되고 출판되었다. 그러면서 셰익스피어가 갖는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극작가의 지위는 오히려 강화된다.

 

 글의 서두에서 토마스 칼라일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원작들을 제대로 읽어 봤을까 의구심을 가졌다. 사실 토마스 칼라일 역시 셰익스피어에게서 보이는 아쉬운 점을 보충해 준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저자인 잭 린치가 말처럼, 셰익스피어의 성취를 얕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조력자도, 바탕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아쉬움은 축소하고 보충하는 역사의 힘을 간과(看過)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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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 지음 |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 3

 

 고민군

 이것은 7년 전부터 친구들 중 몇몇이 부르는 별명이다. 생각하면서 살아가자고 해왔던 것이 친구들 눈에는 고민을 달고 사는 사람으로 보였나 보다. 냉소적인 느낌이 살짝 들기는 해도, ‘불평분자보다는 고민군이 낫겠다 싶어 별 말 하지 않았더니, 지금도 나는 가끔 고민군으로 불린다.

 

 얼마 전 우연히 지금 말하려는 책 고민하는 힘, 惱む力의 광고를 봤다.

 

재일 한국인 최초 도쿄대 교수 강상중이 쓴 삶의 방법론. 고민 끝에 얻는 힘이 강하다.

 

이 문구는 과연 재일교포로써 살아온 저자에게 고민은 어떤 것이었을까? 내가 지레짐작하는 그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하는 물음으로 이어졌고, 이렇게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세계화와 자유화로 인해 촉진된 빠른 변화가 인간의 삶도 빠른 변화를 야기시키면서 부작용을 낳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근대화로 인해 급변하던 일본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을 들며, 이를 동시대를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인용을 통해 사회를 해석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로 논의를 확장시킨다.  

 

이 책에서는 일본의 대문호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와 독일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를 실마리로 삼아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고민하는 힘속에 담겨 있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16

우리에게 큰 중압감을 주는 것 가운데 하나로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 이후만을 놓고 볼 때, 경제의 개념과 사상, 테크놀로지 등은 유행이 바뀌는 것처럼 눈부시게 변해 왔습니다. ‘변하지 않는 가치와 같은 것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맞춰 인간 또한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생각에 빠져 있으면 뒤처지고 맙니다. 지금의 상황을 다른 말로 하면 죽느냐 사느냐가 아니라 죽느냐 변할 것이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사랑이나 종교 등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변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면서 변화하지 않는 것을 찾습니다. 이렇듯 현대인은 상반된 욕구에 정신이 조각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18 ~ 19

 


 나쓰메 소세키는 문명이라는 것이 세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멋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는 문명이 발전 할수록 인간의 고독은 깊어지고 구원 받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치관을 문학을 통해 보여준다. 막스 베버는 서양 근대 문명의 근본 원리를 합리화로 본다. 이것을 통해 인간 사회가 해체되고 개인이 등장해 가치관과 지식의 모습이 분화해 간다고 주장한다. 베버는 이것을 사회학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 책의 목적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의 추구라고 언급했다. 저자는 이것을 구체적인 9개의 명제로 풀어서 이야기한다.
  
 

- 나는 누구인가?
-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
청춘은 아름다운가?
-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
-
늙어서 최강이 되라

 

9가지 명제는 보는 바와 같이 누구나 살아가면서 가졌을 법한 것들을 구체적 기술한다.

 

그 중에서 늙어서 최강이 되라, 청춘은 아름다운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가 특히 내 관심을 끌었다. 먼저 늙어서 최강이 되라는 말은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저자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해 준다. 청춘은 아름다운가? 하는 질문 역시 관심이 컸다. 나는 청춘이라고 부를만한 20대 초반 학부시절을 온통 우울함으로 보내서, 다른 사람의 청춘을 늘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사실 저자는 청춘은 나이가 아니라는 이상의 결론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래도 책에서 표층적인 원숙함 대신 청춘적으로 원숙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내게 충분히 힘이 되어 주었다. 아울러, 자아라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성립하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 존재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나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에도 눈이 갔다.

 

보통 내게 철학서는 읽어도 이해하기 힘들어서, 나와는 거리가 먼 형이상학적 놀음일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의 경우는 그러한 두려움을 버리고 현실적 문제를 편안하게 기술해 간다. 그리고 책에서 계속 등장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책을 접하고서, 이 책을 보면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더 생생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Tracked from Read & Lead at 2009/04/29 06:19 x

제목 : 대소, 알고리즘
부제: 난 주몽,무휼보다 대소가 더 좋다. ^^2006년, 드라마 '주몽'을 보면서 주몽의 활약상에 깊은 인상을 받는 동시에 주몽의 평생 라이벌로써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운 대소에게 왠지 모를 연민을 느끼곤 했다. 2008년, 드라마 '바람의 나라'를 보면서 무휼의 전쟁 신공에 주목하는 동시에 유리왕(주몽의 아들), 무휼(주몽의 손자)을 차례로 상대해 내는 대소의 기나 긴 활동기간에 적잖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금와왕의 맏아들로 태어나 주몽에 ......more


Commented by Read&Lead at 2009/04/29 06:25
귀한 책 소개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 자체가 삶의 의미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고민'은 삶의 필수 자양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고민'이란 단어를 이제 제 마음 속에 확실히 영입할 생각입니다. ^^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29 10:06
깊은 논의를 펼치는 책이 아니라, buckshot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먼저 생깁니다.

그래도 조만간, '고민, 알고리즘'의 글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도 함께 됩니다.

덧말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레이먼 at 2009/04/30 08:45
위의 글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이군요.
저는 독서의 힘을 알고있는지라, 책을 읽는 분들의 내공을 믿습니다.
요즘 제가 책 읽는 것을 다소 멀리하였는데 님의 블로그를 통해 자극을 받고 갑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30 08:53
'레이먼'님의 블로그는 자주 방문하여 좋을 글을 많이 읽고 가곤 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레이먼'님 같이 뛰어난 블로거의 한 마디는
저를 춤추게 합니다.

덩실덩실~
춤추며 업무 준비를 시작하게 되어서
너무 즐겁습니다. ^^
Commented by Playing at 2009/05/05 09:42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봣습니다

워낙 상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철학 교양과목을 매학기 수강하였었는데
학교 선배이시고, 힘들게 생활을 하시던 젊디 젊은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지금 너희들이 대학 4년동안 배워야 할 것은 단순한 학점이나 토익점수가 아니다
그런 건 앞으로 5년 길게 10년이 지나면 뼈저린 후회로 돌아오고,
더 늦게 찾아오는 후회는 이미 되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도 없게 된다"

"지금은 너희가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무엇이 너희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누구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지 찾아가야 한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쉽게 자신을 포기하며 주위의 선택들로 쫓아가지 말아라
그건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숙명이다.. 지금 고민과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쉬운 선택을 해도
똑같은 상황이 매번 돌아오게 된다. 그 때 또 쉽게 선택하고.. 상황이 바뀌지 않고 다가오고.. 절대 피할 수 없다
니가 스스로 깊이 잇는 고민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할 때까지 그 똑같이 시간과 장소만 바뀌어서 반복된다"

결국, 하시고자 했던 말씀은
지금의 우리가 겪는 선택의 기로는 .. 깊이 있는 고민이 없으면 극복할 수 없는 걸 말씀하시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인생에서 한 두 번 요행으로 넘겨도 위기의 순간은 언제나 찾아오게 되고,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최선임을 알려드릴려고 매우 열정적으로 노력하셨던 젊디 젊은 교수님의 모습이 아직 생생하네요
(국내 철학교수님들의 처지는.. 어떨지 모르지만 저희학교처럼 공대위주의 대학에서는 찬밥도 안되는 거 같네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5/05 17:14
장문의 덧말 감사합니다.

공대생이신가봅니다. 보통 이공계 학생들에게 철학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곤 하는데, 멀리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지고 계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인문학을 통한 스스로의 성찰이야말로, 먼 훗날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지 않도록해 주는 좋은 방향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마음 잃어버리지 마시고, 인문학과 하시는 공부 모두에서
뛰어난 성과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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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식 지음 | 지형 | 2009년 1

 

 일전에 자주 가는 Inuit님의 블로그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그리고 늘 Inuit Blogged 속 글들을 너무 잘 보고 있던 터라과감히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시나리오 플래닝 :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전략도 읽어 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거기에 Inuit Blogged 에서 덧말로 자주 뵈었던 유정식님 이 책의 저자라는 사실도 아무 근거 없이 책을 더 읽어 보고 싶게 만들었다.

 

 책의 내용은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전략이라는 부제에서 그대로다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인데그 핵심은 미래를 예측하려고 들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대안으로써 저자는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방법을 독자에게 제시한다.

 

 저자는 시나리오 플래닝를 간단하게 먼저 조망한다그리고 앞서 언급한 시나리오 플래닝 7단계를 각 단계별로 상세히 설명하고거기에 시나리오의 리스크와 문화를 독자에게 더 알려준다.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것은 사람을 포함해 현실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 사이의 질적 그리고 양적 상호 작용의 크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실세계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수와 그들의 지식의 깊이와 커뮤니케이션 정도가 향상되면 그 속의 상호 작용은 증가하게 되는데이 모든 것들이 과거에 비해 지금 그리고 미래에는 더 향상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더 큰 불확실성과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이러한 상태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뛰어 넘고 아울러 폭 넓고 깊은 사고를 통해서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변화 동인에 집중해서 시나리오 플래닝 7단계를 통해 성공적인 시나리오 플래닝을 성취하고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특히이 책의 장점은 시나리오 플래닝 7단계를 설명하는데 있다저자가 시나리오 플래닝 컨설턴트로 실무 수행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례를 들어가면서 자세히 설명해 주는 덕분에 이해의 폭이 여타 다른 책에 비해 깊고실제로 적용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을 준다또한 실무에서 실패한 경험도 함께 전해 주는 덕분에 실제로 적용 시 주의해야 할 사항도 놓치지 않게 해 준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국내 저자도 이렇게 수준 높은 경영서를 쓸 수 있는 단계에 이른 점은 분명히 환영할 만하지만최고 수준의 책과 비교하면 서술하는데 있어서 (특히, part 1 부분간결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다시나리오 플래닝 7단계를 세부적으로 설명하는데 있어서일부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되었던 점 역시 아쉬웠다또한 책에서는 SWOT 분석을 과거와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환경 변화 흐름을 현재 기준으로 보는 횡단면적이고 정적인 분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그리고 이 같이 핵심적인 변수를 기반으로 작성한 예측을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잘못 이해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이야기하는데아직 시나리오 플래닝이 익숙지 못해서인지 SWOT에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더 가미해 개선한다면 그것이 결국은 시나리오 플래닝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의 틀은 아직 깨지 못했다는 점은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2009_04_04 에 내용을 덧붙임
 

얼마 전에 읽은 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식 지적 생산의 기술이 떠올랐다. ‘지식의 단련법에서 저자 다치바나는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깊은 숙고를 거친 후 그 내용을 직접 차트로 작성하면서 수면 아래 숨어 있는 연관관계를 파악하고서 자신의 저작물을 만들어간다고 했다이는 시나리오 라이팅 부분에서 이야기하는 통합된 인과 고리 그리기와 매우 유사하다둘 다 결국은 뛰어난 글쓰기 작업을 목표로 하고서 차트나 인과 고리를 그리고 있는데다가차트나 인과 고리라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하고자 하는 바는 대동소이하다.

 

그리고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 나  ‘스토리텔링의 비밀아리스토텔레스와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도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는 것이 오래 기억되고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인데결국 시나리오 플래닝의 의도도 시나리오로 표현되는 이야기를 통해 구성원들이 미래를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하겠다게다가 스토리텔링이 근래 PR(Public Relations)을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이러한 관심이 사람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었다.


 

 Tracked from Inuit Blogged at 2009/03/31 23:10 x

 제목 : [책 소개] 시나리오 플래닝

드러커 선생은 말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라 창조하는거라고.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시대는 더욱 그렇습니

다. 이러한 불확실성 상황에서 유용한 경영 툴이 있다면 단연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같은 이유로,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공부도 좀 했었지요. 미래를 읽는 기술 이미 시작된 20년 후 시나리오 플래닝: 대비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이 중 시나리오 기

법의 거성, 피터 슈워츠의 원전이 '미래를 읽는 기술'입니다. 반면, 다소 빈약한 ......more

 Tracked from 새우깡소년, Day o.. at 2009/04/01 18:00 x

제목 : 시나리오 플래닝 - Phase 7을 이해하는 자만이..

우선 결론부터 논하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 불활식할 미래의 생존전략'으로 풀이되는 이번 서평 리뷰 도서는 그야말로 큰 틀을 바라보는 시각을 입증시켜주는 한권의 대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art 1-2-3 에서 볼 수 있는 논리적 전개가 작가의 경험적 이슈 및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서술해줌으로써 지식사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생존을 위한 경험치"를 잘 구현해주었다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역시나......more

 Commented by Inuit at 2009/03/31 23:16  

만족스럽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

좀 다른 이야기지만, 고무풍선기린님 블로그에 오면 서향이 가득합니다.
책들이 빼곡한 서재에서 차한잔 얻어 마시는 느낌이랄까요. ^^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01 10:21 
    Inuit Blogged 는 정말이지 늘 애독하고 있습니다. ^^

    Inuit 님을 포함한 수 많은 뛰어난 블로거 분들 글에 늘 감탄하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Inuit님 글, 애독하도록 하겠습니다.

    덧말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새우깡소년 at 2009/04/01 15:26  

안녕하세요. 위드블로그 도서 캠페인 담당자 새우깡소년 입니다.
평소에 꾸준한 도서 리뷰로 즐겨보는 블로거이신 고무풍선기린님의 이번 리뷰에 저는 베스트라는 한마디로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위드블로그에서 두번째로 방대한 책으로 꼽히는 <시나리오 플래닝> 베스트 리뷰어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의 리뷰글들로 묻어나는 함축적인 메세지가 잘 녹아있는 리뷰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리뷰와 도서 캠페인 참여 부탁드리며, 위드블로그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항상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01 15:55 

우와~ 제게 이런 영광이... ^^

좋은 책을 잘 읽은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베스트 리뷰어까지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책 읽기 그리고 책 이야기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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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지음 | 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 2

 

 책을 읽어나가다가 보면 독특한 스타일의 책을 가끔씩 읽어 볼 기회가 있다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식 지적 생산의 기술,「知」のソフトウェア이 딱 바로 이런 경우다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이 책에는 프롤로그가 없다는 점이었다어떤 책이든지 저자는 그 책을 저술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기 마련이고그래서 결과물이 출판단계에 이르게 되면 저자는 보통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자랑스럽게 혹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프롤로그를 작성해서 책의 서두(書頭)를 장식한다그런데 이 책 지식의 단련법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는 프롤로그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단번에 좋을 글을 쓰기 위한 정보 입력과 출력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프롤로그가 없는 형식이 이 책을 독특한 스타일로 만든 것은 아니다보통 방법론을 이야기하는 책을 보면저자는 자신이 이야기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실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하고자신과 같은 방법을 통해서 독자도 이야기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기를 기원한다그런데이 책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렇지 않다유명한 3층짜리 서재건물 고양이 빌딩이나한 번 집필에 들어가면 평균 500권의 관련도서는 섭렵한다는 저자이지만자신이 이 책을 통해서 펼쳐놓는 방법론은 저자만의 방법일 뿐이라고 말한다저자는 이 책이 다른 사람의 방법을 면밀히 살펴보고 취사선택(取捨選擇)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개발해 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목적 선행형 독서법에 관한 내용이었다필요한 부분을 찾아 정독하며 효율울 높이되결국 결과물의 깊이를 떨어뜨릴 만큼의 효율 중시는 경계(警戒)해야 한다는 것이다buckshot님의 글 유독알고리즘의 내용과 큰 틀에서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것 같았다.

 

 스크랩 방법에 대해서도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하게 설명한다특히 인쇄된 신문과 잡지 속 정보를 스크랩을 통해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인데개인적으로는 스크랩을 제대로 해 본적이 없어서 관념(觀念)상의 수긍 정도의 수준에서 그치고 말았다스크랩을 하는데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이 책과 함께 복사기의 축소 복사기를 기능을 활용해서 바로 바인딩하는 방법을 잘 설명한 성공을 바인딩하라 – 기적의 노트 3P 바인더의 비밀을 함께 읽어 보고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신문과 잡지 정보 활용법 다음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뉴욕 타임즈 인덱스 사용이나 미국 의회 도서관의 전산화를 활용하면 정보 검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임을 설명한다이 책이 1984년에 출판되었다는 점을 가만하면 컴퓨터 활용에 대한 25년 전 저자의 판단은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그보다 Web 2.0 시대를 이야기하는 지금 컴퓨터 index나 복사기를 활용해서 정보 검색의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은 현 시대와는 너무 동떨어진 설명이었다별로 인상적이지 못했던 신문과 잡지 정보 정리와 활용 대신 무궁무진한 Web 세계의 정보나 PDF 형태로 작성된 보고서나 논문의 정리와 활용 같은 부분을 보충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개정판(改訂版)으로 나왔으면 더 좋을 뻔 했다.

 

 이외에도 인상적인 부분이 여럿 있는데그 중에서 몇 가지만 추려보겠다먼저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을 쩨쩨한 근성으로 읽을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그렇지 않으면 돈을 손해 보는데 그치지 않고 시간까지 손해를 본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새로운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입문서를 여러 권 읽고서 중급서 그리고 전문서를 봐야 한다는 지적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요즘 액정과 Bio 분야를 새롭게 공부하고 있데이번 기회를 통해 꼭 실천해 봐야겠다묻고자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질문의 중요성과 질문하는 방법 그리고 연표나 차트를 직접 작성함으로써 연관관계를 파악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저자는 언급한다아울러 글을 쓸 때 콘티 없이 소재를 모아 놓고 가만히 기다리면서 흐름에 맞추어 써나간다는 점은 수준이 낮기는 하지만 내 경우와도 비슷한 것 같았다.

 

 책에서 저자는 가지고 있는 정보를 새롭게 분류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지적 생산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구체적인 것을 추상화하고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하면서 현실 속 정보를 바라보고 새롭게 분류 배열하면 된다는 말인데가지고 있는 정보간의 관계를 깊이 있는 시각을 바탕으로 분류하고 차트화하는 것으로 새로운 논문을 작성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분명 그릇된 설명이 아닐뿐더러앞으로 자료 작성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회의 정신의 중요성 대해 이야기한다. ‘회의 정신이라는 단어를 보고 처음에는 회의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이는 비판적 사고를 이야기한 것이었다비판적 사고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고 판단 할 수 있어야 그릇된 오류의 함정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책 여기저기서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그래도 읽어 볼 가치는 충분한 책이었다.

 

 Tracked from Read & Lead at 2009/03/29 17:25 x

유독(遊讀/流讀), 알고리즘 - 검색에서 파생된 유목적 플로우 독서 패턴특정 키워드를 검색 창에 입력하면 수많은 검색 결과들

이 쏟아져 나온다. 눈으로 검색 결과를 훑어 본다. 관심사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는 타이틀을 클릭하고 해당 페이지로 이동한

다. 거기서 글을 읽다가 정보 욕구에 걸맞는 보상을 얻지 못할 경우, 재빨리 브라우저를 닫고 다시 원래 검색 결과 페이지로 돌

아가서 괜찮은 정보가 또 없나 하고 다시 훑어 보다 맘에 드는 타이틀을 클릭하고......more

 Tracked from 으악! at 2009/10/31 00:08 x

도서관에서 컴퓨터과학 분야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저자의 이름을 보고 바로 꺼내봤다. 1980년대 일본에서 출간된 책

으로 번역은 최근에 이루어졌다. 그래도 유용해 보이는 부분을 요약해서 정리해 보았다. 저자의 다른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도

많다. (pp.98-101 요점) 1. 입문서를 몇 권가량 잇따라 읽는 것이 그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가장 좋은 트레이닝이다. 잘 모르는

대목은 뛰어넘어도 괜찮으니까 척척 읽어나간다. 모르는 부.....more

 Commented by Read&Lead at 2009/03/29 17:26  

귀한 포스트 감사합니다. 25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 보아도 배울 것이 많은 책인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3/29 23:07 
    늘 좋은 포스트를 잘 보고 있습니다. 
    덧말,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은비뫼 at 2009/04/05 23:09  
궁금한 책이었는데 덕분에 글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06 16:54 
    창 밖에서 오늘은 화창한 봄 날이라고 부르고 있네요.
    책도 즐겁게 보시고, 화창날 봄 날의 싱그러움도 함께
    즐겁게 즐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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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H. 브라운, Ellen Hodgson Brown 지음 이재황 옮김 | AK | 2009년 2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달러 the DOLLAR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 The Web of Debt’는 첫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렇게 좋은 책이 아니었다.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이라는 부제(副題)를 달고 있으면서, 있어서, 달러를 기반으로한 화폐에 대한 이야기와 근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업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정작, 책의 시작은 어린 시절 만화로 봤던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뜬굼없이 ‘오즈의 마법사는 1900년 전후 미국의 화폐를 둘러 싸고 벌어진 일에 대한 관한 우화라는 설명과 함께 영()·미()식 자본주의(資本主義)에 대한 적나라한 비난(非難)과 비방(誹謗)은 내게 밑도 끝도 없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에 덧붙여 1890년대 은 16 온스는 금 1 온스의 가치로 통용(通用)되고 있었고 온스를 표기하는 Oz에서 오즈의 마법사가 나왔다니,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을 기대하고 있던 내게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는  무슨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란 말인가.

 

 사실 각종 음모론을 듣다가 보면 그 이야기에 금세 집중하게 된다. 음모론의 대상이 보통 중요한 것이 되기 마련인데다가, 그 구체적 이야기 역시 꽤나 설득력을 가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자 금세저자가 주장하는 이야기가 허무니 없는 주장이 아니란 사실이 눈에 들어 왔다. 이 책 '달러 the DOLLAR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 The Web of Debt'은 꽤나 설득력 있게 '오즈의 마법사'를 바탕으로 적나라게 미국 금융 제국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집 주인이 같은 집을 동시에 다섯 사람에게 빌려주고 그 돈을 꿀꺽했다면 바로 사기죄로 감옥에 갈 것이다그러나 금장은 그것이 거래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가치를 지닌 물건()이 아니라 그를 대신하는 영수증서(지폐)가 돌아다니게 한 것이다이 시스템은 부분 준비’ 금융이라 불렸다.     – p. 61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을 곰곰이 잠시만 생각해 보자남의 물건을 맡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면 불법행위가 되지만 유독 금융에서는 이 불법 행위가 레버리지, leverage 효과라 하면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컬어 지면서 금융가의 합법적이고 현명한 행동이 된다. 게다가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며 돌아다니는 돈은 궁극적으로 미 연방 정부의 빚으로 남게 되며조만간 세수(稅收)를 넘어서게 되는 빚이 만드는 이자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수의 이익집단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허우적거리게 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은 허풍이 분명이 아니다.

 

아울러 저자는 금융 악당으로 칭하는 불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 중상모략(中傷謀略)을 통해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특혜를 얻어 왔는지에 대해그들의 비밀을 여실히 보여준다. 격양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준비금이 여러 차례 거듭 대출되는 부분 준비 대출이 발생하고, 어떻게 수 차례 거듭 대출되어 통화가 늘어나게 되는지에서 공매도가 일어나는 원인과 그 폐해금본위 준비금 제도가 어떤 이유로 석유 달러 시스템으로 바뀌는지 그리고 멕시코를 비롯해구소련 국가들, 10년전 IMF 사태를 포함한 동남 아시아의 호랑이 경제권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바나나 공화국에 재앙을 몰고 온 외환 투기까지, 그 이면(裏面)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낫낫이 알려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역설한다.


 거기에 노동력을 소유하는 대신 노동자를 보살필 의무가 있었던 노예제가 자본이 임금을 통제함으로써 노동을 통제하는 단계로 변모해 온 과정이나 빚으로 압박받는 미국의 실상까지 이야기의 폭을 넓힌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화폐론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이 미흡했다. 하지만 이제는 투기(投機세력의 지배를 받는 화폐의 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과 알지 못했던 투기 세력의 추악한 본질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이 화폐의 발행과 유통을 갖게 되면 어떤한 폐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우리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게 되는지에 대한 인식과 함께 M3 총 통화량을 통해 그 가치가 변화는 화페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린백 시스템을 필두로 중앙은행을 국유화하면 모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또한 같은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중언부언한 점이나 읽어가기에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끄럽지 못한 번역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덧말. 2009년 3월 17일에 작성하고, 2009년 3월 22일에 수정 보충함.

 Tracked from 재미있는 잡지 "th.. at 2009/03/18 10:00 x
제목 : 달러 (the Dollar 2008) - 빚거미에 ..

달러 - 엘렌 호지슨 브라운 지음, 이재황 옮김/이른아침 http://hopin.tistory.com2009-03-16T03:46:380.3610 좋은 책은 세상

에 대한 새로운 사실,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는 책이라고 평소 생각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달러'는 분명 좋은 책입니

다. 다만, 그 새로운 사실이 평소 전혀 생각지 않았던 사실이거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실과 완전히 배치되는 사실이라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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