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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크 벤터, J. Craig Venter 지음 | 노승용 옮김 | 추수밭 | 20094

 

 적어도 물리학(物理學)을 학부 전공으로 수준 이상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보면, 보통 생물학(生物學)을 싫어한다. 그냥 싫다는 것도 아니고, 독설을 내뿜듯  . 거기에다가 생물처럼 무작정 외워야 하는 과목은 싫다고 말한다.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곤 하기 때문이다. 이건 내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사실 물리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도 아니면서, 나 역시 무작정 생물을 싫어했다. 거기에 학부 시절에는 화학(化學)도 싫어하는 학문이었다. 그러던 것이 석사 시절과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되었다. 그나마 생물은 덜 했지만 화학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주위 상황이 바뀌어 변해서 생물학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응당 알아야 무관하게 발을 담궈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크레이크 벤터 게놈의 기적, A Life Decoded : My Genome – My Life’는 이런 시기에 접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해 과학을 10년 넘게 공부해 하고 오고 있지만, 생물학에 대해서는 과학동아 같은 잡지를 꾸준히 읽어온 고등학생만 보다 못하다. 스스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바람에, 그래서 이 책은 사실 내게 무척 부담이었다. 게놈(genome)이라면 유전자 이야기인데, 과연 내가 그 쪽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크레이그 벤터라면 인간 유전자를 특허로 등록하는데 앞장 섰던 서서 돈에 눈이 먼 불한당(不汗黨)같은 인물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런데 그의 이야기라니, 이 책은에는 벤터가 자신을 옹호하기 위한 말이 가득할 것 같았다. 이 분명했다.

 

 그런데 의외(意外). 책을 읽어가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속 벤터는 내가 생각했던 불한당 같은 인물도 아니었다. 물론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기억하기 떠올리기 마련이고, 자서전은 그런 기억의 모음집이라는 점은을 저자인 벤터도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다.

 

  

 먼저 가장 놀랐던 점은 그가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었다. 개구쟁이에 말썽쟁이에 불과한 어린 시절 벤터의 모습은 눈을 씻고 볼래야 에서는 과학자의 모습을 찾을 전혀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베트남전 참전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실제로 그것들을 행하는 모습에서 나는 감명 받았다. 또한 그의 대학원생 시절과 교수로써 또한 연구자로써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정말 지금의 기초과학 분야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솔직하게 과학 분야에서 펼쳐지고 있는 정치에 대해서도 비록 자신이 희생자라는 뉘앙스가 풍기기는 하지만, 비교적 그래도 솔직히 잘 보여주었다. 게다가 기존에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민간분야에서의 결과물을 놓고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잘 이야기해 주었다.

 

 이 책은 벤터라는 인물에 대해 그리고 인간 유전자를 포함한 유전자를 둘러싸고 지금 과학계, 특히 Biotechnology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덧말. 크레이크 벤터와 게놈 프로젝트 그리고 biotechnology 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한번 더 생각을 정리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다시 작성한 포스팅

 

 

Commented by 718n42 at 2009/05/09 01:08
가든에 또 한 분이 들어오셨네요.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물리학과 생물학이라, 전 대학에서 배운 가장 재밌는 수업이 일반물리 였는데 그래서 그나마(^^;) 생물학에 가까운 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걸까요?(니가 공부를 게을리 한거 잖아!^^;)

한문을 같이 쓰는 걸 보니 서강대 출신 형이 해준 예기가 생각나네요. 서강대에서는 1학년 때 독후감을 써야 하는데 70%는 꼭 한문을 같이 써줘야 한다던데 그렇게 1년을 보내니 한문 하나 만큼은 자신있다고 하더군요. 호오, 의외가 그런 뜻이였군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5/09 01:33
두서 없이 적어 놓은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지워버릴까도 생각했었는데, 반면교사로 삼아야 겠다는 생각에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글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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