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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과 열정이 가득한 투우의 나라. 뜨거운 햇볕과 바다 그리고 휴양지로 매년 여름이면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나라.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축구가 연상되는 나라. 사실 내게 스페인에 대한 인상은 이 정도다. 거기에 영화에 대한 인상도 오늘 추가되었다. 확실히 서로 다른 정서의 영화지만 보통 프랑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불편함은 그다지 없는 스타일의 영화.

 영화 ‘퍼펙트 크라임, Ferpect Crime / Crimen Ferfecto’은 제목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범죄 영화다. 그리고 ‘F'로 바뀌어 버린 ’Perfect' 또한 이 영화가 뭔가 심상치 않을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영화는 라파엘과 루르데스 그리고 돈 안토니오, 이렇게 3명이 핵심 인물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라파엘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남자이자 이들 모두가 일하는 백화점에서 늘 매출액에서 1, 2위를 다툰다. 하지만 경쟁자인 안토니오가 눈에 가시다. 지배인이 되기 위한 판매전에서 라파엘이 막판 대역전으로 안토니오를 이겼지만 라파엘이 판은 건 하필이면 부도수표다. 그 덕분에 안토니오가 지배인이 되고 라파엘은 쫓겨나고 만다.

 자신의 일생을 걸고 일해 온 백화점인 만큼 라파엘은 너무 억울하다. 그래서 짤리기도 싫다. 그러다가 라파엘과 안토니오가 언쟁을 벌이던 중 라파엘은 어처구니 없이 안토니오을 살해하게 되고 아무 목격자 없이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 했다. 그러나 ‘Perfect'가 아닌 ’Ferfect'다. 백화점의 예쁜 모든 여직원들에게 인기있었던 라파엘에게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루드레스가 그걸 알아차리고 스스로 공범이 되어 버린 이 여자가 나타난다.

 루드레스는 라파엘을 살인 사건을 빌미로 계속 압박하고 라파엘은 생각지도 못했던 루드레스에게 얽매여만 가는데, 여기에 죽은 안토니오까지 머리에 칼을 꽃은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의기양양해 지는 루드레스와 이와는 반대로 수척해지는 라파엘. 여기에 루드레스까지 살해하고 Perfect Crime'을 종용하는 유령 안토니오. 라파엘도 결국은 루드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루드레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최고 제품들이 있는 백화점에서 경쟁하고 그 속에서 탈락하고 하는 사람들을 통해 물질문명의 퇴폐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면서도 얼토당토 않은 모습의 유령과 어이없는 상황들로 지나치게 경직되지 않은 채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 이런 것들이 정확히는 몰라도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닐까?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탓에 스페인 영화라는 전체 범주에 대한 판단을 내기리가 불가능하지만 익숙하지 못한 정서를 통해 보는 세상을 보는 맛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영화였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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