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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먼나라 이웃나라의 세 번째 나라는 도이칠란트, 독일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나라를 전쟁에 몰아 넣었지만, 전후 엄청난 경제 발전으로 세계를 이끌어가는 나라로 다시금 전면에 나타난 나라, 도이칠란트도이칠란트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건 패전 후 일으킨 라인강의 기적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두 진영으로 나라가 나뉘었다가 통일을 이끌었고, 전쟁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보상까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바를 우리보다 앞서 이루어내었다는 점 역시 우리에게 큰 관심을 갖게 한다. 이렇게 언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관심꺼리가 가득한 도이칠란트에 대한 이야기를 교양 만화라는 틀을 빌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꼼꼼히 알려준다.

 역시나 새 먼나라 이웃나라 3 : 도이칠란트편은 2차 세계 대전 전후의 모습을 잘 알려준다. 전쟁을 일으킨 전범지로서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피해국들에게 보상하며 거기에 머물지 않고 유럽의 평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음을 책은 알려주고 있다. 아울러 그와는 대비적으로 역사 자체를 숨기는 일본을 비교하여 이야기하기도 한다또한 통일 역시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내용이다. 전후 어떠한 사정으로 독일이 동서독으로 나뉘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통일 독일에 이를 수 있었는지를 간결하고 쉬운 내용으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게다가 저자인 이원복 교수가 도이칠란트에서 공부하고 직접 생활 했던 탓에, 자신이 겪고 느낀 점을 타권 보다 좀더 생생하게 전해주는 것도 3권이 갖는 강점 중의 하나다.



 새 먼나라 이웃나라의 네 번째 나라는 영국이다영국하면 신사의 나라니,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니 하는 이야기가 먼저 생각나지만 책에서 가장 중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프랑스 시민혁명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된 영국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왕이 모든 권력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고 또한 왕위를 세습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겼다그런데 그 당연하다는 생각을 거부하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 중 가장 똑똑하고 덕망 있는 사람에게 정권을 주고 그 사람이 잘 하지 못하면 정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고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었다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근원을 바다로 둘러 쌓인 섬나라라는 것에 기인해 설명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가 없었던 탓에 상비군의 필요성이 타국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강력한 군사력에 기인하지 못한 왕권은 프랑스 같은 절대권력과는 전혀 다르게 왕권에 대항하는 의회를 낳았다. 그리고 왕과 의회의 오랜 권력 다툼을 통해 의회의 역할이 더 증대되고 의회 민주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또 하나 책에서 중점을 두어 이야기하는 것은 영국의 역사다. 겔트족으로 표현되는 로마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은 미개한 나라에 불과했다. 뛰어난 문화를 가진 겔트족의 영향으로 영국도 국가다운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 다양한 게르만족과 노르만족의 침입으로 매우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살게 되었다이런 이유로 내전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여파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대영제국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흔히 영국으로 알고 있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로 나뉘어져 있고, 특히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도 테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엘리자베스 여왕대에 에스파냐의 무적함대 아르마다를 무찔러 바다의 제왕이 되고 빅토리아 여왕대에는 수많은 정복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하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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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생각을 했다. 왜 나는 영화를 볼까? 그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아니면  영화 관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 때문에? 혹은 선호하는 배우를 스크린에서 보는 즐거움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찰나에 영화 ‘파이란, Failan'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 영화 ‘파이란, Failan'은 영화 이야기 못지않게 사족이 많은 영화다. 영화가 많은 호평 속에 개봉된 건 2001년 이 맘 때쯤이다. 하지만 수많은 호평 속에 정작 흥행에는 실패했고, 내가 영화 ’파이란, Failan'을 그로부터 6년이 지나서다.

 6년 전 영화에 대한 호평이 그대로 내게 적용되었음인지, 하루를 멀다하고 변화하는 대중의 취향이 그대로 이식되어 있는 내게도 영화 ‘파이란, Failan'은 시시각가 변하는 트렌드의 모습과는 별개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다. 유행하는 트렌드에 따라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 대중의 선택을 강요하는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모습과는 일단 다른 것 같았다. 의도치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트렌드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이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촌스러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보였다. 거기에 그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중국 배우의 출현에 영화 무대로는 익숙지 않은 인천과 동해의 색다른 모습까지...


 영화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천 뒷골목 3류 깡패 강재와 위장 결혼을 통해 한국 생활을 하게 된 중국인 파이란의 이야기다. 적지도 않은 나이에 오락실에 죽치고 앉아 주인에게 건달 행세하며 삥이나 뜯고, 고등학생들에게 포르노를 팔다 잡혀 구류나 살다 오는 허접쓰레기 같은 d 3류 깡패 강재의 모습이다. 같이 건달 세계에 들어온 친구는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어 있지만, 정작 강재는 친구를 형님이라 부르며 깡패 조직 후배들에게 무시당하고 받으러간 일수돈 마저 머리채 뜯기며 받아 내지 못하는 주접 말고는 깡도 끈질김도 없는 볼 것 없는 딱 3류 깡패다. 그런 강재의 유일한 희망은 배를 한 척 사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희망을 뿐 그의 일상은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강재가 속해 있는 패의 보스이자 친구인 용식에게서 부탁을 받게 된다. 몸싸움 끝에 상대 조직원을 죽인 자신의 죄를 대신해 주면 배 한 척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단다. 희망의 씨앗이라곤 눈곱만치도(‘눈꼽’이 아닌 ‘눈곱’이 사전상 정확한 표현이다) 찾아 볼 수 없는 강재였기에 오랜 고민 끝에 수락하기로 한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때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파이란이 강재의 인생에 나타지만 정작 사라진다. 몇 년 전 그저 돈 몇 푼 벌려고 위장 결혼 했던 중국인 파이란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저 서류 상의 남편일 뿐 한 번 제대로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아내의 죽음인 만큼 강재에게 그 소식은 별 감흥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저 그에게는 귀찮은 일을 뿐이다. 서류상의 남편이라는명목 때문에 자신 말고는 연고가 전혀 없는 파이란의 죽음을 수습하러 별로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파이란은 전혀 기댈 곳도 없고 잡아줄 이도 없이 이 땅 위에 혼자 서 있는 순진한 중국 여인이다. 자신의 서류 상 남편인 강재가 3류 양아치 건달 줄도 모르고 그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강재씨는 친철합니다, 친철합니다’를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절실히 건네는 여인이다. 그리고는 별 뜻 없이 강재가 준 빨간 스카프가 진짜 정인의 증표나 되는 듯이 그녀는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을 붉은 스카프로 꽁꽁 싸매고는 스카프에 의지해 고난한 삶을 살아가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아마도 강재가 감옥만 갔다 오면 늘 꿈에 그리던 배 한 척을 가지고 고향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더라면 영화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허접에 주접에 꼴사나운 강재였더라면 파이란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서류상의 아내였겠지만, 고향에 대한 희망이 생기자 강재의 눈에 파이란이 자신에게 보여준 맹목적인 사랑과 믿음을 통해 가졌던 희망을 알아채기 시작한다.

 그리고 파이란을 찾아 떠나는 시간이 조금씩 흐를수록 강재는 자신과 파이란이 대상은 달랐지만 ‘그리움’을 서로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강재의 그리운 대상이 고향 바닷가이었음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건달 세계에 함께 들어온 친구는 조직의 보스가 되어 자신의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자신은 정작 아직 그 밑에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후배들의 무시와 멸시나 당하며 누구와도 진실한 유대감을 갖지 못한 채 각박한 삶을 강재는 살아왔다. 파이란 역시 외지에서 홀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외로움에 떨던 모습이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던 강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거기에 강재가 파이란에게 남긴 빨간 스카프가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 남편일지라도 친절한 강재씨를 떠올리게 하는 대상이었다면, 파이란이 죽고서 강재에게 남긴 거울과 편지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게끔 해주는 매개물이 됨으로써 영화의 감동을 더 한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친절한 사람입니다.' 라며 비뚤비뚤 서투르게 써내려간 파이란 글씨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내 파이란을 정말 사랑하게 되어버린 강재의 울음을 끌어내고, 아울러 생각지도 않은 일을 통해 돌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가 결국 이 영화 ‘파이란’이 내게 주는 메시지를 알 수 있었다.


"강재씨… 고맙습니다.
강재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치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Commented by 겨울나무 at 2007/05/25 23:23  
기린님 소중히 모시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7/05/26 17:01 
모시고 갑니다 는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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