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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많은 책들을 재미 삼아 본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작년 이맘때쯤에 책의 첫 장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일 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이는 내 게으름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그 못지 않게 9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과 재미 삼아 보이기에는 너무나 경제 사상을 빼어나게 잘 서술한 탓도 금세 책을 덮지 못하게 했지 싶다.

 책을 보다가 보면 알찬 경제학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애덤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에서 시작해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 오이켄의 질서자유주의와 뢰프케의 인본적 자본주의, 하이에크의 진화론적 자유주의 그리고 프리드먼과 뷰캐넌의 통화론적 자본주의와 헌법적 자본주의까지 자유주의 입장에서 경제학과 경제사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근식 교수가 많은 서적을 참고해 정수를 골라 압축적으로 서술해 놓고 있기 때문에 폭넓은 범위뿐만 아니라 깊이까지 겸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보면서 가졌던 즐거움이 두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경제학이라고 한정지어 생각하고 있었는데 본래의 경제학은 경제학뿐만이 아니라 자연신학과 윤리학 그리고 법학까지 아우르는 사상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경제학도 좀 더 학제적인 성격을 가져서 통합적인 사상의 체계까지도 갈 수 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가 중고등학교 시절 배운 이상으로 알아가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너무 많은 부분이 일치하고 내 사고를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을 한 번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재미로 보기에는 많은 내용이 전문적인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고 두 권으로 나누어 출판해도 되었을 만큼의 방대한 분량이 쉽게 보기에는 어렵지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 나간다면 자유주의 입장에서의 사회경제 사상을 본류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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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스페인, 캐나다, 호주, 이란. 내가 본 영화를 만든 국가를 생각나는 데로 나열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기에 하나의 국가가 추가 되었다. 바로 싱가포르.

 영화 ‘내 곁에 있어줘, Be With Me'는 앞서 언급한 대로 싱가포르 영화다. 처음 접해보는 싱가포르 영화의 특성으로 인한 독특함인지 감독에 기인한 영화 자체의 독특함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영화는 무척이나 이색적이었다. 세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는데다가 영화에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인 대사를 과감히 포기했다. 거기에 말하고 싶은 걸 직접 드러내는 기계식 타자기. 그 점이 되려 대사를 포기하고서도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들에게 음식을 해 주는 것이 유일한 낙인 홀로 된 외로운 아버지, 한 여인을 짝사랑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밤잠을 설치는 투박한 경비원 그리고 변심한 친구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한 소녀.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이들에게 하루하루는 힘겨운 나날의 연속일 뿐이고, 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고는 평범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이라는 점 외엔 없다.

 그러다가 이들은 각자 결심을 한다. 남자는 짝사랑하던 여인에게 전해 줄 편지를 쓰고, 소녀는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등 질 결심을 하고, 노인은 외로움에 대항한 미지의 존재를 위해서. 이렇게 그들은 이어지고 비극으로 혹은 서로의 희망이 서로에게 된다.

 나란히 이어지는 노인, 남자, 그리고 소녀의 이야기. 거기에 덧붙여진 테레사 첸의 이야기를 보탰다. 영화 초반, 이들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일 뿐이다. 하지만 영화가 마법과도 같은 기지를 발휘하는 것은 영화의 엔딩 부분. 소녀와 남자는 우연처럼 만나고, 노인과 테레사 첸 도한 감격의 조우를 맞는다.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그들은 비극의 순간을 함께하고 또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 곁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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