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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反戰 혹은 反轉. 연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것이 ‘반전’이란 단어였다. 반전? 전쟁에 반대한다는 건지 사건의 형세가 뒤바뀌는 건지, 그것도 모른채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장 포스터에서 본 ‘반전’은 후자였다. 제목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좀 더 관심있게 들었더라면 당연히 후자였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을. 아무튼 ‘반전’이란 단어가 공연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눈에 계속 띄었고, 그 덕에 극을 보는 내내 이게 그 반전일꺼야 혹은 내용이 이렇게 흘러가다가 저렇게 반전하려나 하는 것 같은 생각들이 가득했다.
줄거리는 이렇다. 돈을 보고 결혼한 남자와 그 남자와 이혼하려는 여자.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나름대로 음모를 꾸미지만, 그 음모는 전혀 예상치 못한 남자의 교묘한 술책에 가까운 함정에 빠지게 한다. 그냥 그저그런 이야기가 이 때부터 사람을 경악케 하고 남자의 대단한 함정에서 이야기가 끝을 맺으려는 듯하다가 남자의 술책을 예상하고 그것마저 속이기 위해 남자의 술책에 일부러 빠진 척 하는 여자의 막판 뒤집기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같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극을 본 후에 약간 있었는데 느낌의 강도면에선 이 연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더 강하지 않았나 싶다.
진솔한 하고 충실한 이야기와 그것을 연기로 잘 표현해주는 연극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는 약간 다르지만 분명 교묘한 머리 싸움을 바탕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관객에게 충분한 즐길거리를 주는 극이었던 듯 싶다.
아주 강추는 아니라도 비추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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