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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두고 디지털 컨텐츠가 난무하는 시대라고 흔히들 말한다. MP3 음악파일,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찍은 사진 그리고 TV 드라마나 개그 프로를 위시한 동영상 파일과 거기에 영화도 지금은 디지털 컨텐츠라 부르는데 별 무리가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런 시점에서 다른 사람의 것은 어떤지 잘 몰라도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내 생각은 비교적 확고하다. 복사 비용이 거의 0에 가까운 덕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모을 수 있는 이유로 내게 있어 디지털 컨텐츠의 수집이나 저장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빨리 즐기고 지워버리는 것이 되려 내게는 미덕이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 컨텐츠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영화 역시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일이 보통 없다. 앞서 언급했듯 얼른 보고 지워버려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다가 그만 실수로 두 번 보고만 영화 ‘마인드 헌터, Mindhunters' .

 영화 ‘마인드 헌터, Mindhunters' 는 내게 인기 있었던 TV 시리즈 'X-file' 을 떠올리게 했다. 그 둘이 정확히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둘 다 범죄 스릴러물을 표방한다는 지극히 사변적이자 작위적인 해석 때문이리라. 영화 ‘마인드 헌터’ 는 프로 파일러 Profiler 라 칭하는 범죄 심리분석가에 관한 이야기다. FBI에서 실제 프로 파일러가 되고자 하는 후보생들이 고립된 외딴 섬에서 들어가 모의훈련을 하는 도중에 그들 사이에서 실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범인과 남은 사람간의 두뇌게임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계속되는 희생과 희생자가 생길 때마다 보이는 시계의 예고 시간으로 인한 긴장감과 누구를 믿어야할지 알 수 없는 등장인물간의 갈등이 영화의 재미를 더 한다.

 더운 여름에 보기에 그다지 나쁘지 않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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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크루먼의 불황경제학’ 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보고 나는 사실 약간 위축되었다.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경제학은 저 멀리 있는 듯 싶은 학문인데, 거기에 불황이라는 단어가 먼 거리의 정도를 더 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재미삼아 보는 사람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멀게만 느껴지는 거리를 외면한데 책을 보기 시작했다.

 어~, 그런데 언젠가 재미있게 봤었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와 비슷한 느낌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렉서스는 기술과 자본이 결합해 만들어 내는 상품의 대표 이미지라 할 수 있고 올리브나무는 영토나 민족을 나타내는 이미지라 할 수 있는데,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이의 무게가 렉서스 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는 것이 전체의 요지였다. 굳이 약간 덧붙이자면, 냉전 시대가 사라지고 난 후 홀로 자본주의만이 살아남았고 그 덕분에 황금 구속복을 선호하는 전세계에 흩어진 전자 투자집단의 힘이 특정 국가의 힘에 비할 수 없으리만큼 커지면서 렉서스가 더 중요시되고 그러면서 세계화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었다 뉘앙스 였다.

 그런데 이 책 ‘폴 크로먼의 불황경제학’ 도 큰 틀의 뉘앙스는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올리브와 렉서스’ 의 아류작이란 말은 절대 아니다. 왜냐면 이 책의 주된 관심은 자기 모순으로 인한 문제점도 있었지만 아울러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전자 투자집단의 단초를 제공한 아시아의 금융 위기와 전자 투자집단의 최선봉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헤지펀드가 주된 관심이기 때문이다.

 이 책 ‘폴 크루먼의 불황경제학’은 제목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란 점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그래도 MIT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의 해박한 경제 지식과 거기에 필치 뛰어난 저널리스트의 모습이 더 해져 어렵지 않은 논리에 명쾌한 설명 통해 천천히 책을 봐나간다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내심 ‘불황경제학’ 이라는 제목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대표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책 ‘폴 크루먼의 불황경제학’ 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찬찬히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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