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프리카. 남미와 더불어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물리적 거리에서도 정서적 거리에서도 가깝지 못한 곳이다. 그런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연극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 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실 이 연극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 을 보기 전에도 보면서도 그리고 보고 난 후에도 나는 아프리카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연극인 ‘아시나말리!’ 가 떠올랐다. 인종 차별 정책을 비판 하는 이야기로 그 내용이나 정신은 분명 훌륭한 것이었지만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의 모습만큼이나 극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기억 속에 남은 ‘아시나말리’ 같이 이 연극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 역시 쉽게 접하고 쉽게 웃으며 즐기는 트렌드 극과는 많이 달랐다. ‘독백을 통한 깊이와 본질의 문제가 강렬히 묻어나는 언어 연극의 장’ 같은 어감이 주는 선민사상을 가진 것 같은 연극이랄까? 대중의 인기에 영합할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극이었다.

 한 흑인의 죽음으로 등장한 알부리라는 흑인 청년과 그와 연루된 칼과 그의 상사 오른과 그의 아내 레온. 각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눈에 보기에도 선한 열연을 펼치지만 아쉽게도 정서적 친숙함의 결여 덕분인지 극이 가지는 흡입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까막눈의 단계를 벗어나지도 못한 채 극을 관람하는 무지한 관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극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기도 했지만, 친숙함과 멀어진다는 것이 새로운 시각을 가진다는 또 다른 표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극으로 인한 재미를 느끼기에는 개인적으로 부족했지만 분명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공연이었던듯 싶다.

 그러나 연극을 통해 1차적인 스트레스 해소 같은 즐거움을 기대한다면 비추.
반응형

'Theater & Perform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씨저스 패밀리, Scissors Family  (0) 2006.08.13
닭집에 갔었다  (0) 2006.08.08
질마와 솔래  (0) 2006.07.26
다시... episode 1  (0) 2006.07.12
일요일 손님  (0) 2006.07.09
반응형


 나는 단어가 주는 어감에 비교적 민감한 편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가 분명한 경우 어감에 민감한 건 선험적으로 작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어감에서 벌써 편견을 가지기 일수다. 이 책 기업 엘리트의 21세기 경제 사회 비전을 접하고서도 그랬다평소 사고를 지배하는 지나친 평등의식의 발로로 책의 제목에서 엘리트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대기업 경영자들의 자아도취에 관한 주절거림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려니 싶었다.

 편견이 깨지면 그로 인한 충격도 심한 법편견 덕분에 나는 이 책을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수 있었다. 빈약한 지식 탓에 프로테스탄티즘, Protestantism 이라 칭하는 칼뱅의 사상에 원류를 두고서 자본주의는 발전해 왔고 우리 사회에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면서도 시작은 보통 서양의 것들 이야기 하고 넘어가는 경우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시작은 좀 색다르다. 비록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우리 전통 사회의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학에서 그 근원을 찾고 이, 利 보다는 의, 義 에 더 가치를 두었던 우리 선조들의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실학과 일제 시대의 기업가 정신과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 본 후 크게 IMF 금융 위기를 전후로 하여 우리 사회, 특히 기업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여러 경영자들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내가 경험한 경제나 경영서적은 보통 경제나 경영의 제도를 중점으로 이야기하거나 혹은 특정 경제학자자 경제학 사조에 근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대로 경영자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탓인지 특정 제도나 사조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들의 눈을 통해서 본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점 그리고 비판까지, 스스로를 변명하기 위한 책이었을 것이란 편견과는 전혀 다르게 매우 진솔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들여 준다.

 이 책은 한국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이며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평이하게 잘 기술하고 있는 듯 하다재미 삼아 보기 시작했으나 기대치를 뛰어 넘은 책.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