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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단어가 주는 어감에 비교적 민감한 편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가 분명한 경우 어감에 민감한 건 선험적으로 작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어감에서 벌써 편견을 가지기 일수다. 이 책 기업 엘리트의 21세기 경제 사회 비전을 접하고서도 그랬다평소 사고를 지배하는 지나친 평등의식의 발로로 책의 제목에서 엘리트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대기업 경영자들의 자아도취에 관한 주절거림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려니 싶었다.

 편견이 깨지면 그로 인한 충격도 심한 법편견 덕분에 나는 이 책을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수 있었다. 빈약한 지식 탓에 프로테스탄티즘, Protestantism 이라 칭하는 칼뱅의 사상에 원류를 두고서 자본주의는 발전해 왔고 우리 사회에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면서도 시작은 보통 서양의 것들 이야기 하고 넘어가는 경우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시작은 좀 색다르다. 비록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우리 전통 사회의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학에서 그 근원을 찾고 이, 利 보다는 의, 義 에 더 가치를 두었던 우리 선조들의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실학과 일제 시대의 기업가 정신과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 본 후 크게 IMF 금융 위기를 전후로 하여 우리 사회, 특히 기업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여러 경영자들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내가 경험한 경제나 경영서적은 보통 경제나 경영의 제도를 중점으로 이야기하거나 혹은 특정 경제학자자 경제학 사조에 근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대로 경영자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탓인지 특정 제도나 사조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들의 눈을 통해서 본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점 그리고 비판까지, 스스로를 변명하기 위한 책이었을 것이란 편견과는 전혀 다르게 매우 진솔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들여 준다.

 이 책은 한국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이며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평이하게 잘 기술하고 있는 듯 하다재미 삼아 보기 시작했으나 기대치를 뛰어 넘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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