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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 이후 우리나라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에 미국 문화를 지목한다면 크게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싶다. 이 속에는 영화도 그대로 포함되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외화는 지금까지도 미국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심지어 미국과 유사한 문화권인데다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캐나다 또한 미국의 힘에 눌리어서 인지 우리에게 친숙하지 못하다. 그건 내게도 그대로 적용되어 지금 이야기 하려는 영화 ‘큐브, Cube' 말고 캐나다에 관련된 것을 떠올리면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 ’사우스 파크, South Park' 정도. 아마 이 영화 ‘Cube' 역시 2003년 제 7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소개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묻혀진 캐나다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Cube'는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직육면체의 폐쇄된 공간 속에서 경찰, 도둑, 여학생, 의사, 자폐증 환자 이들 다섯 명이 겪는 그 곳을 빠져 나가려고 애쓰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딴 이야길 잠시 하자면 5명이라는 제한된 인물과 그곳이 그곳 같아 보이는 직육면체의 큐브 의 제한된 장소로 인해 나는 영화가 조금 진행되자 뛰어난 연출가가 나타나서 연극으로 확장해도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제한된 인물과 장소에도 불구하고 ’Cube'는 공포를 관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 독특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영화는 그 속에서 복잡한 인간심리의 선악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장애인과 여자는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극 중 할로웨이의 대사에서는 서양인들의 인식을 다시금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CSI를 보기 시작하면서 보고나서 찝찝한 감정이 남는 호러물은 그다지 관심이 가는 장르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Cube'는 폐쇠된 공간 속에서의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해준 매우 독특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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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예찬’ 듣기에도 보기에도 얼마나 기대되는 그리고 희망 가득한 말인가. 이런 제목을 가진 연극이라면, 단어가 풍기는 기대와 희망만큼이나 화사하고 파릇파릇한 느낌의 극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청춘예찬’은 내 예상을 철저히 거부하는 내용의 연극이었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청년은 22살이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며 졸업을 할지 말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청년은 재미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의 집에는 두 가지 일만 하는 아버지가 있다.
하루 종일 누워서 TV보기. 이혼한 아내에게 용돈 타러가기.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홧김에 뿌린 염산 때문에 눈이 멀었고, 지금은 재가하여 안마사로 일한다.
청년은 어느 날 친구의 사촌누나 간질이 일하는 다방에 놀러 간다.
그녀와 술을 마시다가 함께 잔다.
청년은 함께 살자는 여인을 받아들인다.
방 한 칸에 세 사람. 아버지와 청년은 술잔을 기울인다.
청년의 무분별한 방황에 아버지는 화를 낸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간질 발작을 일으키고, 흥분하고, 욕하고.
청년과 간질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
아버지는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천정에 야광별을 붙인다.

제목인 ‘청춘예찬’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내용이다. 극 속의 영민은 청춘을 예찬하며 지낼 만한 사정이 못된다. 영민은 문제아 고교생일 뿐이고, 그저 술로 소일하는 무능력한 아버지와 이혼 후 안마사로 일하는 맹인 어머니 그리고 간질을 앓는 다방 여종업원은 청춘예찬은 커녕 희망이 보이지 않는 밑바닥 인생의 남루한 일상이 연속인 사람들뿐이다.

그럼에도 아이러니 하게도 극의 제목은 ‘청춘예찬’이다. 지지리 궁상맞은 청춘의 예찬이라니...

하지만 비록 쿨(cool)한 청춘은 아니더라도 그들 역시 분명히 청춘이며 그 속에서도 청춘을 예찬하려 야광별을 붙이는 그들의 모습은 결국 버겁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려는 지금의 청춘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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