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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년이 되어 버린 지난 18일 토요일 연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내 귀에 도청장치 단독콘서트 다녀왔다.
콘서트 이름하야 파라오 일일 나이트
나이트 문화를 별로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잘은 몰라도 나이트에 가진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는 허술한 무대 장치에서 사전 양해도 없이 1시간이나
늦게 시작하는 무대 매너, 그리고 악기 연주란 실력으로 하는 것임을 무시하고
힘으로 해보려는 허접한 실력까지, 아주 최악의 공연이었다.
그래서 결국은 2부 진행 도중 나와버렸다는… --;
내 귀에 도청장치 콘서트에 갔다 와서 다른 밴드와 비교해서 그들의 단점을
들춰 내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만 이틀 전에 갔던 ‘Groove All Stars’
공연과는 천지 차였다.
사실 ‘Groove All Stars’는 다들 연주를 잘하는 탓에 그게 되려 특출나게 보이는
뮤지션이 없다는 게 단점으로 보였는데, 이 공연을 보고는 그들이 얼마나 연주를 잘
하는가를 새삼 생각하게 해주었으니까.
관객의 대다수를 이루었던 10대 후반의 여학생들을 가리켜 같이 간 친구는 빠순이
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의 문화가 있는 걸 가만하면 그렇게
인식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렇지만 실력있는 많은 뮤지션을 뒤로 하고
그들에게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고 동질성을 느낄 수 없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공연 중이면 사진을 찍는 것은 공연자에게 매우 실례된 일인데
어쩌 된 노릇인지 관객의 많은 수가 그것도 플래시를 터뜨리면서
아무 거리낌 없이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앞에 있던 진행요원과 경호원은 전혀 제지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물론 공연자들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공연가서 처음으로 사진기를 당당하게 들고서 사진을 찍어 봤다.
예전에 ‘E-mail’이라는 노래로 내 귀에 도청장치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특이하게도 그들의 콘서트에 가서 아주 이미지를 확 버리고
말았다는…..


                       &


유월의 숲에는

               - 이 해 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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