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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 ‘빈 집’은 두 가지 영화 외적으로 관심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가 앞서 언급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잘 구축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영화 개봉 당시 위안부 누드를 당당하게 주장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승연이 출연한다는 점것이었다.
영화 ‘빈 집’은 대부분의 가정이 표면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실은 빈 집이란 걸 알려주는 한 번은 볼 만한 문제작이었다.
&
질 경 이
- 류 시 화
그것은 갑자기 뿌리를 내렸다. 뽑아낼 새도 없이
슬픔은
질경이와도 같은 것
아무도 몰래 영토를 넓혀
다른 식물의 감정들까지도 건드린다.
어떤 사람은 질경이가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서둘러 뽑아 버릴수록 좋다고
그냥 내버려 두면 머지않아
질경이가
인생의 정원을 망가뜨린다고
그러나 아무도 질경이를 거부할 수는 없으리라
한때 나는 삶에서
슬픔에 의지한 적이 있었다
여름이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슬픔만이 있었을 뿐
질경이의 이마 위로
여름의 태양이 지나간다
질경이는 내게 단호한 눈빛으로 말한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또 타인으로부터
얼마만큼 거리를 두라고
얼마나 많은 날을 나는
내 안에서 방황했던가
8월의 해시계 아래서 나는
나 자신을 껴안고
질경이의 영토를 지나왔다
여름의 그토록 무덥고 긴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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