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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쿠우스 (EQUUS)

 EQUUS 그냥 우리식 발음으로 에쿠스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처음에 나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대형차인 에쿠스만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말하고자 하는 건 대형 승용차가 아니다. 그래서일까 EQUUS의 우리식 발음조차 에쿠스가 아닌 에쿠우스로 옮겨 놓았다.

 지난 주 월요일 추석의 마지막 연휴가 끝나는 날,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연극 ‘에쿠우스, EQUUS'를 봤다. 수많은 연극 중 승용차 이름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은 ’EQUUS‘를 선택한 건 연극 초짜답게 순전히 선전문구 덕분이었다. 작년 연극열전에서 최우수 인기작품상을 수상했다는 선전문구에 국내 최초 1만 관객 돌파 연극이라는 등등... 에 올 초 관람했던 ’청춘예찬‘의 주인공 김영민이 여기에도 나온다는 사실 같은 순수 내적 요소과는 전혀 무관한 외적 요소의 혼합이 ’EQUUS'를 선택하게 했다.

 연극이든 영화든 나는 개인적으로 미리 사전정보를 알고 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의 관람이 아무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 가끔 그 생각이 틀릴 경우가 있다. 특히 심리극이나 스릴러물의 경우 그럴 경우가 생기는데, 극을 다 보고나서도 뭘 이야기 했는지 혹은 뭘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알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불행히도 연극 ‘EQUUS'도 사실은 좀 그랬다.

 내용은 이렇다.

 헤스터 판사가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를 찾아와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알런 스트랑의 치료를 부탁한다. 알런은 문자를 찍어내는 아버지(인쇄업자)와 문자를 가르치는 어머니(교사)를 둔 소년으로 결코 이성적이지 않다. 그의 눈에선 벌판의 광기가 출렁인다. 다이사트는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여 알런 스트랑을 받아들인다. 알런이 병원으로 오던 날 밤 마틴 다이사트는 자신이 제사장이 되어 아이들을 희생물로 제사를 치루는 악몽을 꾸게 된다. 치료를 맡은 다이사트 박사는 환자의 정열에 점점 질투가 난다.

 전체적으로 현실과 신화가 뒤섞인 이야기이자 상징적으로 압축된 무대는 알런을 낙오자로 낙인찍은 문명을 향해 돌팔매질을 한다. 거기에 다이사트가 자신의 상처를 발견하는 과정이나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말들의 야성적인 움직임 역시 내용의 빠질 수 없는 줄거리이다.

 사실 극을 보고 난 후의 느낌이 마치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책에서 허우적거리다 나온 느낌이었다. 그것도 옆에서 열광하는 관객들의 모습에 비추어 어리둥절하게 있는 내 모습은 극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해야 하겠다. 내 지적 능력의 열위 이든, 혹은 나와 같이 사전 정보 없는 관객의 감흥을 불러 일으키기에 배우의 열정이 미치지 못했든지 이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어찌 되었건, 연극 ‘EQUUS'는 큰 기대를 가지고 보았음에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 연극으로 기억되어 버리고 말았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질의 나체 장면과 말로 분장한 배우들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질의 모습에서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내가 갔을 때 표가 매진되어 통로에서 앉아서 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편이 좋기는 하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입장시켜 공연의 시작시간이 늦어 진 점이나 너무 더워 극에 집중하기에 힘들었다는 점은 연극 외적으로도 많은 아쉬움을 남게 했다.

  by 고무풍선기린 | 2005/09/25 23:01 | 영화, 연극 그리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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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달의영 at 2005/09/27 01:47  
과제 때문에 에쿠우스 보러 가야 하는데... 
덕분에 좋은 사전지식 얻고 갑니다! 
공부하고 가야겠군요.. (덜덜덜)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5/09/27 02:03  
괜히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은게 아닌가 싶어 부끄럽습니다. 

저와는 다르게 재미있는 관람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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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의 적’ 1편은 2002년 매우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다. ‘공공의 적’ 덕분에 한동안 입에서 욕설이 떠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기가 찰 만큼의 욕설과 경찰답지 않은 지저분함이 매력이었던 강철중이 ‘공공의 적 2’를 통해 조금 해먹어도 괜찮은 강력계 형사가 아닌 검사라는 달라진 역할로 나온다.

 1편에 이은 2편이라 1편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 올만도 한데, 심한 액션과 기억에 남는 욕설 그리고 아쉽게도 찐한 감동은 별로 없다. 심증에 따라 무리하게 밀어붙이던 모습도 2편에서는 덜하다. 대신 잡으려는 사람도 도망가려는 사람도 한층 세련되어졌다고나 할까? 대신 검찰하면 웬지 권력이 떠오르고 그 권력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의 편이라는 보편적 인식이 무조건 옳지는 않다고 말하려는 것 같다. 되려 검찰의 영향력이 영화 감독에게까지도 미치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예술성이고 나발이고 하는 것 보다는 철저하게 수익을 위해 작업했다는 감독의 말 맞다나 남성이라면 재미있게 볼만 하다. 거기에 익히 뛰어난 연기를 하는 배우로 알려진 설경구와 얄미운게 제법 연기 좀 하는데 하는 생각을 들게하는 정준호의 연기를 비교해 보면서 보는 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또다른 덤이다.

 그렇지만 뭔가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운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전편에 비해서 말이다. 그런 아쉬움이 남지만 재미나게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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