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BS 드라마 ‘은실이’에서 못된 아이 정도로 밖에 기억나지 않던 한 배우가 영화 ‘올드보이’에서 미도를 연기하며 머리 속에 자신의 존재를 남기더니,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통해 엔터테이너가 아닌 배우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강혜정.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을 통해 참 곱상하게 생긴 남자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가, 영화 ‘국화꽃 향기’와 ‘살인의 추억’을 통해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어느새 영화 ‘인어공주’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많은 여성팬의 관심을 받게 된 박해일. 이 둘이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만났다. 그것도 둘 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벽하게 깨버린 이미지를 통해서.

 처음에 이 영화 ‘연애의 목적’을 보면서 나는 짜증이 났다. 영화의 내용이 남선생이 여자 교생에게 찝쩍거리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이다지도 남자가 여자에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추근덕거릴 수도다 있구나하는 정도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데 추근덕거림이 통한다. 어느새 부터인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어서 참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는 여교생.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여는가 싶자 남선생의 추근덕거림의 정도는 더 심해진다. 아마 이대로 끝났다면 나는 감독과 작가를 욕했을 것이다. 추근덕거림은 결국 진짜 사랑이 되고, 어버리지만 그 사랑을 자신의 지위과 연관시키며에 연연하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외면하려 들지만, 사랑이라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 려다가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하며 마루리 짓는다. 않는다.

 내 부족한 연애 경험 탓인지 남자가 여자에게 이다지도 추근덕거릴 수도 있구나하는 싶었고걸 알았고 놀랍게도 그 추근덕거림을 여자가 싫어하는 것처럼 하다가도 은근슬쩍 넘어가버리는 것에 나는 제법 놀랐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며 외치던 CF 속 멘트는 그저 TV 속 광고일 뿐 일상의 사랑은 절대 그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내가 너무도 어렸다는 걸 어림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이유라면 이유랄까.

 아무튼 영화 ‘연애의 목적’은 지루하게 보기 시작했다가 내 허술한 심금을 울리며 끝난 영화로 기억 남을 것 같다.
반응형

'Cine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세주  (0) 2006.02.23
If only, 이프 온리  (0) 2006.02.06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0) 2005.11.20
말아톤  (0) 2005.11.17
귀신이 산다  (0) 2005.11.12
반응형

 고추말리기,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무슨 제목이 이런가 싶었다. 거기에다가 20명에 달하는 출연진. 그리고 극단 민예 라는 뭔가 오래된 듯한 어감을 주는 극단까지. 어쩐지 연극계에 가장 큰 관객인 20대 여성층을 타켓으로 삼아 열리는 여타의 많은 연극들과는 뭔가 다를 것만 같았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극을 접했다.

 ‘~누구누구씨 보호자님, 아들입니다.’
지나치게 과장이다 싶은 간호사의 말로써 남아 선호 사상에 대한 재고찰과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풍자 그리고 저출산 시대의 출산 장려 메시지라는 맞는 말인 듯 싶으면서도 뭔게 생뚱맞은 것만 같은 메시지를 내세운 ‘고추말리기’는 시작되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삼신할매와 저승사자 그리고 홍장군이다. 특히 내가 생각했던 거지 중의 상거지 보다도 더 허름한 모습에 지하철 녹번역을 헤메는 삼신할매와 저승사자는 정말이나 어이없었다. 우리 의식 속에 있는 근엄한 모습의 삼신할매와 저승사자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의도적 표현이라 할런진 몰라도 극에 대한 지식이 쥐뿔만큼도 없는 내게는 연출자가 표현 할 수 있는 삼신할매와 저승사자의 이미지가 저것 밖에 되지 않나 싶었다. 거기에 극의 중심인물인 홍장군. 나는 처음에 무슨 참견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 역인 줄 알았다. 용한 점쟁이라면서도 단무지에 라면을 즐긴다는 그의 모습은 누군가 말했던 인간적인 모습보다는 지질이도 궁상맞아 보이지 밖에 않았다. 아직도 연극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홍장군의 열정적인 연기는 대단했다.

또 다른 어이없는 설정 중의 하나. 탤런트 이미연이 맡았던 드라마 속 명성황후가 이 연극 ‘고추말리기’에서 태어나는 남자 아이를 죽이는 낙태귀의 전생이란다. 그리고 그 낙태귀의 이름은 미연이다. 마지막으로 태어날 남자아이 12명의 고모들 꿈에 나타나 퍼즐 맞추기 하듯 말을 끊어서 12명의 딸과 홍장군에게 하고 사라진 할아버지에 대한 장면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는 어이없는 장면이었다.

 남아 선호에 대한 문제와 그로인한 성비 불균형에 대한 우려, 생명 경시에 대한 경고,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어야 하는 불쌍한 영혼들에 대한 것들이 조금은 코믹하기도 하고 어이없다 싶은 설정들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나름대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인구문제는 남아선호보다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더 당면한 문제가 되어버린 시대적인 상황과는 벌써 거리감이 생겨버렸고. 결정적으로 제시한 남아선호 사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려 하기 보다는 남자아이가 태어남으로써 문제가 해결되 버려서 처음에 주장하려고 했던 것들은 정작 얼렁뚱땅 넘어가버린 듯한 느낌이다. 머리 속에 결혼이나 자녀 같은 단어가 멤도는 상황에 내가 처해 있었더라면 연극 ‘고추말리기’가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보였을 것 같았지만 지금 당장의 내 상황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였기에 아쉽게도 쉽게 공감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