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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기 전에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감독과 주연배우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감독 김상진과 배우 차승원은 내 기억 속에 좋게 남아 있는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감초 같은 인물들이다.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였던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그리고 ‘광복절 특사’까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었던 김상진 감독과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그리고 ‘선생 김봉두’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으로 코미디 배우로 성공을 거둔 배우 차승원이 또다시 함께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킨 영화가 바로 ‘귀신이 산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둘이 함께 만든 전작에 비하면 재미가 떨어진다. 차승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했어야 할 귀신을 맡은 장서희가 좀 더 부각될 수 있도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

 사실 집은 늘 좁은 국토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취직도 하기 전부터 일을 시작하고 나서 얼마나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다느니 혹은 요즘은 어느 어느 신도시 아파트가 뜬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늘 난무한다. 그 탓인지 차승원이 연기한 박필기 역시 집을 장만하는 건 일생의 목표다. 그러면서 드디어 거제도 전망 좋은 바닷가에 있는 집 한 채를 장만한다. 그러나 웬걸. 이 집에는 귀신이 살고 있다. 그리고 귀신인 장서희와 싸운다. 이 집이 서로 내꺼다 하면서. 그러면서 귀신의 사정을 알게 되고 귀신을 도와주는 이야기다.

 귀신 영화들이 가진 장르적 한계나 어두침침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다거나, 쉽게 장만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집을 장만하고서 누리려는 행복의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싶었다 감독의 의도는 다분히 성취된 것 같지만 그 덕에 되려 전작에 비해 재미는 반감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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