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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영화나 연극을 보다가 보면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장된 연기를 하는 배우나 화려하지만 치밀하지 못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연출자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 그 공연은 어김없이 실망스럽다. 이야기를 매끄럽게 끌어가려면 역시 뛰어난 기교 못지않게 극의 기본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공연도 결국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 내가 만들고 참여하는 공연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하는 것이 당연지사라 사람들은 과장된 요소를 첨가하기 마련이다. 이런 의미의 ‘과장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영화가 지금 말하려는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다.

엄정화, 임창정, 김수로, 황정민, 주현, 윤진서, 정경호 등등의 수두룩한 주연급 애우들의 연기를 바탕으로 나이도 배경도 전혀 다른 여섯 커플의 사랑을 일주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보여준다. 그것도 좀처럼 보기 ‘다중스토리 구조’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일곱 커플은 서로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면서도 서로서로 얽매여 있다.

 언제나 당당한 여우같은 페미니스트 여의사와 육두문자를 남발해대는 마초같은 강력계 형사, 세상이야 힘들든 말든 둘의 사랑만큼은 언제나 달콤해야 한다고 믿는 못말리는 닭살 동거 커플, 내 사전에 사랑은 없다고 외쳐대다가 어느 날 몹시 당황스런 스토커와 맞닥뜨린 전직 농구선수, 우연히 꽃미남 가수를 만나 마음이 흔들려버리고 마는 예비 수녀, 이런 그녀를 사로잡아버린 아이돌 스타 가수의 아슬아슬한 사랑, 오드리 헵번을 사모하는 고집불통 구두쇠와 자신이 오드리인 줄로만 알고 사는 여인.

 거기에 출연 배우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상당부분 깨버리는 것도 과장되지 않은 이야기 전개에 이어 이 영화가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제목을 보면 각 커플들의 아름다운 일주일을 그린 것만 같지만 영화는 결코 달콤하지 않다. 기대했던 아름답고 화기애애한 이야기는 보다는 너무나도 사실적인 에피소드가 연달아 이어진다. 거기에 서로 교묘히 얽혀있는 커플들의 만날 듯 하면서도 서로를 스쳐 지나가며 자신들의 연애방식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과장됨 없이 있는 그대로를 잘 보여주는 차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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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drama 라는 소개의 '현정아 사랑해‘라는 제목과 가수 임현정의 노래가 나온다는 소개 문구를 보고서 나는 꽤 오래전 TV CF의 배경음악으로 나와 대중의 인기를 얻었던 그녀의 노래 ’첫사랑‘이 생각났다.

햇살처럼 눈부시게 다가와 나를 깨우던
그대는 봄비처럼 내게 스쳐지나가 나의 첫사랑~!

이라는 구절로 시작했던 그 노래를 불렀던 그 가수가 나는 ‘현정아 사랑해’에 등장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마도 공연의 내용 역시 가수 임현정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콘서트 혹은 뮤지컬의 형태가 되어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역시나 내 지레짐작은 이번에도 틀렸다. 이 공연은 외계인 황희와 방콕녀 현정의 솔직, 당당, 사랑이야기다. 청각장애를 가진 외계인 황희와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방콕녀 현정. 우연한 그들의 만남에서 사랑과 그 속의 우여곡절이 기타 반주의 노래와 함께 펼쳐진다.

 그저 무심히 지나쳤던 신체가 불편한 이웃들의 시선과 그들의 고민을 ‘현정아 사람해’는 듣기에 너무나 좋은 노래에 실어서 그리고 황희와 현정의 바램을 통해 보여준다.

 종종 공연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내용까지 알찬건 아니라고 말하곤 하는데, 단지 황희와 현정 그리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세 사람만으로도 겉치레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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