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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딥스’라는 제목의 책을 알게 된 건 새로 알게 된 새로운 친구를 한 명 알게 되면서였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 늘상 던지곤 하는데, 대답 중 많은 경우가 독서(讀書)다. 그러는 도중에 이 책 ‘딥스, 자아를 찾아서’ 이야기가 나왔고, 한 번 읽어 보기를 권유 받았다.

 비록 일독(一讀)하기를 추천 받기는 했지만 그저 책이 감동스럽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들은 상태였기 때문에 내 관심 목록에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책의 표지에 담긴 "공기야, 들어와. 어서 들어와 우리와 함께 있자... 아빠는 내가 공기에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아빠는 사람은 사람하고만 말하는 거래요..." 소개 문구 접할 기회가 우연히 생겼다. 그 때 떠오른 것이 종종 화장실에서 혼자 이야기하곤 했던 내 어린 시절 모습이었다. 딥스의 아빠만큼이나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혼자 이야기하는 걸 싫어했던 엄마가 비슷하다고 느껴졌으니까. 누구나 자신의 경우와 비슷한 걸 접하게 되면 관심을 보이는 법이다. 내가 ‘딥스, 자아를 찾아서’를 비교적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그런 맥락에서다.

 이 책의 내용은 놀이 치료를 통해 변화한 딥스라는 이름의 한 아이에 관한 내용이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전혀 적응하지 못하던 딥스가 놀이 치료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자기 방어기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이야기를 매우 평이한 서술을 통해 쉽게 그렸다. 사실 아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며 응당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할까.

 사실 개인적인 성향은 평이한 서술형 형태의 강의보다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형태로 압축된 형태의 서술을 선호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으로 만으로도 이 책이 갖는 가치는 충분하다.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님의 입장이 아니라도 어린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를 한 번쯤 깊게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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