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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 대학로 인켈아트홀 2

관람일자 : 2008_1_27 (오후 3:00

 

 사랑은 장르를 불문(不問)하고 가장 흔히 쓰이는 이야기 꺼리다특히 20대 여성이 핵심 관객이 되어 버린 연극과 뮤지컬은 그 정도가 다른 장르에 비해 더하다. ‘Semi-Musical <막무가내들>’은 그런 면에서 흔하디 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아직까지 공연을 통해서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귀신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람 전부터 이 공연에 대한 관심이 컸다.

 

 공연장에 입장해 자리를 잡고 내려다 본 무대는 여태껏 본 공연 무대와는 정말 느낌이 달랐다. ‘전설의 고향의 세트를 작게 축소해 놓은 작은 무대와 적절한 조명까지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극의 내용이 귀신에 관한 것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지리산 어느 자락 우물이 있는 어느 폐가가 배경이다그 우물 속에 사랑하는 서방님을 만날 심산으로 천 년을 기다리는 귀신 김옥빈이 산다그 곳에 러시 앤 대시에서 대출금을 받으러 다니는 박용우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귀신 김옥빈에게 반찬 중 깍두기로 불리는 박용우는 우연히 옥빈과 입맞춤을 하고서 귀신을 볼 수 있게 된다그리고 귀신에게 대출금을 받기 위해서 막무가내로 떼를 쓰지만 귀신에게서 대출금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그러던 차에 옥빈을 사모하는 저승사자 상출과 저승에서 상출의 상사인 김반장이 김옥빈을 저승으로 소환하기 위해 고용한 퇴마사 필연이 등장하고 각자의 목적과 욕심이 이야기를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들어 간다.

 

 사실 이 공연 ‘Semi-Musical <막무가내들>’에 관심이 갔던 것은 귀신 이야기라는 점이었는데관람하고 나서 보니까 결국은 귀신의 사랑 이야기가 이야기의 한 축이었다거기에 귀신은 무서운 대상이 아닌 코믹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그 속에서 관객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연연하다.

 

 하지만아쉬움 또한 매우 컸다극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웃음을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대부분이 웃음이 개인의 노력에 기인하는 것처럼 보였다그것도 근래의 유행어와 비속어를 동원한 것이 대부분이어서극의 내용 전개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거기에 간간히 부르는 노래도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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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농문 랜덤하우스코리아 

  이 책 몰입 Think hard!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의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별 감흥(感興)을 느낄 수가 없었다. ‘몰입이라는 단어가 매력적이기는 했지만,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과 비슷한 류의 제목을 가진 책 중에서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책이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처음 접하는 저자가 다들 알고 있는 것만한 식상한 내용을 또다시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새로운 책에 대한 기대보다 더 컸다그래도 몰입이라는 단어가 가진 매력에 속는 샘치고 읽어 보자는 심산이 없었더라면 이 책은 읽어 보지 못했을 터이다.

 

 저자 황농문은 서울대 재료과 교수님이었다재료과 교수가 ‘Think hard~!’와 몰입을 책에서 외친다니이거 정말 낚인 거 아닌가 싶은 생각과 함께 책을 처음 접하고 가졌던 우려(憂慮)가 현실이 되는 줄만 알았다..책을 조금씩 읽어나가자 내가 가졌던 우려는 정말 그야말로 기우(杞憂)였다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들이 사전에 아무것도 알지 못한 내용까지는 아니었지만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통 책에서 한 줄의 말로 넘어가 버린 것들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는데다가이런 자기계발 서적을 보면서 물리과 대학원생인 내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이 책은 상황에 비추어 딱 맞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를 전혀 몰랐던 바는 아니다지도교수님을 통해 혹은 함께 일하며 조언해 주시는 박사님들을 통해 실험하고 논문을 작성하고 하는 방법에 대해 수없이 들었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그 내용들이 수많은 단편들의 집합이 아니라자신의 실례를 통한 구체적인 설명과 참고문헌을 통한 실증이 저자의 시선을 통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다내가 실험이나 논문 준비를 통해 거쳤던 일련의 과정들에서 벌써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비록 수준은 낮을 지라도 저자가 말하는 몰입’ 단계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거기에 열심히 생각하기(think hard)를 실천하되 천천히 생각하기(slow thinking)를 통해 계속 생각이 고리를 이어나고(keep thinking), 그것이 깊은 생각하기(deep thinking)에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생각하는 재미(fun thinking)를 누리는 단계에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은 정말 공감할 수 있었다.

 

 1분 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1분 걸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밖에 못 풀지만 60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그에 비해 난이도가60배가 높은 문제까지 해결 할 수 있다그렇지만, 10시간 그리고 며칠 혹은 몇 년 동안 생각할 수 있는 사람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책에서 제시하는 구체적 실천 방법을 통해 생각의 깊이와 그 고리를 길게 이어간다면 내가 하는 일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그것이 곧 이 책의 제목에서 이야기 하는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책에 내용이 개인적인 상황에 잘 부합해서 너무 즐겁게 책 읽기를 할 수 있었고내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방법론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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