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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정도 된 이야기다. 중고등학교 시절 수능 같은 시험이 끝나면 순위가 매겨지기 마련이고, 1등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회는 그 정도가 더 하다. 그런데 이런 1등들이 언론매체와 한 인터뷰를 보면 대체로 똑같았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착실히 했다가 바로 그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와 내 친구들은 그게 맞는 말이니 아니니하며 설왕설래 했지만, 아쉽게도 전국1등의 수준에는 도달해보지 못했으니 그 정말 그런지 알지 못하고 이런저런 추측만 할 뿐이었다.

 뭐하러 이런 말을 하는 가 하면 ‘맥킨지는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를 보고 나서 떠오른게 바로 ‘교과서만 충실히 공부했어요’ 정도의 말이었기 때문이다. 맥킨지라면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 중의 하나다. 잘은 몰라도 엘리트 중의 초엘리트급이 되야 입사가 가능하고 그런 만큼 컨설팅 비용도 엄청나고 컨설턴드도 많은 연봉과 자기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선망이 대상이 되는 회사가 맥킨지다. 그런 맥킨지에서 일하는 방식을 이 책에서 얘기해 준다고 제목에서 알려주니, 어찌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선 책을 다 읽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과서만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어요.”와 별반 다를게 없다. 뭔가 새로운 툴을 가지고 문제를 인식하고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대단한 걸 가지고 해결책을 찾아 나갈 것만 같았던 맥킨지도 경영학과 학부 정도만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수 있을 내용 정도의 선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게 정말 사실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사실에 근거해 사고를 구조화 하고, 가설을 수립해 접근한다음 해결책을 찾아나라가는 정도니, 경영학과 학부 수준을 뛰어 넘는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럼 이 책은 그거 제목만 뻔지르르한 별 가치 없는 책인가? 비록 내 동생 같은 사람들은 이런 류의 경영학 책은 늘 당연한 것만 얘기하다가 끝난다고 불평하지만, 실제 일을 하고 하는 일이 뭔가 부족한 것 같거나 더 개선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은 걸 인지하고서 해결해 나가려는 단계 정도에 있는 사람의 경우는 책에서 말하는 사실해 근거에 사고하고 그 사고를 간결하게 구조화한 다음 적절한 가설과 해결책을 찾아 것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문제에 직면한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을 둔 이야기라 대다수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다면 한 번 읽어 봄직한 책이다.



                          &



   겨 울 나 기
                            - 도 종 환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려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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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접하면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곳은 제목이다. 그래서 간혹 제목만 보고 이
책은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느니 혹은 되게 재미없겠다느니 하는 편견을 내용을
보기 전에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였다. 왠지 제목에서부터 뭔가 지루할 만한 내용만 가득할
것 같았다.

 그런 편견을 가지고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도 책의 시작부인 총론과 ‘바다’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사례 분석은 편견을 가졌던 점이 미안할 만큼 예상외로 너무 잘
기술되어 있었다.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의거한 공학적 실패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과 이 책이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을 바다란 이름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구축의 사례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연구인력이 프로젝트가 완벽히
완수되지 못한 점들 솔직하게 서술한 점이 정말 이런 실패는 내가 하는 일에서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오는 내용들 같은 경우는 책을 보면서 가지게 되었던 기대를
철저히 무시하게끔 했다. 대중매체에 나오는 정보통신 뉴스를 조금만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정보 통신 파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내용과 그에 이어 나온 원자력과 건설에 관련된 내용은 자신의 일이
아닌 제삼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말하는 실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 같아서 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삼풍백화점 붕괴를 다루고 있는 내용에서는 그 당시 건축학 술지에 게재한
내용을 별 수정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는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훨씬 좋은
책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





 희망이라는 것
              - 김 현 승

희망.
희망은 분명 있다.
네가 내일의 닫힌 상자를
굳이 열지만 않는다면….
희망.
희망은 분명히 빛난다.
네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 그윽한 거리의 노을을 벗기지만 않으면….
희망.
그것은 너의 보석으로 넉넉히 만들 수도 있다.
네가 네 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너의 맑은 눈을 오히려 가리우지만 않으면….
희망.
희망은 스스로 네가 될 수도 있다.
다함 없는 너의 사랑이
흙 속에 묻혀,
눈물 어린 눈으로 너의 꿈을
먼 나라의 별과 같이 우리가 바라볼 때…
희망.
그것은 너다.
너의 생명이 닿는 곳에 가없이 놓인
내일의 가교(架橋)를 끝없이 걸어가는,
별과 바람에도 그것은 꽃잎처럼 불리는
네 마음의 머나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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