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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이후 우리나라 공연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대사의 사용 없이 행돔만으로 극을 진행해 가는 ‘도깨비 스톰’,‘두드락’같은 Non-verbal performance 다. 보통 그런 non-verbal performance의 경우 유명한 ’난타’의 느낌이 강하게, 물건을 두드려 나는 소리에 리듬을 싫어 극을 진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런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기존 non-verbal performance 와 완전히 틀리다.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길거리 댄스가 performance의 중심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놀라운 시도임에 분명하다.
극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소위 고급 문화요 교양있는 문화로 대접받는 발레리나가 우연히 B-boy 들의 스트릿 댄스를 보고 스트릿 댄스의 매력에 빠지고 스트릿 댄서와 사람에 빠지게 된다는 단순한 구조다. 그래서 사실 극의 줄거리를 통해서 얻게 되는 즐거움은 별로다. 대신 B-boy 들의 스트릿 댄스가 이 극의 매력이다. 현란하게 추는 스트릿 댄스를 보다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또 스트릿 댄스의 수준 또한 일품이다.
하지만 단점이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다. 뛰어난 춤 솜씨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스토리는 이 극의 두고두고 남는 아쉬움이다. 하드웨어는 강한데 소프트웨어는 약하다고나 할까? 분명 스트릿 댄스를 극의 형식으로 만든 건 놀라운 시도임이 분명하지만 거기에 매끄러운 줄거리까지 첨가되었다면 최고의 극이 되기에 충분한 춤솜씨가 내심 아깝다.
어찌 새로운 형식에 새로운 시도인데 첫술에 배부르랴. 좀 더 시간이 흐르고 좀 더 스토리를 가다듬으면 정말 멋진 극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인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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