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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가 컸던 극이었다. 공연의 소개에는 Rock Musical ‘ROCK애랑전’이라며 분명히 나는 뮤지컬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으나 글의 서두에서 뮤지컬이라는 단어 대신 극이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한 건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고 그냥 연극이라고 하기에는 밴드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기에 그냥 떠오른 극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말은 진정한 Rock Musical을 기대했던 만큼 아쉬움이 남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4인조 밴드까지 동원했으면 생생한 음악이 증대시키는 표현력을 더 살릴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사실 좀 독특한 공연이었다. 가서 안 사실이지만 애랑전이란 예전 중고등학생 시절 국어시간에 들어봤던 베비장전을 가르키고 있었다. 배비장전에 락밴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 생각했다.

 줄거리는 이렇다. 원래는 배선달이라는 쌍놈이었는데 돈을 주고 비장 직위를 사서 양반행세를 하는 속된 인물이 주인공이다.. 김경 이라는 신임사또가 미녀가 가장 많은 제주도라는 섬에 부임 하게 되자 배비장을 대동하게 되고 본색이 건달인 배비장인지라 미녀가 많은 제주도에 가면 필경 방탕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 그의 부인이 감시자로 방자를 따려 보낸다. 그런만큼 제주도에 가서 절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배비장은 방자와 굳게 약속을 한다. 제주도에 도착한 이후 성인 군자인 체 위선을 부리는 배비장을 곯려주려고 사또가 애랑이라는 기생을 시켜 그를 유혹하게 된다. 결국 애랑의 아름다운 자태에 넋을 잃은 배비장은 애랑의 남편으로 가장하여 들어온 방자에 의해 망신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이야기의 줄거리다. 원래 판소리에서는 양반계급의 허위성을 야유한 작품이라 하나 Rock애랑전에서는 양반계급의 허위성에 대한 풍자에 대한 느낌은 좀 줄어든 듯 싶었다.

 극의 설명자이자 진행자라 할 수 있는 행수와 사또와 다른 역을 맡은 여배우 둘이 내 눈길을 사로잡은 반면 극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애랑은 요즘 시대의 클럽에서 춤 추는게 더 어울리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만큼 극과 어우러지지 않지 않았나 싶다.

 Rock Musical ‘ROCK애랑전’이라는 이름을 통해 전통 판소리를 새로운 형식의 극으로 시도한 점은 좋았으나 아직은 다듬어 나갈 부분이 많은 극이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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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ization 굳이 뜻을 풀이하자면 세계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단어 globalization이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저 그러려니 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 지금 이 현실 속에 말이다. 영화 ‘화씨 911, Fahrenheit 9/11'은 그저 생생한 한 예일 뿐이다.

 사실 작금이 아니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이 되면 미국의 정책이 보수적이 될 것이고, 민주당 출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진보적 정책으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는 정도는 전에도 통용되는 사실이었지만, 지금의 우리 군대를 파견하고 말고가 결정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졌다. 거기에 미국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의 빈도수가 삶에서 늘었다.

 영화 ‘화씨 911’는 목적이 매우 뚜렷한 영화다. 지난 미국대선에서 부시의 재집권 반대가 영화의 목적이다.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이고 정치가인지 당선되기 직전과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그 순간의 이미지들을 초반에 배치하며 하나하나 들추어내기 시작하는 영화는,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이 얼마나 끈끈하게 유착돼 있고, 추악한 이라크 전쟁이 사실은 부시 행정부와 있는 자들의 협잡에 의한 고도의 사기극임을 강도 높게 뽀록내며 고발한다. 미국을 성찰하는 그 방식은 언제나 그랬듯 공세적이고 선동적이다. 수많은 이미지들을 짜깁기하고 조합해 만든 프로파간다의 몽타주들은 전 세계를 호령하는 부시를 일순간 실없는 코미디언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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