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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더 카니, Leander Kahney 지음 | 안진환·박아람 옮김 | 북섬 | 2008 12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위기에서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 Inside Steve’s Brain’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책이 한 권 있다바로 법률사무소 김앤장: 신자유주의를 성공 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 이야기가 바로 그 책이다내용도 스타일도 다른 두 책이지만두 책 모두 읽으면서 마치 TV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데다가오히려 활자(活字)를 통해 내용을 습득(習得)하기 보다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활자화된 인터뷰가 영상과 음성을 통해 전달되면 더 효과적 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것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들었던 첫 생각이었다.

 

 책에 대한 선전문구는 화려하다스트브 잡스와 애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는 문구에서 시작해애플이 아이팟아이폰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며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스타브 잡스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일했고 어떻게 위기들을 극복했는지에 관한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선전한다책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책 판매업자들의 선전문구일 뿐이다.

 

내가 스티브 잡스에게 관심을 가질 계기를 가지게 된 건대충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국민학교 4학년의 꼬마 개구쟁이였던 그 떄 나는 처음으로 APPLE II 호환기종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했기 때문이다사실 그 때야, APPLE II를 만든 사람이 스티브 잡스, Steve Paul Jobs와 스티브 위즈니악, Steve Wozniak 인 줄도 몰랐다내가 그들이 애플의 창립자이고 스티브 잡스는 그가 고용한 존 스컬리, John Sculley에게 해고 되고는 새로운 컴퓨터 회사 NeXT를 설립한 사실은 안 것은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이었다사실대로 말해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XT, AT, 386, 그리고 486등으로 불리던 IBM 호환 기종이 컴퓨터의 표준이 되고 APPLE II를 떠올릴 일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컴퓨터에 대한 관심 보다는 학업도 충실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압박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내가 스티브 잡스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 것은 픽사, Pixar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였다토이 스토리 시리즈 Toy Story series를 비롯해 몬스터 주식회사 Monsters Inc., 니모를 찾아서 Finding Nemo 그리고 인크레더블 The Incredibles를 비롯한 수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CEO로 그의 이름을 접하고는 좀 의아해 했다컴퓨터 업계의 1세대 인물의 이름을 다시 떠올릴 일을 없을 줄 알았는데컴퓨터 하드웨어에서 그래픽을 위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거기에 연이어 자신이 창업하고서도 쫓겨난 애플로 다시 돌아가고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아이팟, Ipod과 맥북 MacBook 까지 실패를 예상한 사람들의 생각을 뒤엎고 화려하게 성공의 깃발을 올렸기 때문이다이러한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내가 접했던 이야기 보다 상세하게 책에 담겨 있다

 

 
 책을 읽다가 보면 금세 책의 저자가 애플빠란 사실을 알 수 있다완벽주의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통제에 집착하는 괴짜에 최고 인재만 선호하는 엘리트주의자인 스티브 잡스를 단점은 작게 장점은 크게 바라 본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이다책에서 저자는 애플이 보여주는 폐쇄적인 정책을 단점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일관적이고 유기적인 애플만의 플랫폼 사용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를 증진시켜 준다며 이것을 애플만이 보여주는 장점으로 치켜세운다하지만 이는 이미 소니 캠코더를 바이오 노트북을 통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자사만의 메모리 스틱, Memory stick을 사용해 PSP PDA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소니빠들이 앞서 보여주었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였다.

 

 스티브 잡스는 위기 속에서 멋지게 리더십을 발휘해 자신의 조직을 세계 최고의 반열로 끌어 올린 사람임에 분명하다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고 이 책도 그러한 일환의 연장선 상에 있다하지만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잡스일 뿐이다누구나 다 스티브 잡스처럼 될 수도 없고설사 된다고 해도자신이 속한 조직을 그처럼 멋지게 이끌 수 없다이런 생각을 가지고서 좀 더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이 책을 본다면 재미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스스로에게도 더 큰 도움이 되리라.

 Tracked from ReadMe.Txt at 2009/03/02 20:25 x

제목 : 잡스처럼 일하면 한국에서 아이폰이 나올까?
사실 나는 iPod시리즈를 사본적도 없었다. 그냥 디자인만 미니멀한 기기 정도로 생각했다. 친구 녀석의 iPod Nano을 몇 번 가지고 놀아보아도 내가 가진 iaudio가 여러 가지로 나아 보였다. Mp3player를 2000년, rio500부터 써와서 아주 오래 전 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iPod 시리즈는끌리지 않았다. 언제 가는 아마존에서 iPod 매니아들을 양떼로 묘사한 리뷰를 보고 킥킥대기도 했다. 그만큼 애플의 ......more
 Commented by mariner at 2009/03/02 20:24  
트렉백 타고 왔습니다. ^^ 
저자가 애플에 호의적인건 사실인것 같아요. 아이튠을 쓰다가 그 무거움에 화딱지나서 집어 덜질뻔 한적도 있었는데, 저자는 원도우에서도 잘호환된다고 적어놓았더군요. 오래 줄서서 들어간 맛집일 수록 맛있다고 말하는것과 같은 심리인것 같기도 하고요.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3/03 01:27 
말씀하신대로 심리의 문제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종종 블로그에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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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를 관람 하고 나서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생뚱 맞게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간다는 당연한 사실이었다. 사실 1950년대 이전 까지만 해도 오스트레일리아는 남반구에 위치한 넓은 영토의 영() 연방 국가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그 시대의 오스트레일리아서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며, 비록 그 시대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들도 큰 영향력을 가진 다른 장소와 사건과 연계성을 가지고 있음을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에 앞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자 주인공 사라 애슐리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 Nicole Kidman 이다. 니콜 키드먼으로 말하면 비록 예쁜 외모와 전 남편인 톰 크루즈, Tom Cruise의 유명세로 주목을 받으며 등장하긴 했지만,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시작으로 ‘물랑루즈, Moulin Rouge 그리고 ‘디 아워스, The Hours 같은 영화에 출현하면서 예쁜 외모에 뛰어난 연기까지 겸비 했다는 찬사를 들으며 최고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도회(都會)적 느낌의 그녀가 과연 문명의 중심에서 벗어난 변두리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알 수 없었다.  남자 주인공인 소몰이 꾼은 영화 ‘엑스맨, X-Men’에서 울버린, Wolverine으로 스타로 떠오른 휴 잭맨, Hugh Jackman이 맡았다. 휴 잭맨 은 ‘엑스맨’이 배출한 걸출한 스타이기는 하지만, 빅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는데 다가, ‘엑스맨’에서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 있어서 CG(computer graphic)없는 모습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의 조합은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뭔가 언밸런스(unbalance)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하자 내 예상은 순전히 기우(杞憂)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제 영화 속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영화는 호주가 영 연방국가가 되고 나서 백인들을 위해 일하도록 교육 받은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 불리어 원주민에 대한 내레이션(narration)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마치 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주민 인권(人權)에 크게 주목하고 있고, 원주민의 인권회복이 영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게 했지만, 실제 영화 속 이야기는 처음에 설정했던 원주민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드 무비 형식의 사랑 이야기가 갖는 비중이 더 크다. 하지만, 처음에 설정했던 원주민들의 인권에 관심도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 보여주는 이야기 하부에서 명맥을 영화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가며, 유색 인종과 혼혈에 대한 사회적 관념을 극복해 가는 성장 영화로써의 모습도 보여 준다.

 

 
영화는 속 이야기는 영국에서 연락이 끊긴 남편을 찾아 사라 애슐리가 호주의 ‘다윈’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사라를 기다리는 것은 남편이 아닌 남편의 죽음과 외진 곳에 위치한 농장 파어웨이 다운즈, Faraway downs, 1500마리의 소 그리고 혼혈 소년 눌라를 포함한 농장 식구들이다. 이렇게 해서 사라는 문명화된 영국 귀족의 삶에서 급작스럽게 광활한 호주 자연 속의 삶을 영위하게 되지만, 남편의 뜻을 이어 파어웨이 다운즈를 호시탐탐(虎視眈眈) 노리는 킹 카니와 닐 플레처 일당에게서 농장을 지켜야 하는 탓에 불만을 토로(吐露)할 새도 없다. 미군에게 소 떼를 팔아 농장을 지켜 나가기 위해 농장 식구들과 소몰이꾼과 함께 소 떼를 이끌고 다윈을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여정은 카니와 플레쳐의 방해로 어려움에 직면하지만, 눌라를 비롯한 일행의 헌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카니와의 군납 경쟁에서 승리한다. 소 떼를 이끄는 여정은 단순히 농장을 지켜내는 것에 사라를 머물게 하지 않는다. 사라는 호주가 품은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소몰리꾼의 열정 그리고 눌라와의 강한 유대감까지 함께 얻기 때문이다.

 

협잡(挾雜)꾼의 농간(弄奸)으로 눌라가 인종 정책으로 인해 다른 혼혈 아이들과 함께 격리 수용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매우 평화로운 대지 위에서 호주만의 이야기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갑자기 호주를 시대의 흐름에 동참시킨다. 영화 속에서 일본군의 미국 진주만 폭격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마자, 호주에 주둔하는 미군을 폭격하기 위해 일본 폭격기가 마치 미이클 베이, Michael Bay 감독의 ‘진주만, Pearl Harbor’을 연상시키며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로드 무비 스타일의 영화는 전쟁을 위시한 재난 영화로 바뀌어 버린다. 그러면서도 혼혈 원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의 끈은 놓지 않아서 영화 첫머리에 설정했던 성장 영화로써의 모습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영화 속 이야기는 종종 눌라와 그의 할아버지 킹 조지가 펼치는 주술에 의해 전개되는데, 그 장면의 전개와 느낌이 영화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와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를 떠올리게 했다. 또한 일본군의 공급 모습은 앞서 영화 ‘진주만’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미 한 바가 있고, 파어웨이 다운즈와 광야 속 나무의 모습은 팀 버튼, Tim Burton ‘빅 피쉬, Big Fish’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남편이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연인을 맞이 한다거나, 원주민의 주술을 지나치게 신비화 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모습에서는 확실히 우리 정서와는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는 점을 새삼 알 수 있었다. 또한 너무 긴 상영시간은 좀 더 압축적인 편집을 아쉬웠고, 두루뭉실 여러 장르를 함께 펼쳐가는 탓에 이야기가 산만하며 개별적인 요소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진다.

 

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의 감독 바즈 루어만, Baz Luhrmann 에 대한 언급을 뺄 수 없다. 비록 바즈 루어만이 많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아니지만 ‘댄싱 히어로, Strictly Ballroom),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 그리고 ‘물랑주즈, Moulin Rouge’까지 화려한 색상과 영상미를 통해 재미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이야기꾼의 모습을 충분히 전작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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