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계 지음 | 멘토press | 2008년 9월
먼저 솔직해 지자. 나는 사실 철학(哲學)이란 무엇인지 잘 모르는 한 명의 과학도(科學徒)다. 솔직히 말해 ‘철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호기심과 ‘철학’ 알고자 한다는 지적 허영심(虛榮心)에 끌려 이 책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 20세기를 뒤흔든 3대 혁명적 사상가’를 읽어 볼 요량(料量)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책에서 소개하는 3명의 저자가 가졌던 문제 의식을 갖지 못한 채, 그저 책의 행간(行間) 따라 읽어 내려가는데 급급(急急)했다. 게다가 철학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분명한데, 철학에 무지한(無知漢)인 과학도의 눈으로 본 이 책은 읽어나가기가 수월하지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만만(漫漫)하지도 않았다.
책의 구성은 매우 좋았다. 본문 설명에 있어서 긴 서술을 가급적 배제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어구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함축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저자의 의도를 금세 알 수 있는데다가, 군데군데 위치한 삽화와 본문의 설명을 다시금 요약 정리하는 각 위인(偉人) 별 마지막 부분에 이르기까지 편집에 신경 썼다는 사실을 역력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니체, 그리고 프로이트 모두 그들의 행적(行跡)을 따라가 보면 기존 사상에 가지고 있는 강점(强點)을 충실히 따르다가 그것들의 약점(弱點)을 알아차리고는 반박하고, 끈질긴 탐구(探求)를 통해 결국은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저자는 우선 마르크스를 살펴본다. 사실 우리는 이미 학교 교육을 통해 깊지는 않더라도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해 꽤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마르크스에 대한 부분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한 되새김질과 잘 알지 못했던 사항에 대한 익힘의 기회였다고 말할 수 있다. 마르크스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절대 정신에 근거한 관념론을 철저히 배격했다는 점이다. 과학적 유물사관에 입각해 사회는 단계적으로 성숙하고 결국은 사회혁명을 통해 공산(共産)사회가 도래할 것임을 예상했다. 하지만 책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에만 머물지 말고 마르크스 이후에 실제로 사회주의가 변천(變遷)해간 모습에 대한 철학적 견해도 함께 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니체 또한 관념론을 부정했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경제의 병폐를 진단하고 노동하는 인간이 주체가 되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현실 경제적 삶의 유물론을 주창(主唱)했다면 니체는 소크라테스주의, 플라톤주의, 칸트 철학, 쇼펜하우어주의 그리고 바그너의 사상등은 허구과 기만을 가상으로 날조하는 일존의 합리론 내지 관념론으로 보고 창조적 ‘힘에의 의지’를 통해 완성된 인간인 ‘초인’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이트는 역시 앞선 두 사람 못지않게 의식의 해체와 무의식의 중요성을 인식함으로써 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다. 수많은 뱀장어 해부를 통해 인간의 뇌나 개구리의 뇌 그리고 뱀장어의 뇌는 모두 똑 같은 신경세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지 신경세포의 구성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인간, 개구리 그리고 뱀장어로 나뉘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변태 성욕자의 연구를 통해 히스테리와 노이로제의 연구로 나아간다.
책은 이렇게 마르크스, 니체, 그리고 프로이트의 사상을 천천히 살펴본다. 아울러 그들의 생애까지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독자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이 내게 읽어 나가기에 수월한 책은 아니었다. ‘철학’에 대한 개괄서의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빈약한 사전 지식으로 읽어나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에 대한 부담으로 좀 쉽지 않은 책장 넘기기를 해야했지만, 나름, 또 하나의 깨달음과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습니다.
관련하여 글 엮어놓습니다.
좋은 하루 엮어가시죠?
위블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 고맙고 즐겁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
아마도, '철학 사상'이 중요한 시대가 아닌 것이 난독에 큰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통의 블로그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덧말, 감사합니다.
'Books > Social sci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권으로 읽는 그리스 로마인 이야기 : 서양문명을 탄생시킨 12명의 영웅들, Twelve Greeks and Roman Who Changed the World (0) | 2009.01.19 |
---|---|
치팅컬처 :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The Cheating Culture (0) | 2009.01.16 |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위기에서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 Inside Steve’s Brain (0) | 2008.12.21 |
공병호 인생의 기술 (0) | 2008.11.12 |
리더 The Leader, The Leadership Challenge (0) | 2008.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