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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쟁이가 뭐야? 장의사 아냐? 에휴, 아무리 장의사에 관한 이야기라니. 아냐. 볼 것도 없어~! 

 연극 ‘염쟁이 유씨’의 첫 느낌은 그랬다. 젊고 젊은 청춘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시간은 짧기만 한데 죽은 사람을 다루는 염쟁이 이야기라니. 내가 관심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세상의 관심가는 일은 그저 평범한 삶에서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보다는 뭔가 다른 사람에게서 관심가는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랬더니 죽은 사람을 다루는 염도 보통의 일은 아니였다. 그리고 관람.

 연극 ‘염쟁이 유씨’의 유씨는 평생 염을 업으로 삼아 살아온 사람이다. 유씨는 어릴 적부터는 말 할 것도 없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염을 해온 염쟁이 집안의 염쟁이다. 그런 그가 이제 염하는 일을 그만 두려 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하는 염을 잡지사 기자가 취재하고 나와 그리고 함께 보는 관객이 전통문화체험단으로 그의 마지막 염에 참여한다. 그 덕에 유씨가 기자에게 수시로 알려주는 반함, 소렴, 대렴, 입관에 이르는 염의 절차와 의미를 들을 수 있고 염의 전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겪어왔던 사연을 하나씩 풀어 놓는다.

 죽은 조폭을 염하던 일에서. 그저 이윤의 수단으로 염을 하는 사람들, 자신이 염쟁이가 되었던 과정, 부모의 유산을 놓고 싸우던 자식들의 모습 그리고 자기 아들 이야기까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넘나들며 자신이 보고 느꼈던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 속에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는 것이라 할까. 연극은 찬찬히 내 삶을 반추해 볼 여유를 생각게 한다.

 실제 염하는 과정을 가감없이 잘 보여주는 현실성에 여러 역할을 훌륭히 넘다드는 배우의 능력과 그 못지 않은 열정.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잘 만들어졌고 그 만큼 관객들에게도 극을 보는 즐거움을 충분히 준다.

 추천하기에 모라람이 없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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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많은 책들을 재미 삼아 본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작년 이맘때쯤에 책의 첫 장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일 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이는 내 게으름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그 못지 않게 9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과 재미 삼아 보이기에는 너무나 경제 사상을 빼어나게 잘 서술한 탓도 금세 책을 덮지 못하게 했지 싶다.

 책을 보다가 보면 알찬 경제학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애덤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에서 시작해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 오이켄의 질서자유주의와 뢰프케의 인본적 자본주의, 하이에크의 진화론적 자유주의 그리고 프리드먼과 뷰캐넌의 통화론적 자본주의와 헌법적 자본주의까지 자유주의 입장에서 경제학과 경제사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근식 교수가 많은 서적을 참고해 정수를 골라 압축적으로 서술해 놓고 있기 때문에 폭넓은 범위뿐만 아니라 깊이까지 겸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보면서 가졌던 즐거움이 두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경제학이라고 한정지어 생각하고 있었는데 본래의 경제학은 경제학뿐만이 아니라 자연신학과 윤리학 그리고 법학까지 아우르는 사상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경제학도 좀 더 학제적인 성격을 가져서 통합적인 사상의 체계까지도 갈 수 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가 중고등학교 시절 배운 이상으로 알아가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너무 많은 부분이 일치하고 내 사고를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을 한 번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재미로 보기에는 많은 내용이 전문적인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고 두 권으로 나누어 출판해도 되었을 만큼의 방대한 분량이 쉽게 보기에는 어렵지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 나간다면 자유주의 입장에서의 사회경제 사상을 본류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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