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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凡人)의 입장에서 경제나 경영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 주위의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들리는 경영이나 경제 이야기도 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가능하면 꼼꼼히 읽어 보려는 관련 신문 기사나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경제 혹은 경영 코너의 책만 봐도 볼 때마다 새로운 용어와 이론이 등장하기 일수다. 게다가 새로 등장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마치 시류의 흐름에서 멀어진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까지 들 때도 왕왕 생기곤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이 책 국제화 시대의 한국경제를 보게 되었다.

이 책 국제화 시대의 한국경제는 놀랍게도 IMF도 일어나기 전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 책이다. 고로 거의 10년 전에 출간되었고, 그 내용은 1984년부터 1997년 까지 저자인 남덕우 전 총리의 연설, 기고 그리고 대담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 탓에 하루가 멀다 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작금(昨今) 시대에 20년 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책을 보고서 경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진짜 시대에 뒤떨어지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보기 전부터 들었다.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기우(杞憂)였다.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 책이 있었다. 바로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꼼꼼히 보고 있노라면 마치 충실한 경제학 수업을 받고 있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 책의 내용 중에 애덤 스미스나 존 스튜어트 밀 같은 고전적 자유주의 사상가들을 살펴보면 한결 같이 그들이 경제 한 분야에만 억매여 있지 않고 자연신학과 윤리학 그리고 법학까지 아우르는 개념이었음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도 약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상아탑 속의 경제학자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실제 국가 경제부처에서 실무를 오랜 기간 직접 담당한 담당자의 오랜 경험까지 아우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책이 출판되고 10년 전 이야기를 하는 책을 출판되고서 10년이 지난 후에 본 탓에 실제 지금 경제상황을 이해하는 것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충분한 시간의 흐름 덕분에 IMF를 거치며 실제 발생한 금융 개혁이나 요 근래 부쩍 발전한 소재 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변천해 왔나를 생각해 볼 여지를 주었고 또 정부 시책자의 입장에서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

이 책 국제화 시대의 한국 경제는 얼핏 보면 지금 시대 조류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국 경제의 나무 한 그루 그루를 살피기보다는 한국 경제 천체 숲을 아우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최신 트렌드에 관심이 큰 사람에는 추천하지 않지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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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야기하려는 연극은 갈머리. 사실 연극 갈머리는 내심 기대가 가는 극이었다. 훌륭한 연출가라는 이야기를 수 차례 들은 바 있는 오태석이 연출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형 스케일의 국립극단 극을 연출하는 것은 작은 소극장 연출 정도의 수준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극장 연극에 익숙한 나로써는 큰 스케일 연극 연출에 탁월한 오태석 연출의 극은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실제 관람 후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우선 극은 농촌에 관한 이야기이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생겼던 농촌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그 중에서도 농가 부채문제 이야기다. ‘은행빚 지지말고 자가발전하자 라는 모토아래 농촌 노인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 한다. 그런데 그 새로운 일이라는 것이 상식을 뛰어 넘는다. 눈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맹도견 역할을 하자는 것인데, 사람이 맹도견의 역할을 한들 시각 장애인은 진짜 맹도견인지 사람인지 모르니 일을 할 수 있을 거란다. 모두지 상식 선에서 이해 할 수가 없다. 거기에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은 50년 전 자신이 타살한 사람의 유골을 찾기 위해 교도소에서 출감 후 갈머리를 찾는다.사람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 또한 상식 선에서 이해하기 힘든 사건의 연속이다.

지금 농촌 노인들의 처지가 맹도견 보다도 못하다는 말일까도무지 연출자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이야기가 압축되어 전달되기 보다는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많은 배우들의 노력이 돋보였으나, 정작 관객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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