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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말하려고 하는 책 박수치고 싶은 인생을 펼치고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깔끔한 디자인이었다사실 겉 표지는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지만신경 쓴 모습이 역력한 다양한 컬러로 이루어진 속지들과 그 속에 삽입되어 있는 다양한 삽화들은 책의 내용을 보기에 앞서 시각적으로 벌써 내가 관심을 쏟기에 충분했다거기에 3쪽이 넘지 않는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덕분에 읽어 나가는데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이 책 박수치고 싶은 인생은 그야말로 온통 시각 자료에 둘러 쌓인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겨냥했다는 것이 대번에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의 진정한 묘미(妙味)는 책의 겉보기 디자인이 아닌 내용이다. 60여 편의 짧은 우화들 속의 상황과 그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자신의 삶을 반추(反芻)해 가며 천천히 읽어 나가며 얻는 즐거움이 이 책의 진짜 묘미다. 60여 개에 달하는 모든 이야기에서 그런 즐거움을 얻을 수는 없을 지라도그 중에서 서너 개 정도는 누구나 자신의 삶과 연관 시킬 꺼리가 충분히 있기 마련이고이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 혹은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던 사실들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내 개인적인 경우는 판단에 앞선 분노는 언제나 앞을 못 보게 눈을 가리게 마련이라는 첫 이야기부터 한 동안 내가 가졌던 분노로 인해 놓쳤던 수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고지나친 분노나 지나친 열정이 주는 극단적 선택을 이제는 차분히 바라 볼 수 있을 만큼의 마음가짐으로 갈 수 있게 도와 주었다.

 

 사실 좋은 격언을 알고자 하면 굳이 이 책 박수치고 싶은 인생을 볼 필요는 없다벌써 수많은 격언집들이 나와있고여러 종교를 통해서도 수많은 잠언집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러나 바쁜 생활 속에서도 큰 시간 들이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나가면서도 스스로의 삶과 판단을 천천히 생각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는 면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독(一讀)하는 것이 책을 보는 동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책이 주는 지식의 방대함과 중압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천천히 읽어 보기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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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한지 한 참이 지난 공연을 떠올려 관람 당시의 느낌을 적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언제 관람했는지도 잘 기억 나지 않는 공연의 느낌을 글로 옮길 때마다 늘 써먹는 상투적인 것 중의 하나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내용이 흐릿하다는 말이다그런 경우 기억을 더듬어도 자세히 생각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검색 사이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찾아 한 30분 정도만 관련 자료를 보다 보면 세세한 느낌까지 모두 떠올릴 수는 없어도 대개 큰 줄기나 인상 깊었던 내용이나 장면 같은 것들은 떠오르기 마련이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같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겅우는 처음이다한 시간이 넘는 동안 다른 사람의 평과 관련 홍보 문구를 찬찬히 읽어 봤지만내가 이 연극을 관람했고관람 당시 느낌이 꽤 좋은 편에 속했다는 정도 말고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차라리 이 연극은 관람했을 때 다시 떠올리기 싫을 만큼 별로 없다는 정도의 느낌이었으면떠오르지 않는 기억에 대한 아쉬움이 덜하겠지만이건 그런 경우도 아니다정말 요즘 말을 빌리자면 정말 캐안습이다.

 

극은 엄마와 딸 그리고 결국은 딸과 결혼 하는 남자이렇게 세 명이 등장한다그리고 그 속에서 엄마와 딸 사이의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로 연극을 풀어 간다사실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하고 표현하기는 했지만결국은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감싸주는 엄마의 사랑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리고 암으로 인한 엄마의 죽음과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딸의 모습이 주는 정서적 감동이 이 극이 가진 미덕이다거기에 몇 차례 등장하는 탱고는 뭔가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눈요기 감이 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관람 당시 느꼈던 정서적 울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그래도 분명히 충분히 관객을 극의 내용에 몰입하게 하고 감동을 공유할 수 있게끔 만든 극이었음은 분명하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으로 인해 과감히 추.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인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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