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관람한지 한 참이 지난 공연을 떠올려 관람 당시의 느낌을 적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언제 관람했는지도 잘 기억 나지 않는 공연의 느낌을 글로 옮길 때마다 늘 써먹는 상투적인 것 중의 하나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내용이 흐릿하다는 말이다그런 경우 기억을 더듬어도 자세히 생각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검색 사이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찾아 한 30분 정도만 관련 자료를 보다 보면 세세한 느낌까지 모두 떠올릴 수는 없어도 대개 큰 줄기나 인상 깊었던 내용이나 장면 같은 것들은 떠오르기 마련이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같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겅우는 처음이다한 시간이 넘는 동안 다른 사람의 평과 관련 홍보 문구를 찬찬히 읽어 봤지만내가 이 연극을 관람했고관람 당시 느낌이 꽤 좋은 편에 속했다는 정도 말고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차라리 이 연극은 관람했을 때 다시 떠올리기 싫을 만큼 별로 없다는 정도의 느낌이었으면떠오르지 않는 기억에 대한 아쉬움이 덜하겠지만이건 그런 경우도 아니다정말 요즘 말을 빌리자면 정말 캐안습이다.

 

극은 엄마와 딸 그리고 결국은 딸과 결혼 하는 남자이렇게 세 명이 등장한다그리고 그 속에서 엄마와 딸 사이의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로 연극을 풀어 간다사실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하고 표현하기는 했지만결국은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감싸주는 엄마의 사랑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리고 암으로 인한 엄마의 죽음과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딸의 모습이 주는 정서적 감동이 이 극이 가진 미덕이다거기에 몇 차례 등장하는 탱고는 뭔가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눈요기 감이 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관람 당시 느꼈던 정서적 울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그래도 분명히 충분히 관객을 극의 내용에 몰입하게 하고 감동을 공유할 수 있게끔 만든 극이었음은 분명하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으로 인해 과감히 추.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인 공연이다.

반응형

'Theater & Perform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멜로드라마  (0) 2007.11.22
뮤지컬 우리동네  (0) 2007.10.30
후궁박빈  (0) 2007.08.16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  (0) 2007.07.29
사랑하면 춤을 춰라  (0) 2007.07.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