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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략(謀略)’이라는 단어를 보면 함께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앞에
중상이라는 단어를 덧붙인 중상모략(中傷謀略)이다. 터무니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를 손상시킨다는 의미의 중상(中傷)과 남을 헤치려고 속임수를
꾸민다는 의미의 모략(謀略). 결국 별로 바람직스럽지 못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중상모략(中傷謀略)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의 모략(謀略)은 우리가
보통 가지고 있는 좋지 않은 의미의 것이 아니다. 되려 기묘한 계책과 지혜를
종합했다는 의미로 이 책에서는 모략(謀略)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고 아울러
‘모략(謀略)’을 제목을 취하고 있다.

 그럼 이 책이 정말 기묘한 계책과 지혜를 담고 있을까? 사실은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왜냐면 자칫 건성으로 읽게 되면 그저 고사성어의
유래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이 책에 기묘한
계책과 지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연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경험에 비례해 이 책이 주는 가치는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나 또한 대학 새내기 정도 시절에
봤다면 고사성어 유래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을 듯싶다.

‘모략(謀略) 1 – 정치·통치·외교’ 편의 경우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대로
정치·통치·외교 3가지에 주로 적용 될 수 있는 고사성어나 책의 내용들을 엮었다.
그렇지만 꼭 그 3가지 부분에 한정시켜 책을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략(謀略) 1 – 정치·통치·외교’ 편 중에서 떠오르는 몇 구절을 꼽으라면 덕으로써 근본을 삼는다는 以德爲本 이덕이본, 중삼모략에 대처한다는 制服中傷 제복중상 그리고 사람을 검증하는 여덟 가지 방법인 八徵之法 팔징지법 정도가 떠오른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해본다면 많은 생각해 볼
꺼리를 던저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



  독서
            - 남유정

당신을 읽는다
깨알 같은 글자들
다 날아가고
비어있는
책갈피마다
군데군데 닳아버린 지문
색창연한 시듦이 여기 있었네
어떤 생이 이토록
외진 자리
칠흑의 울음을 지피다 갔으니
당신을 편애한 일이
비로소
삶을 읽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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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The Girl Next Door를 보는 순간 제목부터 뭔가 이상한 것 같았다. 아무리 봐도 옆집 소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영화 제목이 어쩌다가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로 바뀌었을까.

영화 초반 부에는 미국판 엽기적인 그녀를 보는 느낌이었다. 조지타운에 입학 허가를 받아 놓았지만 실은 너무나 삶이 지루한 모범생 매튜 앞에 갑자기 나타난 미모의 여인 다니엘. 그리고 다니엘의 손에 놀아 나면서도 다니엘이 싫지 않은 매튜.

그러더니 갑자기 예쁘고 아름답던 다니엘이 포르노 배우란다. 그러면서 매튜와 다니엘 사이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The Girl Next Door의 이야기다.

처음 글을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한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뭔가 이상한 건 제목뿐 만이 아니다.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는 학생 앞에 나타난 포르노 배우 이야기라니, 게다가 졸업파티에서 다른 포르노 배우를 불러 나중에는 성교육 비디오라고 나오긴 했지만 성인물을 찍는 다는 발상도 사실 내게는 너무 낯설다.

이런 걸 기발하다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낯설어 하는 걸 보면 나도 벌써 구태의연해진 껄까..?

영화에서 나오는 살인 보다도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졸업파티에서 찍는 영상물이 더 내게 문화적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영화였다.

그건 그렇고 과연 내게 혹 설령 포르노 배우일지라도 다니엘 같은 미모의 여인이 나타나면 나는 어떻게 할까? 그것도 되게 궁금하네


                                                &



  꽃피는 공중전화
                   - 김경주(대한매일 신춘문예 2003)
퇴근한 여공들 다닥다닥 세워 둔
차디찬 자전거 열쇠 풀고 있다
창 밖으로 흰쌀 같은 함박눈이 내리면
야근 중인 가발 공장 여공들은
틈만 나면 담을 뛰어넘어 공중전화로 달려간다
수첩 속 눈송이 하나씩 꾹꾹 누른다
치열齒列이 고르지 못한 이빨일수록 환하게 출렁이고
조립식 벽 틈으로 스며 들어온 바람
흐린 백열등 속에도 눈은 수북이 쌓인다
오래 된 번호의 순들을 툭툭 털어
수화기에 언 귀를 바짝 갖다 대면
손톱처럼 앗! 하고 잘려 나갔던 첫사랑이며
서랍 속 손수건에 싸둔 어머니의 보청기까지
수화기를 타고 전해 오는 또박또박한 신호음
가슴에 고스란히 박혀 들어온다
작업반장 장씨가 챙챙 골목마다 체인 소리를
피워 놓고 사라지면 여공들은 흰 면 장갑 벗는다
시린 손끝에 보푸라기 일어나 있다
상처가 지나간 자리마다 뿌리내린 실밥들 삐뚤삐뚤하다
졸린 눈빛이 심다만 수북한 머리칼 위로 뿌옇다
밤새도록 미싱 아래서 가위, 바위, 보
순서를 정한 통화 한 송이씩 피었다 진다
라디오의 잡음이 싱싱하다


 Commented by 뮤링 at 2004/11/11 00:33  
전 이 영화 재밌게 봤는데.. 꽤나 황당한 영화져..우리네 한국 남성들이라면.. 다니엘 같은 여자 쉽게 받아들이기 쫌 힘들겠져???? 아닌가??? 쩝..ㅡㅡa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4/11/11 08:36  
헤헤... 쉽게는 정말 힘들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말 좋아한다면이야 결국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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