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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가다 뭔가 잘 만든 좋은 영화 같은데 정확히 뭐가 좋은 건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영화를 볼 때가 있다. 이런 느낌이 희망과 절망, 행복과 죽음 그리고 진실된 사랑의 감정이 가득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면서 그대로 들었다.

 사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는 사실 별로 영화 제목 같은 않다. 그냥 명사 나열의 느낌 정도. 그렇지만 이 제목에는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에 나온 여주인공의 이름인 조제로 불리고 싶어하는 쿠미코(Ikewaki Chizuru)와 조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보고 싶어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동물 호랑이 그리고 조제의 환상 속에서 자기자신을 투영해낸 존재인 물고기가 다 들어있다. 그러면서 조제에게 다가올 사랑과 결국은 조제가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알려준다.

  영화는 러브 스토리다. 그렇지만 그 속은 매우 독특하다. 그냥 또래의 여자를 좋아하고 섹스도 적절히 즐길 줄 아는 평범한 대학생인 츠네오(Tsumabuki Satoshi)와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할머니가 끌어주는 유모차를 통해서만 겨우 세상을 볼 수 있고 버려진 책을 주어 읽는 것이 삶의 큰 즐거움인 조제. 평범하지 않은 그 둘의 귀엽고도 애달픈 사랑 이야기다.
보통 커플 같았으면 남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고 시간이 흘러선 헤어지는 진부한 이야기가 되기 십상이었겠지만 그런 진부함을 뛰어넘어 사랑을 둘러싼 잔잔한 일상을 잘 보여주고 있고 그런 일상에 섬세한 감정의 변화 또한 잘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걸 알면서도 너무나도 일상스러운 조제와 츠네오의 이별은 너무 담담하고 간결해 보는 이로 하여금 되려 당혹스럽게 한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영화.



                                     &


석양(夕陽) - 대부도에서
                      - 김 영 환
그대에게 가는 길을 나는 아직 잘 모른다

왜 그대가 하필이면
우리 앞에 길을 열고
제 몸을 태우는지

바다 위에 그림자처럼
제 몸을 누이고
다가설 수 없는 길을 열어
지친 영혼을 유혹하고 있는지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사르고
푸른 바다 위에
바람을 타고
生을 훌쩍 넘어서야 다가설 수 있을까

그대는 우리가 건널 수 없는


다만 오늘
바다로 난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을 뿐

하염없이
갈대 한 잎 제 몸을 흔들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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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모로우라는 단어를 접한 건 작년이 처음이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의 한글 제목을 투모로우로 해서 해 놓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만 해도 새로움보다는 부자연스러움 내지 어색함이 가득한 단어였는데, 근래
SK텔레콤에서 선전하는 투모로우 팩토리라는 말이나 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에 이르면서 어느새 익숙한 단어가 되
어 버렸다. 그럼 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 아쉽게도 투모로우라는 익숙해진 단어만큼이나 관객에게 익숙해질 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딘가 어두운 화면의 시작과 아쉽게도 전무한 사전 지식으로 힌덴부르크호가 뭔지
도 모른 채 다만 1930년대가 배경이란 것만 겨우 알고 영화는 진행되었다. 거기에 납치당하는 박사들과 뜸굼없이 등장하는 거대 로봇에 그 로봇과 사라진 박사들의
행방을 밝혀 내려는 Gwyneth Paltrow 가 맡은 신문기자 폴리와 경찰이 막지 못한 거대로봇을 막으려 달려드는 Sky Captain, Jude Law 가 결국은 한 팀이 되어 갑자기 등장한 로봇과 사라진 박사들을 찾아 나선다. 그것도 뜬굼없는 로봇만큼이나 뜸꿈없이 네팔로.

 그리고는 영국함공함대장 프란체시스카가 등장해 위기에 빠진 스카이 캡틴과 폴리를 도와주는데, 애꾸눈을 하고 나타난 프란체시스카는 Angelina Jolie. 자신의 매력을 과감히 버리고 이상한 애꾸눈을 하고 나타난 Angelina Jolie 가 사라지고 나면 신노아의 방주를 원하는 악당 토튼코프의 무리와 스카이 갭틴과 폴리는 맞선다. 결국 스카이 캡틴과 폴리는 악당 토튼코프가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분쇄시키고는 그들도 사랑에 빠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어설픈 시나리오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독일 병정 마냥 그저 줄지어가는 거대로봇과 그 로봇과 별로 연관 없이 등장하는 전혀 다른 로봇들. 그러면서도 세계는 구한다는 어설픈 영웅. 그런 것이 합쳐지면서 헐리웃에서도 그냥 그저 그런 영화가 하나 생겼구나 싶었다.



                                    &



가슴이 따뜻해서 아름다운 사람에게
                                   - 김 진 학
꽃이 피어나던 어느 날
기차여행을 처음하는 사람처럼이나
설레임으로 그대 앞에 다가가던 날
숱한 고뇌에서 피어난 눈위의 동백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곁에 오셨습니다
마주한 찻잔에
안개로 오르는 커피 내음처럼이나
향기롭게 준비된 내 사람이었습니다
아파 온 날들만큼 그대 사랑하리라
아파 온 날들 만큼 따뜻하리라
밤마다 부르는 장미의 노래로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살아 갈 날들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 우리들 곁에 온다 해도
머물어 쉬지 않는 사랑의 눈빛이
서로의 가슴에 머물어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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