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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적 최근에 읽은 책 중 하나가 '모략(謀略)'이라는 단어가 제목인 3권 짜리 시리즈 중 그 마지막 권이다. 마지막 3권은 모략 중에서도 군사편으로 중국의 고대 이야기가 많은 책인 만큼 앞 선 두 권이 다양한 곳에서 가져온 내용이었다면, 3권은 손자병법의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손자병법에서 발췌한 일부를 해설하는 해설서라는 느낌도 주고 있는 정도다.

 사실 하루 하루가 급변하는 시대에 고대 중국 병서 이야기는 자칫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보일지도 모른다. 실생활에 별로 쓰임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최첨단의 물질의 이기를 이용하고 세상사가 급변하는 것에는 틀림이 없지만 아무리 세상이 급변한들 결국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세상이고 예전에 비해 사회가 그 구성원들에게 더 경쟁적인 삶을 강요하는 걸 따져보면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이야기한 것이 병서이고 이기려는 수단은 달려졌을지라도 그 속내는 그대로인 만큼 지금 우리의 상황을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어 나간다면 그 가치는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전히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책의 제목이 '모략’인지라 제목만 봐서는 각종 중상모략(中傷謀略)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지만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최고의 모략은 모략이 아니라 정도(正道)를 가는 것인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정도를 가려고 노력하면서도 모략을 경시하지 말아야함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 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른 행동을 과감히 실행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혹 상대가 자신에게 펼칠지도 모르는 모략을 정확히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런 모략이 보였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지 않나 싶다.

 그냥 마음 편하게 읽는다면 고사성어 풀이 정도 밖에 의미를 가지지 못하겠지만 자신의 처한 상황과 경험에 비추어 천천히 생각해가며 읽어 볼 만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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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소리에 귀 젖다

                               - 신 종 범

댓잎 뿌리 다 쳐내고
빈 대로 누워있던 대나무가
속청처럼 하얀 음을 쏟으며 몸을 떤다
울음은
수면을 차고 오르는 물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며
순식간에 솟아올라
앞서거니 뒷 서거니
허공을 문지르고
물기 촉촉이 머금은 채 떨어져 내리다가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기류에 의해
자꾸 가벼워진다
파도처럼 이랑을 만들며
멀어져 가는 울음소리에
내 귀는 온통 젖어
바르르르
둥근 이슬방울
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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