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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주홍글씨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의아함이다. 보통 기대치 이상의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와 그 이야기를 충분히 잘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와 그 배우가 한석규, 이은주, 성현아 그리고 엄지원 이라는 연기와 흥행 두 면 모두에서 비교적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연기자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영화 주홍글씨의 관객평가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점이 그렇다.

 내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영화 내용을 크게 보면 어느 누가 보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결국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스스로의 욕망으로 인해, 어긋난 사람이 결국은 치명적인 독처럼 퍼져 파멸하고 만다. 영화 속에서 내게 떠오르는 장면은 말도 안되는 코미디 같은 가희(이은주)와 기훈(한석규)의 트렁크 씬과 가희와 수현(엄지원)이 동성애자였음을 고백하는 두 장면이다. 트렁크 속에 갇혀 두려움에 걸규하는 기훈과 가희 그리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서로 나체를 탐닉하는 그들도 결국은 물리적인 더위에 이기지 못한 무능력한 육체를 가졌을 뿐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트렁크 씬과 가희와 수현 모두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던 기훈 생각이 결국 자신을 사랑한 건 애인이었던 가희이고 수현은 가희를 자신
에게서 떠나 보내지 않으려고 기훈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희와 수현의 동성애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을 꿈꾸는 사진관 여주인 경희(성현아)의 욕먕 또한
영화가 보여주는 또 다른 볼거리다.



                                &


     벙어리 장갑
                  - 오 탁 번

여름내 어깨순 집어준 목화에서
마디마디 목화꽃이 피어나면
달콤한 목화다래 몰래 따서 먹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
겨울에 손 꽁꽁 얼어도 좋으니?
서리 내리는 가을이 성큼 오면
다래가 터지며 목화송이가 열리고
목화송이 따다가 씨아에 넣어 앗으면
하얀 목화솜이 소복소복 쌓인다
솜 활끈 튕기면 피어나는 솜으로
고치를 빚어 물레로 실을 잣는다
뱅그르르 도는 물렛살을 만지려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
손 다쳐서 아야 해도 좋으니?
까치설날 아침에 잣눈이 내리면
우스꽝스런 눈사람 만들어 세우고
까치설빔 다 적시며 눈싸움한다
동무들은 시린 손을 호호 불지만
내 손은 눈곱만큼도 안 시리다
누나가 뜨개질한 벙어리장갑에서
어머니의 꾸중과 누나의 눈흘김이
하얀 목화송이로 여태 피어나고
실 잣는 물레도 이냥 돌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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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떠올리면 워킹 타이틀사나 Huge Grant 정도가 먼저 떠오르기 십상인데 그런 류의 영화가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만들어 지고 있다. 물론 지금 이야기하려는 내 남자의 로맨스 역시 마찬가지다.

 7년 동안 연인 사이를 유지해오는 두 사람. 남자는 건방증이 심해 여자친구를 밖에 세워둔 채 잊어버리고 집에 가버리고, 여자는 그런 남자친구이지만 언제나 프로포즈를 해 올까 늘 기다린다. 어쩌면 사랑의 두근거림은 보다는 7년의 시간이 그러려니 하는 이해를 통해 연인 사이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해준게 아닐까 싶은 커플이다.

 그런 연인 사이에 우연히 잘 나가는 이쁜 여배우가 끼어든다. 물론 남자는 심한 건망증 만큼이나 둔한 센스로 자신과는 별로 상관 없는 일이라 치부하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잘나가고 이쁜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상대다. 그렇지만 남자와 여자는 결국 이 기회를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더 깨닫고 이루어진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영화 내용이다.

 보기에는 무난하지만 신나는 상상력이나 새로운 시각은 갖지 못한 채 결국 킬링 타임 정도의 의미에만족을 두는 영화인 듯 하다. 식상하지만 안전한 상업적 틀 안에 잘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보기에는 충분.



                                 &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정 하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분히 흩어지는 벗꽃들 사이로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봄바람같이
마음 가득 설레이는 자취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포도밭에 떨어지는 봄비 같은 간절함으로
내 기도 속에 떨구어지는 눈물 속에 숨겨진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랑으로 남을..
어제와 오늘..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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