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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별로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선호해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서편제 말고는 큰 감흥을 가지고 본 영화에 없음에도 그의 영화는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거장이 어쩌고 하는 찬사에서 시작해서 나도 그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 편에 서서 같이 찬사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그의 영화에서는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느낌이 기존의 그의 영화에서 강했다면 이번 영화 하류인생은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을 강도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어딘가 약간 조금 불편한 것만 같았었는데 보통 시류의 영화에서 예전만큼 벗어나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이 영화 하류인생을 두고, 50년 말에서 70년대까지 깡패에서 시작해 유착 군건
설업자까지 변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 격동의 시대가 가진 사건들과 잘
엮었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그 격동의 사건들 사이에서 직접 참여하지 않고 바라
만 보는 것으로서 단순한 배경에 그쳐버리고 만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마도 그
시절에 잘 편승했기에 지금의 위치에까지 왔을 감독 내지 제작자의 한계가 아닐
까 싶기도 하다.

 ‘후아유 클래식에서 강함 보다는 부드러움의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조승우의
거친 모습을 보는 것과 신세대적 느낌이 강했던 김민선의 지고지순한 이미지로의
변신을 영화는 보는 동안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시대가 60, 70년 대가 주가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대의 배우들에게서나 볼 수 있던 말투를 깡패가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



    가을에 1

                   - 기 형 도

잎 진 빈 가지에
이제는 무엇이 매달려 있나.
밤이면 幽靈(유령)처럼
벌레 소리여.
네가 내 슬픔을 대신 울어줄까.
내 音聲(음성)을 만들어줄까.
잠들지 못해 여윈 이 가슴엔
밤새 네 울음 소리에 할퀴운 자국.
홀로 된 아픔을 아는가.
우수수 떨어지는 노을에도 소스라쳐
멍든 가슴에서 주르르르
네 소리.
잎 진 빈 가지에
내가 매달려 울어볼까.
찬바람에 떨어지고
땅에 부딪혀 부서질지라도
내가 죽으면
내 이름을 위하여 빈 가지가 흔들리면
네 울음에 섞이어 긴 밤을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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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Circle of friends, 단짝 친구들 는 참 담담하고 차분한 영화였다. 지나친 치장과 과장이 판을 치는 요즘 담담하고 차분하다는 말이 자칫 우회한 비난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나, 이건 비난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영화의 이미지에나 충실하고 실속은 없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이야기에 충실하다는 의미의 칭찬. 하지만 약간은 요란하고 정신 없는 장면의 연속인 요즘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차분함과 담담함은 지루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는 50년대의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들로 지내던 베니,
이브 그리고 낸이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잘 생긴데다가 럭비까지 잘
하는 잭을 만나게 되는데 결국 잭은 베니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이르게 된다. 그런 와중에 베니의 아버지가 죽고 잠시 베니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는데 그 때 귀족과 사랑에 실패하고 나서 잭을 탐내는 낸에게 잭을 잠시 빼앗기게 되지만 결국은 베니와 잭이 다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연기에 충실한 배우와 사랑과 가족,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번민하는 젊은 청춘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있기에 담담함과 차분함이 단순한 지루함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
   


                 편 지
                              - 윤 동 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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