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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 지음 생각의 나무 | 2008 12

 

 누군가가 내게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쉽게 답하지 못하지만반대로 못하게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선뜻 그것이 미술(美術)과 음악(音樂)이라고 답을 한다게다가 불행하게도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거나 악기를 잘 연주하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예술(藝術)을 향유(享有)하는 것에도 서툴다그래서 내게 있어 미술과 음악에 관련된 책은 늘 두려움의 대상인 동시에 동경(憧憬)의 대상이고기회가 되면 내 무지(無知)의 소치(所致)가 가지는 간극(間隙)을 줄여보려고 바둥거린다사실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가려 뽑은 불멸의 교향곡을 읽을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순전히 앞서 언급한 예술에 대한 내 열등감(劣等感때문이었다.

 

 이 책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은 나와 같이 음악특히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門外漢)인 사람이 가진 교향곡(交響曲)에 대한 부담을 떨치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다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에서 시작해 모차르트베토벤베를리오즈멘델스존브람스차이콥스키드보르자크라흐마니노프 그리고 쇼스타코비치까지 교향곡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의 대표작을 지휘자 금난새의 차분한 구어체(口語體)의 설명으로 풀어가기 때문이다특히 많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을 개최한 지휘자 금난새의 역량으로 쉽게 친해지기 힘든 교향곡에 대한 이해를 친절한 설명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또한 각 음악가의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그들의 유명했던 삶의 이야기와 함께 전문가가 아니면 알지 못하는 일화(逸話)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각 교향곡에 숨겨진 작곡가의 의도(意圖)와 지휘자 금난새의 견해(見解)를 차분히 이야기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초심자(初心者)가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고 나서, YouTube를 통해 책에서 소개하는 교향곡의 절반 가량을 다시 설명을 봐가며 들어 보았다아직 교향곡을 즐길 만큼 귀가 트이지 못한 탓에 지휘자 금난새가 설명하는 수준에 감상이 미치지는 못하지만그래도 여유를 가지고 감상하는 것에는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은 금새 알 수 있었다정말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음미(吟味)하며 감상한다면 부담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즐기며 향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이 책이 마냥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나와 같은 음악 초심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지만교향곡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깊이 있는 해설서를 보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기 때문이다



 Tracked from 토토의 느낌표뜨락 at 2009/01/29 12:08 x


제목 : 마에스트로 '금난새'씨가 전하는 교향곡 감상의 길잡이책
지금은 사라진 레코드판으로 들려주던 클래식 음악감상실이나, 혹은 집안에서 테이프로 클래식음악을 감상하는 정도였을 뿐, 공연장을 직접 찾았던 경험이 기억속에 없던 내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덕분에 ☞클래식열기의 현장 '금난새와 함께하는 음악여행'공연장을 찾았던 일은 새로운 사치(공짜관람이긴 했으나^^)로 여겨질 만큼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서툴렀지만 이 경험으로 인해 위드블로그 캠페인에 소개된 이 책을 탐내게 되었고, 감사하......more

 Tracked from buoy media at 2009/01/29 21:26 x

제목 : "이름을 불러주자 너에게로 가서 '교향곡'..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 금난새 지음/생각의나무 어떤 에피소드 하나. 어느 대학 음악 동아리에 베토벤을 좋아했던 후배(이하 베토벤 군) 하나와, 하이든을 존경했던 선배(이하 하이든 군) 하나가 있었다. 둘이 우연히 한 여자에게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둘의 작업법은 차이가 있었다. 시커먼 도시락통같은 cd묶음을 들고다니던 기타리스트, 베토벤 군은 군입대를 한 달 앞두고, 여자에게 "아무 생각 말고 사진전도 가고, 영화도 보고 예술처럼 만나......more

 Commented by buoy.kr at 2009/01/29 21:26  

위블에서 타고 왔어요. 저 역시 초심자라 이 책이 많은 도움 되었답니다. 반 이상이나 찾아 들으셨다니 대단하네요. 엮인 글 남기고 갑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1/29 23:03 
위블에서 타고 오셨다니, 더 더욱 반갑습니다. 하루에 교향곡 하나를 들어 볼 작정을 하고 있는데, 그것도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소통하는 블로거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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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 Philip Zimbardo ∙ 존 보이드, John Boyd 지음 | 오정아 옮김 | 미디어윌 | 2008년 11

 

 책을 읽어 나가다가 보면 가끔 정말 좋은 책을 만날 때가 있다내게 있어서 정말 좋은 책은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을 심도(深到)깊은 통찰력(洞察力)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와 통찰과 포용, Leading Minds’ 그리고 리더 The Leader, The Leadership Challenge’ 같은 책이 내게는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책이다그런데 이 책들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학자가 오랜 기간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말머리를 이렇게 시작한 것은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타임 패러독스 : ‘시간이란 무엇인가?, The Time Paradox: The New Psychology of Time That Will Change Your Life‘ 역시 정말 좋은 책의 범주에 넣기에 모자람이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 필립 짐바르도, Philip Zimbardo를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그의 유명한 전작 루시퍼 이펙트 :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되 집어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아쉽게도 읽어 보지 못한 책 루시퍼 이펙트에 대한 수많은 찬사(讚辭)가 이 책 타임 패러독스을 읽어 보기 전부터 기대를 높여 주었는데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도시에 사는 한 사내가 시골길을 따라 걷다가 괴상한 방식으로 돼지 먹이를 주는 농부를 보았다농부는 사과나무 아래에 서서 덩치가 산만한 돼지가 양껏 사과를 따먹을 수 있게 나뭇가지 가까이 돼지를 번쩍 들어 올린 채 서있었다돼지의 배가 찰 때까지 농부는 돼지를 안고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한 마리가 배불리 먹고 나면 다른 돼지를 안아 올렸다한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내가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농부에게 물었다. “실례합니다만그렇게 돼지를 안고 있으면 힘들지 않습니까그냥 나무를 흔들어 사과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후에 먹이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자 농부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내를 쳐다보며 말했다. “돼지가 시간을 절약해서 뭐하게요?”

 당신도 혹시 내려 놓아야 할 돼지를 돼지를 안고 다니면서 힘들어하지 않는가?

 

 돼지 이야기는 책의 초반부에 실려 있다관점(觀點, Point of view)의 중요성을 저자는 돼지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그 관점은 시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시간관(時間觀)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하나의 시간관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양한 시간관을 습득해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특별히 시간관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서 살아간다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저자는 그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며 시간관이 하나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 6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 부정적 Past-negative 시간관과거 긍정적 Past-positive 시간관현재 숙명론적 Present-fatalistic 시간관현재 쾌락적 Present-hedonistic 시간관미래 지향적 Future 시간관그리고 초월적인 미래 지향적 Transcendental-future 시간관이 그 6가지인데 각 시간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러한 시간관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특징까지 통찰력 있게 설명한다.

 

 대략 각 시간관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요약적으로 옮겨 보면 과거 지향적인 사람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거나 지나치게 부주의한 경향을 보이고현재 지향적은 사람은 저축을 거의 하지 않으며미래 지향적인 사람은 현재를 거의 즐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그래서 과거에 대해 과도한 생각은 피하고 용서하며 감사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현재에 있어는 친절하게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고하는 일에 몰입하며 아울러 삶의 즐거움과 건강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또한 미래를 대처하는데 있어 건강을 돌보며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성취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낙천적인 자세를 견지하면 결국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현재를 즐기며 미래를 계획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역사와 경제정치 등 다양한 부분을 저자가 이야기하는 시간관에 입각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었다하지만 망치를 가진 사람에게 모든 문제는 못으로 보인다는 격언처럼 시간관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시간을 통해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였다그리고 책 뒷부분에 있는 참고도서에서 간간히 보이는 오타와 잘못 적힌 몇몇의 내용은 말끔한 마무리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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