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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견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편견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아쉽게도 지금 말하는 영화 ‘늑대의 유혹’이 내게는 그랬다.

 사실 편견의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의 원작인 인터넷 소설 ‘늑대의 유혹’이
귀여니가 섰기 라는 사실 때문이다. 많은 중고생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분명 그들의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섭렵한 일본
하이틴 만화를 배경지식 삼아 외계어라 불리는 인터넷 언어를 구사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비난이 내게는 더 가까이 다가왔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 ‘늑대의 유혹’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좋지 않을 것 같다는 편견을 가지고
봤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처음에 가졌던 편견이 많이 틀리지 않았다. 현실세계에
어울않는 리지 않게만 보이는 고교생들의 행동과 반해원(조한선), 정태성(강동원) 그리고 정한경(이청하)의 모습을 보면 도무지 그들의 행동거지가 반해원과 정태성이 정한경 보다 한 살 어리다는 배경이 맞지 않는다. 게다가 정한경의 어리숙한 모습에 또래 집단에서 최고의 인기를 가진 두 명의 남학생이 따라다닌다는 건 여고생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일본 만화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그 수준을 훨씬 뛰어 넘어 영화적 완성을 보여준
‘올드보이’를 생각해 본다면 이런 비판이 무리만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영화 ‘늑대의 유혹’이 영상적인 측면에서는 자주 뮤직 비디오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만큼 깔끔하다는 점이다. 김태균 감독의 전작이 화려한 영상미를 보여줬던 ‘화산고’였음을 떠올린다면 이런 깔끔한 영상은 쉽게 이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강동원, 조한선 그리고 이청하의 연기와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스토리는 영화가 깔끔한 영상만을 추구하는 매체가 아님을
가만하면 너무나 아쉬웠다.
 


                                            &


         담 쟁 이
                                  - 도 종 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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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세대, 그 갈등과 조화의 미학
송호근 저 | 삼성경제연구소 | 2003년 07월

 물리학을 공부하는 자연과학도 입장에서 사회학 관련 책을 본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낯설다. 특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한 논의라면 그 어려움과
낯섬은 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한국,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나 : 세대, 그 갈등과 조화의
미학’은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접하기에 그나마 쉬운 책이었다.
아마도 2002년 월드컵 때 거리 응원의 즐거움을 아직 기억 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2002세대라는 알아듣기 쉬운 용어와 2030세대라는 나도 속하는 세대에 대한 논의가
내 관심을 끌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친숙함을 먼저 내세워 나와 같은 이 분야의
문외한에게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야기 하고 싶은 것들을 차분하게 하나씩 잘 풀어나가고 있다.

 책에서는 2002세대 내지 2030세대의 특징과 5060세대의 특징을 잘 비교해가며
그들에 대해 기술해 가고 있으며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근래 정치, 경제 등의 한국
사회를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하나씩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는 2030세대와 5060세대가
매우 대립적인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그 간격은 줄어들고 있다고 저자는 책에서
말하고 있다.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경제문제와 정치문제에 최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담론까지 펼치고 있는데 이렇게 현실세계에 대한 평가 내지 해석을 하고 있는
책이 과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매우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저 술자리에서 지금의 대통령이 어떠니, 뭘 잘하고 못했느니 하면서 목청만 높일 뿐
그 이상의 행동은 전혀 할 생각조차 같지 못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굳이 이 책의 내용을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책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체계성을 가지고 비판하고 그 이상의 행동을 하는게 어떠냐는 말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책을 보는 내내 들었다.

 사회학에 대해 매우 무지한 편임에도 재미있게 책을 본 것을 가만해 보면, 다른
사람에게 권해 줄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

     내가 걷는 이유

                            - 박 노 해

텅 빈 밤거리를 날이 밝을 때까지 걸어
낮 시간에 잠깐씩 공원 벤치에서 눈 붙이고
다시 밤이면 내가 걷는 이유를 너는 모르지
좋았던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는 집을 나와
이렇게 홀로 떠도는 이유를 너는 모르지
밤이면 지하철역이나 보도에 누워 잠들지 않고
따뜻한 노숙자 합숙소를 찾아가 잠들지 않고
밤이면 눈뜨고 걷는 이유를 너는 모르지

나는 이대로 무너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대로 망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 하나뿐인 육신과 정신마저
이대로 망가지게 내버려둘 순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일하고 싶다
나는 내 힘으로 일어서고 싶다
나를 망가뜨리는 모든 것들과 처절하게 싸우며
끝끝내 나는 다시 일어서고 싶다

밤이면 내가 걷는 이유를 너는 모르지
눈뜨고 내가 걷는 이유를 너는 모르지
내 안의 불덩어리를 너는 정말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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