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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독특한 느낌의 영화였다. 여기서 독특하다는 말은 스타일 같은 외면적 요소가 아니다.
뭔가 부도덕한 것만 같으면서도 어쩌면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그야 말로 뭔가 이상한
느낌의 영화였다.

 한 남자와 세 자매가 서로간에 얽혀서는 결국 세 자매 모두가 한 남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유교적 사고 습관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에게는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다.의 줄거리다.
이 말은 아마도 내가 영화를 보면서 불편해 했다는 말이다.겠지.

 그렇지만 특이하게도 영화의 종반부에 이르면 어쩌면 사람들은에게는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 비밀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도 있다는 한 남자의
말은 현실과는 다른 공허한 괴변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어쩌면 현실 세계와 더 어울릴 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준다.문득 든다.

 감독이 의도한 설득에 영화를 보면서 그대로 넘어가 버려서 독특하다는 느낌이
든 껄까.

 극중 최수현(이병헌)의 행동이 현실 세계의 사람의 것과 같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배워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왜냐면 어찌되었건 세 재매 모두가 행복해지니까.

 그리고 추상미, 최지우, 김효진 이 세 여배우를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면서
가질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


바람 부는 날의 풀

            - 류 시 화

바람 부는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 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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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 일요일 그러니까 5일 날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를 보려고 메사 10층 팝콘홀에
갔었다. 사실 올해는 지질히 복도 없어서 험한 꼴 많이 본 한 해였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한 해를 마감할 때 쯤 되니까, PMP도 뮤지컬 티켓도 생긴다.
희안도 하여라....
아무튼 그래서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를 보게 되었다.
뮤지컬이라고 해 봐야 이 '사랑하면 춤을 춰라'를 보기 전에 두 번 밖에 보지 못했었는데
그 두 번이 그래도 비교적 큰 규모라서 오케스트라가 있는 공연이었다.
그래서 이번 경우도 그러려니 했는데, 웬걸...
극장 자체가 조그만 연극 무대 보다 조금 큰 수준.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 가봤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이나 국립극장 해오름관에 비해면
사실 실망할 만큼 작은 규모였고 의자도 너무나 불편했다.
그러나 일장일단은 어디나 있는 법.
아담한 규모의 극장인 만큼 무대와 관객석이 가까왔다.

사실 세종문화회관이나 국립극장의 경우는 배우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없었던데 반해
이번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의 경우는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히 배우들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다 끝나고 난 후에는 직접 배우들이 나와서 배웅도 해줬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줬다.
그리고 관객과 함께 간단한 춤 동작을 따라하게끔 만드는 것도 이색적이었고
이런 건 큰 규모의 극장이나 뮤지컬이었다면 꿈도 못 꿨을 일...
실험실 동기인 혜경이와 같이 갔는데 즐거워 했던 것 같아서 정말 다행.
게다가 남자 배우와 포즈 취해 가면서 사진을 찍어서 더 흥분했던 것도 같고...

뮤지컬이란 이름을 달고 있기는 했지만 사실 음악과 극이 결합되어있다는 느낌보다는
춤과 극이 결합된 무언극이란 느낌이 더 강했다.
사실 내가 스토리에 치중하는 편이라 아쉬움이 조금 남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즐겁게 즐기기에는 충분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 그런데 왜 여자 배우들은 다 이뻐 보이는지.. --;



                                 &



슬픔이 기쁨에게

                              - 정 호 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를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Commented by  at 2004/12/14 15:08  
와보니 떡하니 내 사진이 있구려. ㅋㅋ 요즘 나한테도 덕분에 여러 운이 따라주는 것 같아서 기뿌다옹. 오늘도 매우 기대하고 있소!!>__<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4/12/15 07:38  
그 운 내년까지 지속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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