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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느낌?
그랬다.
방 안의 사물들이 날아다니고 그리고 몽환적인 상태가 깨지고
이내 괴로움에 빠지고 이내 우울함에 빠져 버리는 느낌을 주는
초반 장면들로 영화 ‘얼굴없는 미녀’는 내게 왔다.

사실 ‘얼굴없는 미녀’라는 제목은 마치 귀신이 난무하는 호러물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무서운 호러물 보다는 한 사람의 슬픈 내면을 천천히 읽어나가는
기분 정도였다.

자신의 환자를 사랑하게 되버린 남자 석원. 그리고 경계선 신경증이라는
정신 질환으로 인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버림 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여자 지수.
결국은 최면 상태에서 환자와 의사간의 넘어서는 안되는 선까지 넘어선
그들. 그리고 서로를 통해 보는 서로의 의식 상태.
거짓말 놀이.

일견 논리적인 듯하면서도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것 같은 영화였다.

언론에서 이 영화를 이야기 하면서 빼놓지 않는 것이 지수(김혜수)의 노출
장면인데, 노출 장면 보다는 극중 지수가 보여주는 스타일을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


     물고기에게 배운다
                                        - 맹 문 재

개울가에서 아픈 몸 데리고 있다가
무심히 보는 물 속
살아온 울타리에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돌덩이에 부딪히는 불상사 한번 없이
제 길을 간다
멈춰 서서 구경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입 벌려 배를 채우기도 하고
유유히 간다
길은 어디에도 없는데
쉬지 않고 길을 내고
낸 길은 또 미련을 두지 않고 지운다
즐기면서 길을 내고 낸 길을 버리는 물고기들에게
나는 배운다
약한 자의 발자국을 믿는다면서
슬픈 그림자를 자꾸 눕히지 않는가
물고기들이 무수히 지나갔지만
발자국 하나 남지 않은 저 무한한 광장에
나는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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