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박준 지음 난다 | 2017 8 7

 

 

 에세이가 읽어 나가기 쉽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시간을 내서 하는 독서라면 항상 쌓여 있는 일거리와 문젯거리를 해치우는데 도움이 될만한 걸 읽어야 한다는 착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밀려오는 압박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면, 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는 보통 영화나 소설이 되는데, 가끔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과 같은 에세이가 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마에 손이 포개어질 때의 촉감은 손바닥보다는 이마에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손으로 코를 만질 때와 손으로 어깨를 잡을 때 혹은 손으로 무릎을 긁을 때와는 달리 이마를 덮으며 손은 애써 감각을 양보하는 듯하다. 아마 이것은 오래된 습관이 만들어냈을 터이다. 대부분 우리의 이마를 짚어오는 손은 자신 스스로의 것이 아니라 상대의 다정한 손인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고 거꾸로 자신의 손을 이마에 포갤 때 그 이마는 내 것이 아니라 애정을 갖고 있는 상대의 것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작은 일과 큰일 중에서 -


대체로 에세이를 읽을 때면 제 감상평이 좋습니다. 자주 선택하지 않는 장르이다 보니, 손 가는대로 읽을 거리를 고르기 보다는 이미 내용이 검증된 작품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수성 짙은 제목의 이 책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도 검증된 작품으로 보여 읽어 볼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은 일을 너무 많이 한다. 오늘 하루만 해도 두 권의 책에 대한 서평을 썼고 잡지에 실을 인터뷰 글을 썼다. 오후에는 서대문에 있는 출판사에 들러 윤문을 할 원고 꾸러미를 잔뜩 들고 왔다. 주말에는 낡은 차를 몰고 경남에 있는 한 사찰로 취재를 가야 한다. 제법 돈이 되는 일도 있고 돈을 생각했다면 하지 않았을 일도 있다. 나는 왜 거절도 못하고 이렇게 일을 받아 두었을까 고민하다, 그것은 아마 내가 기질적으로 가난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니 한없이 우울해졌다. 가난 자체보다 가난에서 멀어지려는 욕망이 삶을 언제나 낯설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을까.                      - 일과 가난 중에서


에세이 류의 책은 보통 읽어 나가다 보면 독자의 과거 속 감수성을 건드립니다독자는 책 속 내용이 내 삶의 것과 비슷하면 동질감을

느끼기 마련인데, 작가의 정제된 언어를 통해 느끼게 된 동질감은 내 경험을 더 소중한 것으로 여기게 끔 해줍니다. Yes24에서 살펴 본 이 책의 소개 글이나 서평에서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 나가자 아쉽게도 제게는 이러한 감수성을 크게 불러 일으키지 못했습니다다른 독자들의 호평글을 보면 제 공감의 부족이 책 내용에 기인한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먹고 살기에 바쁜 직장인의 삶 속에서 받는 스레스를 책을 통해 풀려고 했던 것이, 제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서 되려 공감을 할만한 책 속 이야기에도 공감을 하지 못한 듯 합니다.

 

책을 읽으며 책 속 이야기에 공감하며 감수성에 젖어 복잡한 머리 속을 잊어버리려 했으나, 실패한 탓에 저는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쉽

게 권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응형

'Books > Novel & A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미안  (0) 2019.02.16
언어의 온도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0) 2018.11.20
낙타샹즈  (0) 2018.10.15
살인자의 기억법  (0) 2018.09.26
독일인의 사랑, Deutche Liebe  (0) 2012.03.03
반응형


닐 파텔, 패트릭 블라스코비츠, 조나스 코플러 저 / 유정식 역 | 도디드 | 2018813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허술, 멈추지 않는 추진력의 비밀을 읽어가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단어 세렌디피티, serendipity’입니다. ‘세렌디피티, serendipity’는 의도하지 않은 뜻밖의 발견을 의미하는 단어로, 학위 과정 중 많이 들었고, 또한 직접 과학 실험을 하며 수차례 직접 경험하기도 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 세렌디피티가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것은, ‘세렌디피티, serendipity’ 가 결과라고 한다면 이 책의 핵심 단어인 허슬, hustle’세렌디피티, serendipity’를 일으키는 과정을 칭하는 단어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허슬, hustle’은 주어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당연하게 살아가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인생을 원하는 대로 추진하는 개념을 말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허슬, hustle’은 내가 원하는 일은 기필코 일어나게 만든다는 정도로어 표현할 수 있는데, 솔직하게 우리네 식으로 말하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정도의 느낌 입니다.

 

책에서는 허슬, hustle’을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먼저 일상을 공허하게 만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학습된 무기력이 끊임없이 반복되면 스스로 자신의 운명에 대한 기대를 낮추게 되고 결국은 낙담이 습관으로 굳어져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책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과 삶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도전적인 프로젝트와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의 선택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앞서 언급한 도전적인 프로젝트와 환경 속에서 스스로 결단력 있는 선택을 하고, 필요할 경우 도중에 경로를 바꿔서라도 자신의 선택을 행동으로 바꾸어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책에 나와있는 말을 옮기면, 꿈을 빌리지 말고, 소유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은 실행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남들과는 차별화시키고, 주위 사람들 속에서 기회와 행운을 찾아 일과 삶에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으니, 남들과 차별화 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의미로 계속해서 허슬, hustle’을 반복합니다. 사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정도는 누구라도 이미 알고 있는 상식 선의 개념입니다. 그래서 책이 최근에 출간 되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