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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연극을 보면서 눈에 뛴 연출자가 한 명 있었으니, 그 이름이 바로 위성신이다. 올해 벌써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와 ‘닭집에 갔었다’ 이 두 작품을 무대 위에서 봤는데, 올해에만 그의 세 번째 연출작인 ‘THE BENCH'을 놀랍게도 보게 되었다.

위성신의 세 번째 작품 연극 ‘THE BENCH'는 벤치 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리얼리티를 춤과 이미지를 통한 환상으로 표현한 극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전작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와 비슷하게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극이고, 또 다른 전작 ’닭집에 갔었다‘ 만큼은 못하지만 내용을 통해 리얼리티 잘 살리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굳이 올해의 전작들과의 차이를 꼽으라면 ’THE BENCH'는 전작들과는 달리 안무가 첨가되었다는 것 정도가 외형상의 업그레이드다.

이야기의 내용은 큰 맥락에서 ‘Best & New -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와 약간 유사한 느낌이었다. ‘Best & Nes -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관람하고 나서 적어 놓은 글을 아래에 잠시 옮기면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네
야은 길재의 시구 중의 한 구절입니다.
이 구절이 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보고서 떠올랐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연관이야 없지만, 왠지 연극의 공간인 여관방은 의구(依舊) 한데 그 안의 사람들만 바뀌고 그 사람들의 사연만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 것입니다.

 ‘THE BENCH' 역시 큰 맥락에서 살펴보면 의구(依舊)한 벤치와 그 위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극 ‘THE BENCH'의 외형적인 변화로 안무의 첨가를 뽑았는데, 일반적인 연극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표현의 방법을 넓혀가는 의도는 매우 만족스럽지만 아직 연극에서 보는 안무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뜻하는 바를 알기는 내게 매우 어려웠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주를 테이크 아웃 커피 통에 담아 마시던 여자가 제일 기억에 남았지만, 다른 에피소드들 역시 상황을 통한 극적 재미를 잘 보여준다.

 굳이 내게 아쉬움으로 남았던 점을 뽑으라면 다양한 에피소드가 연계성을 가지고 이어지는 이야기였으면 더 집중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하는 아쉬움과 극에서 보는 안무가 친숙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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