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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연극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보는 재미 또한 그에 못지않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연극 ‘유리가면 Episode 5 - 또 하나의 영혼’은 잘 만들어진 연극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사실 ‘유리가면 Episode 5 - 또 하나의 영혼’에 대한 첫 느낌은 별로였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팜플렛의 설명을 봤는데 그 때부터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일본 만화라곤 중고등학교 시절 봤던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그리고 ‘닥터 슬럼브’ 정도가 고작일 만큼 일본 만화에 대한 친밀감이 떨어지는 데가 연작으로 Episode 5까지 나온 이야기를 1편부터 4편까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것도 모른 채 5편을 본다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았다. 거기에 만화에서 가져온 스토리가 얼마나 대단하겠냐는 편견까지 그냥 그저그런 공연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공연을 보기 전부터 내게는 가득했다. 그렇게 별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진 채 공연장인 애플씨어터 전용관으로 된 인켈아트홀 2관으로 들어섰다.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인켈 아트홀 2관에서 예전에 봤었고 그 때 무대 위의 설치된 방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유리가면 Episode 5 - 또 하나의 영혼’의 무대 또한 흰 색으로 가득한 상자 속을 보는 느낌의 독특한 무대였다.

 그리고 관람한 극.

 극은 여자 주인공 송연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어떻게 송연화라는 인물이 연극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극 속의 극인 홍천녀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와 그 속에서 피어난 연출가 이안과 송연화를 사랑 그리고 송연화를 연모하는 민하일로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극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표현하자면 사랑과 흠모 그리고 시작된 성공과 또 하나의 외사랑과 그로 인한 증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그저그런 극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탄탄한 스토리와 그에 못지않은 배우의 뛰어난 연기로 인해 어설픈 창작극 보다 탁월한 극이었다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추천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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