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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의 서문을 읽으면서 로마와 카르타고 간의 전쟁이 로마사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는 저자의 말을 읽고는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벌써 로마사에 관해서는 이 책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못지않게 매우 유명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 전권을 꽤 오래전에 이미 섭렵했기 때문이었다. 그 책에서도 분명 한니발이 로마를 상대로 일으킨 포에니 전쟁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지만 별 다른 기억이 없는 것로 봐서 그 책에서의 한니발이 일으킨 포에니 전쟁은 내게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데 이 책 ‘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에서는 포에니 전쟁의 중요도가 남달랐다. 또한 작가가 중요하다고 서문에서 밝힌 만큼 그 서술도 비교적 장황하고 구체적이다. 특히 한니발과 포에니 전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을 보는 내내 역사서의 느낌 보다는 한 권의 병서를 읽고 있는 느낌이 강했다. 아울러 그런 만큼 포에니 전쟁 이전의 로마 병사들의 전술과 그것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격파한 한니발의 전술 그리고 다시 한니발에 맞서기 위한 로마의 전술과 로마의 승리에 중심에 있는 스키피오의 전술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다가 이 책은 전쟁 시 각 군이 섰던 군단의 포진까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런 지대한 관심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왜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과 전쟁 전후의 로마의 변화 그리고 로마와 로마의 동맹국관의 구체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역사서가 가지는 엄격함에 억매이지 않고 재미있게 서술해 나가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시료를 통해 그 내용을 상세히 알려준다.

 이로 인해 책을 보는 내내 내가 가졌던 느낌은 그저 중고등학교 시절 한 두 줄의 언급으로 끝났던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를 공격한 한니발이 가지는 의미와 그로 인한 파장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고, 그 한니발을 막아내기 위한 로마인들의 노력 또한 로마가 위대하다는 것을 잘 알려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개인적 느낌을 한 가지 더 덧붙이면 1권의 로마제국의 형성기 이야기 보다 2권의 포에니 전쟁 이야기가 가지는 재미가 더 큰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한 번 읽어 보기를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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