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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브랜드’ 라는 단어가 매우 일상적이고 익숙한 말이 되어 있지만, 내 어린 시절만 해도 지금 ‘브랜드’ 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로 사용되던 단어는 ‘메이커’ 였다. 부르댕 아동복이나 김민제 아동복 같은 류가 그 시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메이커 정도라 할 수 있다. ‘메이커’와 동격이었던 ‘브랜드’가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의 눈으로 처다 보니 그 둘의 의미가 사뭇 다르다. ‘메이커’는 철저히 생산자 중심의 입장에서 시각이고 ‘브랜드’는 TTL 같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소비자 입장이 중심이 되는 느낌의 단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메이커’와 ‘브랜드’를 구별하기 시작한건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의의를 제기할 만한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브랜드’의 명확한 개념이 전무한 채로 그저 마케팅에 속해 있는 한 범주라는 정도의 의식이 강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브랜드’가 가진 경제적 가치를 주목하고 경제적 가치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브랜드를 이야기한 것으로는 이 책 ‘브랜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이 시초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저 유명한 회사의 상표로 제한된 의미의 브랜드가 아닌 자기 만족과 소비자의 욕구, 전반적인 경영의 형태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미의 브랜드를 이야기 한다. 그 맥락으로 브랜드 인지와 지각 품질, 브랜드 연상, 브랜드 충성도 거기에 브랜드 확장까지 포괄적인 의미를 고찰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브랜드를 어떻게 살펴 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방법으로 자산으로서의 브랜드나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비용 대비 투자 효율 분석, 브랜드 가치 측정 방법 등 제시해 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마케팅 서적이 취하는 형태인 사례별 접근 예 또한 포함하고 있는데 인텔, 나이키, 스와치, 할리 데이비슨, 소니 외에도 대상, 태평양, SK텔레콤 등 기존의 외국 서적에서 다루지 못했던 한국 기업의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많은 이점을 갖는다.

 사실 책의 첫 장을 넘길 때는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일 것 같은 기대 하에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큰 줄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가의 책에 비하면 분야별 보고서를 모아 놓은 듯한 느낌 때문에 기대치 만큼 재미있게 읽어나가지는 못했다. 게다가 경제적 시작에서 브랜드를 논하는 부분 역시 잘 서술하고 있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은 보다는 2%는 모자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지속적으로 ‘브랜드’에 대해 연구를 해왔고, 분명히 삼성 그룹의 브랜드 전략에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저자라는 걸 떠올리면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손 쳐도 읽어 봄직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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