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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스페인, 캐나다, 호주, 이란. 내가 본 영화를 만든 국가를 생각나는 데로 나열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기에 하나의 국가가 추가 되었다. 바로 싱가포르.

 영화 ‘내 곁에 있어줘, Be With Me'는 앞서 언급한 대로 싱가포르 영화다. 처음 접해보는 싱가포르 영화의 특성으로 인한 독특함인지 감독에 기인한 영화 자체의 독특함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영화는 무척이나 이색적이었다. 세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는데다가 영화에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인 대사를 과감히 포기했다. 거기에 말하고 싶은 걸 직접 드러내는 기계식 타자기. 그 점이 되려 대사를 포기하고서도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들에게 음식을 해 주는 것이 유일한 낙인 홀로 된 외로운 아버지, 한 여인을 짝사랑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밤잠을 설치는 투박한 경비원 그리고 변심한 친구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한 소녀.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이들에게 하루하루는 힘겨운 나날의 연속일 뿐이고, 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고는 평범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이라는 점 외엔 없다.

 그러다가 이들은 각자 결심을 한다. 남자는 짝사랑하던 여인에게 전해 줄 편지를 쓰고, 소녀는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등 질 결심을 하고, 노인은 외로움에 대항한 미지의 존재를 위해서. 이렇게 그들은 이어지고 비극으로 혹은 서로의 희망이 서로에게 된다.

 나란히 이어지는 노인, 남자, 그리고 소녀의 이야기. 거기에 덧붙여진 테레사 첸의 이야기를 보탰다. 영화 초반, 이들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일 뿐이다. 하지만 영화가 마법과도 같은 기지를 발휘하는 것은 영화의 엔딩 부분. 소녀와 남자는 우연처럼 만나고, 노인과 테레사 첸 도한 감격의 조우를 맞는다.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그들은 비극의 순간을 함께하고 또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 곁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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