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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는 친구 Kang 君이 있습니다.
그는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행동이나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를 읽을 수 있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자잘한 것들에서부터
몇몇 것들을 예측할 수 있기 마련인데 Kang 君은 그것이 통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그의 마음씀씀이는 얼마나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지 여간
든든함이 느껴지는게 아닙니다.

 그런 Kang 君에게서 토요일 밤에 전화가 왔습니다.
자신의 친구가 가족상을 당했는데 사람이 너무 없으니 좀 도와달라는
전화였습니다.

 Kang 君의 가족상도 아닌, 나는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Kang 君 친구의 가족상이라.
그렇지만 평소 인간미가 느껴지는 Kang 君이라 비록 전날 졸업시험 준비
한답시고 밤을 새웠건만 흥쾌히 승낙하고 갔습니다.

 장례식장이 너무나 쓸쓸했습니다.
비록 Kang 君의 부탁 때문에 온 것 이상의 의미는 없었지만
화장터까지 가는 사람이 Kang 君과 저를 포함해서 겨우 10명이 될까
말까한 인원에 운구차 앞에 서는 선두차도 없습니다.

 지나친 쓸쓸함과 고즈넉함은 내게 많은 걸 생각게 해줬습니다.
과연 내가 죽으면 얼마만큼의 사람이 진심으로 슬퍼해 줄지
그 때가 되면 알게 되겠구나는 생각과 주의 사람들에게 정말로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을 새삼 했습니다.


                                &



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
                                     - 용 혜 원
 
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
한 순간 내 마음에 불어오는
바람일 줄 알았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내 마음을 사로잡고
머무를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는
잊을 수 없는 여운이 남아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남아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만남과 사랑이
풋사랑인 줄 알았더니
내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사랑이 되었습니다.
그대에게 고백부터 해야할 텐데
아직도 설익은 사과처럼
마음만 붉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대는
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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