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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 '오발탄'을 알게 된 건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아마도 국어나 문학 시간에 교과서를 통해 직접 배우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그 나이 또래에 으레 몇 권씩은 섭렵했을 한국단편소설집 같은 책을 통해서 읽었던 것 같다그리고 시간이 훌쩍 지나서 근래 소설 '오발탄'이 아닌 영화 '오발탄, The Aimless Bullest'을 보게 되었다.

  소설 '오발탄'은 작가 이범선의 단편소설로 1959년 출간된 작품이다이 소설은 한국전쟁 이후 1950~1960년대를 배경으로 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당시 시대상을 주인공 철호의 가족을 통해 신랄하게 보여주며 고발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소설이 발표 되고 2년이 지난 1961년 개봉한 영화 '오발탄'도 역시 소설에서 보여준 고발문학의 모습을 유현목 감독의 탁월한 리얼리즘 시각으로 화면으로 옮겼다그래서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에의 입장에서는 글을 읽어 감으로써 시대를 이해하기 보다 직접적인 영상을 통해 훨씬 더 쉽게 그 시대의 모습을 보고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영화가 감독의 눈을 통해 각색되기는 했으나그래도 원작을 충실하게 따라 가는 덕택에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주인공 송철호(김진규)는 한국 전쟁 시간에 가족과 함께 월남해 해방촌 판잣집에서 살면서 계리사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한다박봉(薄俸)의 월급쟁이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탓에 식구를 부양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는다그의 모친(노재신)은 월남한 이후 7년 동안 살아온 남한에서의 삶을 부정하며 항상 '가자'라는 말을 외친다음대 출신에 상당한 미인이었던 아내(문정숙)는 자신이 미인이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 버린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모습이고부상으로 제대 후 백수로 지내는 동생 영호(최무룡)는 허황된 꿈만 꾸는 사고뭉치다여동생(최애자)은 식구들 몰래 어느새 양공주로 전락해 버렸고철호의 철없는 어린 딸은 집안 사정은 모른 채 고무신을 사달라며 조르기 일수다거기에 막내 동생 역시 학업을 포기하고 신문팔이를 하고 있다


 
 6.25
라는 피비린내나는 끔찍한 전쟁 후 삭막해진 사회의 모습에 실성한 노모의 넋두리만삭한 아내의 몸부림강도죄로 붙들려간 동생양공주로 몸을 파는 누이동생 같이 어디에도 희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앓는 이를 부여 안고 양심만을 지키려는 주인공도 결국 택시 안에서 만취한 모습으로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난 전쟁 중에 잘못 발사된 오발탄 같구나!'라고 읊조리는 이야기와 함께 지쳐 쓰러지고 만다. 

  거기에 영화 속 플롯(plot)을 통한 영화적 재미뿐만 아니라 약자의 생존과 침울한 사회상이 영화 속 쇼트에서 리얼리즘을 모습으로 보여 질 뿐만 아니라대담한 화면구도까지 더 하며영화를 통해 감독은 소설 원작이 갖는 재미를 한층 배가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의 시각으로 본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특별히 한국 고전 영화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거나감독 혹은 배우에 대한 애정으로 관람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칫하면 재미없게 느껴 질 수도 있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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