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오가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언급하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Fight Club’ 그리고 ‘The Butterfly Effect’ 같은 영화가 그런 범주에 속하는 영화다. 이들 영화의 특징을 꼽으라면 바로 영화의 소재가 기억력이나 시간의 흐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그렇게 기억력이나 시간의 흐름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스스로도 알지 못하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기억력이나 시간의 흐름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보면 열광하곤 한다. 그런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데자뷰, Déjà vu’도 그 내용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고로 내가 열광할 요소를 갖춘 영화라는 말이다.
영화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가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그렇지만 보통 스타트렉 만큼의 과학적 논리로 무장하지 않는 이상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것은 그저 신기한 일일 뿐 그것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 ‘데자뷰’는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양자물리(Quantum physics)에서 이야기하는 시간과 공간의 왜곡을 매개로 현재와 과거를 연관 지으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만 시간 왜곡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 두도록 하고, 영화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영화는 시끌벅적한 부두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 배를 타고 배는 유유히 강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배에 실려 있던 자동차가 그 속에 있던 폭발물과 함께 폭발한다. 그리고 배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 폭발과 함께 배에서 사람이 튕겨져 나가고, 폭발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 즐겁고 흥겹던 영화 속 장면은 순식간에 혼돈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폭발을 수사하기 위해 주인공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 Denzel Washington)이 등장한다. 이렇게 영화는 시작되고, 이내 더그는 테러로 희생된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순전히 데자뷰라고 생각했던 현상이 실제로는 시공의 물리적 개념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그렇지만 이내 사건과 연관이 있어 조사하게 된 클레어라는 여인에게 흥미를 갖게 되면서 더그는 과거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더 집착을 하며 이야기는 이어진다.
결국 과거로 돌아간 더그는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범인도 잡고 사랑하는 여인까지 얻게 되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직접 영화를 보면서 알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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