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게 영화의 제목이야? 무슨 제목이 이래? 게다가 마츠코라니 일본 영화잖아. 일본 영화라면 재미있게 본 것도 제법 되지만 그보다 보고 후회한 경우가 더 많은데 이것도 그렇게 되고 마는 거 아냐? 싶었다. 실제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아서 유쾌하지 못한 관람이 되어버린 일본 영화에 대한 기억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마츠코라는 한 여인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다. 정말 재미없게 그녀의 일생을 따라가 보면 아래와 같다.

카와지리 마츠코의 일생
1947년 카와지리가의 장녀로 후쿠오카에서 출생
1956년 7세,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밝고 명랑한 유년시절 보냄
1972년 23세, 담임을 맡고 있던 학급에서 절도사건 발생, 교직에서 해고
작가 지망생 야메가와와 동거생활을 시작하며 폭력에 시달림
야메가와 철도에 뛰어들어 자살
1973년 24세, 야메가와의 친구, 오카노와 불륜 그러나 버림 받음
1974년 25세, 나카죠의 창녀가 되어 업소의 최고가 됨
1975년 26세, 동거 중 이던 오노데라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를 살해함, 자살 미수
도쿄로 상경해 만난 이발사 시마즈와 함꼐 살다가 체포됨
8년 형을 언도 받음
1984년 36세, 지금은 야쿠자가 된 교직에서 해직하게 만든 제자 류와 만나서 동거
류가 체포되어 투옥
1989년 40세, 출소한 류와 다시 만나나 류는 다시 체포되어 투옥
마츠코는 잠적함
2002년 53세, 아라가와 강변에서 시체로 발견됨

영화는 김빠진 맥주마냥 처음부터 털어놓은 줄거리를 마츠코의 조카 쇼가 등장함으로써 시작된다. 고모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던 그에게 고모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으니 유품을 정리하고 오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쇼는 죽은 고모 마츠코의 삶을 찾아 나서게 된다.
앞서 마츠코의 삶을 이야기 했기에 다시 마츠코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의 줄거리를 다시 읊조리지는 않겠다. 병약한 동생만 챙기는 아버지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평범한 교사에서 매춘, 살인, 야쿠자의 연인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 죽음에 이르기 까지를 쇼는 천천히 보여 주며 마츠코의 삶을 생각한다. 정작 따져보면 마츠코가 잘못한 거라고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관심 받으며 사랑 받고 싶어 하는 것 뿐인데, 그녀의 삶은 정말 가혹하다. 정말 그녀와 같은 삶을 누군가 강요한다면 그 삶을 혐오스러워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그런 삶을 살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마츠코의 모습을 이 영화는 과장된 컴퓨터 그래픽과 음악적 요소를 도입하여 적나라게 보여 준다. 그것이 처음 내 눈에 비친 이 영화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게 영화를 통해 감독이 이야기하려는 것의 전부였을까? 사실 나는 감독의 의도를 파악해 주저릴 만큼은 되지 못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에 헌신하며 살아가는 여성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갖게 되었다. 비록 내 주위 그런 여성이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이 현실에 충분히 존재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사랑을 갈구 하던 것이 전부이던 한 여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되뇌다가 죽는 것이 진짜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인지 그리고 만약 그런 여인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과연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정네들과는 달리 마츠코의 진짜 모습을 알아볼 수 있을지.
영화는 사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걸 단박에 알아 차릴 수 있을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러지만 마냥 추천 하기에는 유쾌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다.
'Cine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발탄, The Aimless Bullet (0) | 2008.10.29 |
---|---|
데자뷰, Déjà vu (0) | 2008.10.01 |
미녀는 괴로워 (0) | 2008.06.10 |
카툰뮤지컬 두근두근 : 사랑, 소리나다…… (0) | 2008.03.02 |
괴물, The Host (0) | 2008.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