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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하룻밤 : 시즌 7

 

관람일 : 2012 / 08 / 11

관람장소 :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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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랜만에 연극 관람을 했습니다. 제목은 극적인 하룻밤’. 사실 시즌 5인지 6인지 가물가물 하지만 이미 한 차례 관람한 적이 있어서, 이 극의 코믹적인 요소를 포함한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번에는 큰 줄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가벼움 마음으로 편하게 웃고 즐길 생각을 가지고서 세세한 에피소드와 바뀐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에 관심을 가지고 봤습니다.


 이 연극은 사실 남녀의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유사(有史)이래도 지금까지 계속 회자(膾炙)되는 풍부한 이야기 소재이지만, 한 꺼풀 벗겨 시대와 배경 혹은 등장인물을 배제해 놓고 보면, ‘아담과 이브시대의 사랑 이야기나 지금의 사랑 이야기나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 연극 극적인 하룻밤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사실 어디선가 들어 봤음직한 일반성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소리 반 공기 반같은 최근 이야기나 통속적이지만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믹한 요소가 이 연극만의 특수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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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 서핑을 하다가 이 연극 전체 내용을 단 한 단락으로 정리해 놓은 걸 봤습니다. ‘1♡2 3♡4 → 1♡4 3♡2’ 느낌이 오시나요? 극 속 이야기는 결혼식에서 시작됩니다. 결혼식에 반대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는 말에 넌지시 손을 올리는 정훈과 시후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두 주인공입니다.

 앞서 한 단락으로 정리해 놓았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훈과 시후는 결혼식 신랑, 신부의 전 연인들입니다. 그리고 그 둘은 전 연인들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반대하는 전 연인들이라는 사실 말고는 이들의 공통분모는 부족합니다. 여기서부터 연출가의 펼쳐 보이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연출가는 부족한 공통분모를 피로연장의 연어초밥 에피소드로 뛰어 넘습니다. 사실 보면서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마지막 남은 연어초밥을 먹은 정훈에게 시후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연어초밥을 먹었다며 다짜고짜 시비를 겁니다. 그리고 이 시비를 통해 이 둘은 즉흥적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냅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시후가 가진 전 연인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록 즉흥적인 감정의 선택의 결과였지만, 시후는 정훈에게 호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정훈에게 시후는 성에 차지 않고, 정훈은 시후와의 관계를 매몰차게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훈이 원하던 대로 이 둘은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헤어짐은 부동하던 정훈의 마음을 동하게 합니다. 그렇게 동한 마음은 호감을 거쳐 그리움으로 변하고, 정훈은 시후를 찾기 위해 교통사고로 죽은 결혼식 신랑의 장례식장을 찾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정훈은 시후를 다시 만나지만 정작 시후는 정훈에게 별 감정이 없습니다. 그래도 정훈은 시후에게 끈덕지게 대시하고 대시해서 이 둘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행복한 결말입니다. 하지만, 이 둘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이 둘이 다시 헤어짐으로 극이 마무리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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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 극적인 하룻밤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웃고 즐기면 그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관람에서는 웃고 즐기는 가운데 시후가 정훈에게 호감을 보일 때는 정훈이 매몰차게 거절하더니 정작 그녀가 떠나고 난 후 정훈이 보여주는 모습이 크게 보입니다.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내던 지난 시절이 연극을 보는 중에 살짝 떠오른 탓일 겁니다.

 

그리고 배우에 대해 하나 덧붙이면, ‘서홍석-조헌정배우의 조합이었는데, 정훈에 비해 시후의 전달력이 상대적으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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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 Nicholas Carr 지음 |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4

 
 

1. 들어가기 전
 

 얼마 전 동생이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The Shallows’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책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세계적 대가의 글은 다르다며 극찬(極讚)입니다. 인터넷으로 인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얼굴은 떠오르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쩔쩔 매거나 가끔 어머니의 휴대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하는 제 모습에 떠오른 디지털 치매라는 단어로 저도 이 책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프롤로그(prologue)에서 맥루한, Herbert Marshall McLuhan미디어의 이해, Understanding Media’를 언급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은 미디어 속 콘텐트에 주목하지만, 콘텐트뿐만 아니라 미디어 곧 스스로 메시지가 되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자가 인터넷을 미디어로 규정하고 미디어로써 인터넷을 분석하고 이야기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 예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습니다.

 

먼저 예상이 틀렸다는 건 이 책의 관심사가 오로지 컴퓨터, 검색, 그리고 기억 같은 키워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가지는 놀라운 가소성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문자와 인쇄술 같은 혁명적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지 천천히 살펴 봅니다. 이렇게 전통적 학설을 통해 어떻게 사고가 깊어지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서 미디어로써 인터넷으로 관심을 옮겨갑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존 미디어가 쇠락(衰落)해 가는 것에서 시작해 멀티태스킹, multi tasking과 하이퍼텍스트 hyper text로 인해 뇌가 어떻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로 인해 혹사 당하고 산만해지는지에 대해 살펴 봅니다. 또한 인터넷의 효율적인 정보 수집으로 얻을 수 있는 뛰어난 결과물에 주목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로 인한 역기능(逆機能)입니다. 끊임없이 갱생하는 기억 속에서 깊이 있는 사색(思索)이 나오기 마련인데, 인터넷이 가진 극단적인 효율성과 즉각성은 흔히 디지털 치매라 이야기 하는 망각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검색을 이용한 기억의 아웃소싱은 결국 문화를 시들게 할 것이라며 저자는 개탄(慨歎)합니다.

 

 

3. 읽고서
 

 책을 읽고서 사실 그다지 깔끔한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내심 미디어가 메시지를 규정하고 도구가 인간을 확장시킨다는 맥루한의 이야기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기대했었는데, 저자 역시 문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만 봐도 인터넷의 사용이 늘면서 독서의 양이 줄었고, 생각의 흐름이 긴 글쓰기의 양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안 제시를 기대했습니다만 제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역기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터넷을 내려 놓고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 눈에는 효율성을 추구하느라 오히려 깊이 있는 사고를 놓치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는 정도로 이 책에 의의를 두면 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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