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9 5

 

 저는 미술과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그림은 고사하고 미술 시간에 만들기를 하면서도 별로 잘했던 적이 없습니다. 이건 자라고 나서고 달라지지 않아서, 지금도 그림을 볼 줄 모르는 까막눈입니다. 자격지심(自激之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림을 포함한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움추려듭니다. 그래서 관련된 책이라도 보면 좀 낳아질까 싶어, ‘베르메르의 모자 : 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본 17세기 동서문명교류사’,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그리고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명화같은 책을 읽어 봤습니다. 그리고 피카소전을 비롯해 몇몇 유명한 전시회도 쫓아 다녀봤습니다. 하지만 미술 작품과 제 사이에 벌어진 간격은 그래도 입니다. 그러던 차에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스케치 쉽게 하기 캐릭터와 카툰 Caracter & Cartoon’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술과 제 사이에 놓인 간격을 쉽게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책을 보려고 한건 지붕에 올라간 닭을 쳐다 보는 개가 닭을 잊지 못하는 심정 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김충원이라고 적힌 저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제게 김충원이는 이름은 김충원의 미술교실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금방 TV 속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쉽게 그림을 그리고 공작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던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초등학생보다 더 어린 아이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게 있겠냐는 반발심이 다시금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게다가 캐릭터와 카툰이라는 부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snowcat blog 나 최근 알게 된  Sugarcube Boat 같은 곳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습니다.

   

  책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은 재능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누릴 수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점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책의 내용을 정말 쉽게 풀어 나갑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저 같은 그림치도 당장 연필을 잡고 그리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듭니다. 또한 직접 스케치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놓았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저자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캐릭터와 카툰을 잘 그리는데 능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단순하게 그리면서도 오랜 상념 속에 유머를 곁들여 낼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공은 꾸준히 직접 그리는 과정을 통해 얻을수 있습니다.

 

 이 책이 제게도 계기가 되어서 제 블로그에 단편적인 일상이나마 간단하게 그림으로 표현해 포스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